사회과학자가 본 블록체인과 탄소배출권 거래 활용 방안
  • 이건오 기자
  • 승인 2018.10.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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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혁신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블록체인’은 이제 미래의 기술이 아닌 지금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개최된 ‘대한민국 탄소포럼 2018’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탄소배출권에 활용할 방안과 대응 전략에 관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국가 간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 표준화 선행돼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모두에게 공개되는 조작이 불가능한 전자 장부를 거래 당사자들이 직접 기록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인 ‘블록체인’은 투명성, 신뢰성, 효율성 등의 장점을 가진 기술이다.

블록체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현재의 기술로 실현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홍익대 홍기훈 교수는 “현재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제안되고 ICO를 통해 자본조달 되고 있지만 수익을 내고 상용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은 단 하나도 없다”며,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있어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 경제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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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홍기훈 교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탄소배출권 거래에 적합할 수 있고 경제성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홍 교수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거래에서 블록체인에 기록할 때 백오피스 업무의 효율성 증진을 통한 비용절감, 탄소배출권 정보공개를 통한 배출권 히스토리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 표준화된 국제 플랫폼을 통한 비용절감 가능성 등이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블록체인 플랫폼이 탄소배출권 거래에 적합할 수 있고 경제성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Digital Asset에 3,000만불을 투자한 ASX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분산원장 이용을 통해 지금까지 꾸준히 논의된 ‘청산의 투명성’ 뿐만 아니라 거래 후 진행되는 백오피스의 업무를 줄여 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분산원장의 단점인 고비용, 느린 속도를 감수하더라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기존에 있는 거래 플랫폼을 블록체인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기존 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블록체인 플랫폼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어떤 표준화나 규격화된 것 없이 아직 거래하고 있지 않거나 거래가 많지 않은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데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블록체인이 거래의 투명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 이슈화가 되지 않은 것인데 투명성 등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해 탄소배출권 국제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충분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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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의 투명성이다. [사진=iclickart]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확장성의 문제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느리고, 비싸기도 하다. 현재 금융기관은 1초에 2만4,000건의 거래가 처리될 수 있다. 블록의 크기를 1MB 내외로 유지하면서 거래 속도를 늘리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허들이 있다.

홍 교수는 “3~4년 내에 개인 거래기록 목적으로 블록체인을 쓰는 것은 불가능 해 증권거래 기록 등에는 오히려 부적합할 수 있으나 거래량이 많지 않고 대부분의 거래가 기관 대 기관으로 이뤄지는 탄소배출권의 경우 분산원장 기술의 장점은 살리면서 확장성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거래 기록과 거래 대상에 대한 정보가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공개되고 위변조 비용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거래 기록과 거래 대상에 대한 정보가 모두 공개될 필요가 없다면 블록체인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홍 교수는 “국가 간 탄소배출권 거래가 필요한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표준화 시켜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각 국가에 저장돼 있는 해당 탄소배출권에 대한 정보가 공유돼 정보비대칭에 의한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표준화된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 대상국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작 단계에서부터 분산원장 기반의 플랫폼 개발은 실보다 득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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