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저렴한 전기요금 시간대를 찾아서 움직이는 진귀한 생활모습 나타날지도…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8.11.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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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나 제조현장 등에서는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에 대해 한국전력에서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계약전력 300kW 이상의 공장 건물을 대상으로 계시별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계시별요금제 적용으로 공공기관에서는 전기료 부담이 높아지면서 물이나 지하철 등도 시간대별로 가격을 달리 적용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장 등 산업시설이 내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계시별요금제 적용 중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산업용 전기를 쓰는 공장 건물은 계약전력 1,000kW 이상만 계시별요금제 이다가 2012년 1월 1일 이후부터 300kW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공장은 애초부터 300kW 이상이 계시별요금제였다. 웬만한 공장은 대부분 계약전력 300kW 이상은 된다. 산업용전기가 싼 편인 반면에 계시별요금제를 통해 집중되는 시간을 분산하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산업용 전기 중 공공성이 있는 기타사업 업종이 있다. 수자원공사, 지하철공사, 하폐수처리장 등등이다. 이런 곳은 시민과 공익을 위한 성격이 크다고 하여 요금제의 특혜가 있었는데 그것은 산업용 300kW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계절별요금제와 계시별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당연히 모든 곳이 계절별요금제를 선택했다. 평균 25% 가량 비싼 계시별요금제를 선택할리 없기 때문이다.

산업용 시설에 계시별요금제가 적용되면서 물과 지하철 이용 역시 시간대별로 저렴한 시간을 확인하면서 지내는 진귀한 모습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사진=dreamstime]
산업용 시설에 계시별요금제가 적용되면서 물과 지하철 이용 역시 시간대별로 저렴한 시간을 확인하면서 지내는 진귀한 모습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사진=dreamstime]

그런데 2012년 11월 1일부로 특혜가 사라졌다. 산업용 기타사업 업종도 계약전력이 300kW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계시별요금제 적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한 부담이 꽤 클 것을 예상해 해당 고객에게는 한시적 요금혜택을 주었다. 첫 해는 요금의 10%, 이듬해는 요금의 5%를 할인해준 것이다.

단순히 요금제 선택의 여지만 없앨 뿐인데 파장은 컸다. 수자원공사는 물을 생산하는데 펌프 등 전기소비 비중이 매우 크다. 전기요금 오르는 것에 민감하다. 원가가 올라간다고 물 값을 때마다 올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인데 요금제가 예외조항이 없어지면서 꽤 큰 요금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수자원공사도 여러모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한전에 항의 공문을 보내어 따질 수 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도 물 값을 시간대별로 다르게 해서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물 값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면 일반 국민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저녁 싼 시간에 열심히 물 받아놓고 비싼 시간에는 그 물을 쓰면 알뜰한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서나 가능하지 공장과 건물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면 물을 쓸 때 지금 몇 시인지 비싼 시간인지 싼 시간인지 체크해야 하지 않을까? 화장실에 갈 때는 어떤가? 아직 최대부하시간대이니 조금만 더 참았다가 중간부하 때 가려고 안간힘을 써야 할까? 여기에 대해 어떤 분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화장실에 가는 것은 생리현상이니 필요할 때 언제든 가야한다는 것이다. 단지 물을 내리는 시점만 싼 시간대에 하라는 것이다.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진다.

도시철도공사의 입장은 어떨까? 필자가 2012년 말인가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아래 그림과 같은 포스터를 보았다. 보는 바와 같이 한전에 항의를 하는 내용이다. 전기요금을 때마다 올리고 대부분 전기를 사용하는 지하철 운영의 입장에서는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전의 적자를 시민과 도시철도공사에 뒤집어씌운다는 문구도 보인다. 그러나 더욱 눈에 띄는 숫자가 보이지 않는가? 전기요금을 6%대씩 때마다 올리는 것은 알겠는데 어느 시점에 22.8%를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2년간 41.7%의 전기요금이 올랐다는 것이다. 정말 한전이 20%이상의 요금을 올렸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내용을 신문이니 TV에서도 보지 못했다. 그러면 도시철도공사에서 괜히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

도시철도공사 전기요금 인상 사례 [사진=파란에너지]
도시철도공사 전기요금 인상 사례 [자료=물구나무선발전소]

22.8%를 올렸다는 시점을 보자. 자세히 보면 그 날은 2012년 11월 1일이다. 어떤 날인지 기억이 나시는가? 바로 기타사업 업종에 대한 계시별요금제 의무적용일이다. 계절별요금과 계시별요금을 선택할 수 있어 계절별요금을 선택해 내던 고객의 특혜가 사라진 날이다. 전기소비자 입장에서 계산해보니 22.8%의 요금상승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주로 낮시간에 대부분의 전기를 쓰는 지하철의 입장에서 틀린 계산은 아니다. 그 날은 다른 날과 같이 전기요금을 올린 날이 아니다. 그러나 전기요금 선택권에 변화가 생긴 날이다. 견딜 수 없는 전기요금 상승부담을 몸으로 느낀 날이다. 최근 몇 년간 41.7%의 요금상승이라는 시각적 항변이 시민들에게는 먹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한전에 먹히기는 어려운지 현재까지 도시철도공사를 계시별요금제 적용에서 빼주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혹시 도시철도공사도 견디기 힘드니 지하철요금을 시간에 따라 다르게 부과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비싼 전기로 지하철을 움직일 때는 지하철 요금이 비싸지고 값싼 전기로 지하철을 움직일 때는 지하철 요금도 싸지는 것 말이다. 원가베이스로 지하철요금을 받으면 전기요금 상승도 큰 부담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것이 현실화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전기요금이 싼 시간에 주로 움직이고 비싼 시간에는 사무실이나 집에 가만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걸어다니며 건강을 챙기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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