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 대중교통 확산…정말 안전한가?
  • 정형우 기자
  • 승인 2019.06.0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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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수소가스와 저압수소가스에 적용되는 기준법이 달라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수소는 대표적인 친환경에너지이다. 국내에선 정부가 발표한 ‘수소 경제 로드맵’,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등을 통해 전기버스, 수소전기버스 등의 대중교통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까지 석탄에너지를 대신할 친환경 대체에너지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말 그대로 ‘친환경’인 수소에너지는 미세먼지로 연신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실정과 딱 맞아떨어져 이론상으론 반대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로 인해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전부터 수소에너지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해 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기름을 부은 꼴이 된 것이다.

수소에너지를 사용한 모빌리티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사진=dreamstime]
수소에너지를 사용한 모빌리티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사진=dreamstime]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원인 규명 확실히 해야

수소는 취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서 강하게 연소하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기체 분자 중 가장 작아 쉽게 새기 때문에 보관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폭발한 강릉 수소탱크는 수소충전소에 사용되는 1MPa(10bar) 이상의 수소 가스가 아닌 1MPa 이하의 저압수소가스를 다뤘기 때문에 국제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국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제조검사와 완성검사를 완료한 시설이다.

국제기준과 국내기준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우선 국제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선 이음매 없는 금속용기 또는 복합재를 보강한 제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강릉 수소저장탱크는 이음매 없는 금속용기 또는 복합재가 아닌, 용접을 통해 이어 붙인 설계로 12기압 정도만 견딜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는 5월 30일 “저압수소가스의 생산‧저장‧유통‧활용 등 전 분야에 대한 안전관리를 촘촘히 하기 위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겠다”며, “저압가스의 안전기준 미흡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법률 제정 작업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저압 수소도 보다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국제기준과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치겠다”고 강조했으나 사건 발생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국민 생활 속에 들어올 수소충전소는 괜찮을까

현재 도심에서 볼 수 있는 수소전기차를 위한 수소충전소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기준(ISO/TC 197: 국제수소 기술위원회)에 부합하는 국내 시설안전기준에 따라 설치‧운영 중이다.

김한근 시장은 27일 오후 지난 23일 오후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벤처 공장에서 발생한 수소탱크 폭발현장을 찾아 피해현황 등을 확인했다. [사진=강릉시]
김한근 강릉시장은 27일 오후 지난 23일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벤처 공장에서 발생한 수소탱크 폭발현장을 찾아 피해현황 등을 확인했다. [사진=강릉시]

산자부는 얼마 전 ‘수소충전소가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만큼 경험적 데이터가 쌓였다고 보긴 어렵다’는 한 매체의 보도 내용에 “상업용 충전소에 적용되는 수소탱크는 국제적인 기준(ASME section 8(Div. I, II, III))으로 검증된 이음매 없는 금속용기 또는 복합재를 보강한 제품을 사용 중”이라며, “과압 시 파열이 아닌 찢어지는 형태로 설계됐다”고 해명했다.

국제기준에 따라 설계된 상업용 수소충전소는 일본 102개, 미국 74개, 독일 66개 등 세계적으로 약 370여개가 운영 중이지만 현재까지 단 한건의 폭발 등의 사고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산자부의 말과 같이 이음매 없는 금속이나 탄소섬유로 제작하는 수소충전소 탱크는 최고 1천 기압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와 달리 실생활에서 마주하게 될 수소에너지 인프라는 안전하다는 게 정부 측의 입장으로 지속적인 정책실행을 진행 중이다.

수소전기버스 어디까지 왔나

정부는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를 3대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정한 만큼 해당 산업의 발전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 1호 수소 시내버스 개통식 및 시승식이 진행됐다. 서울과 울산에서 시범 운행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입증한 정부 및 지자체는 상용 1호 수소전기버스를 통해 본격적인 수소에너지를 사용한 대중교통 시대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상용화 된 만큼 시범 운행 차량과 비교해 성능도 향상됐다. 1회 충전에 4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시속 92km까지 가능하다. 또한 전기차 충천시간은 급속이라 해도 완충 시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수소는 5분 정도로 충전소만 있다면 일반 주유소만큼 짧은 대기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남 창원에서 1호 수소 시내버스 개통식 및 시승식이 진행됐다. [사진=창원시]
경남 창원에서 1호 수소 시내버스 개통식 및 시승식이 진행됐다. [사진=창원시]

문재인 대통령은 행사에서 “수소전기버스 1대가 1km 주행할 때 4.86kg, 연간 42만kg의 공기정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성인 76명이 1년간 마실 수 있는 양”이라고 강조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내연기관 차량과 반대로 달리면서 공기정화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창원에 수소전기버스 5대를 순차 투입하고 서울 7대, 광주 6대, 부산과 서산 5대 등 전국 7개 도시에 35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2022년까지 시내버스 2,000대로 늘리고 경찰버스 802대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을 밝혔으며,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를 310개로 늘릴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말까지는 수소충전소 86곳을 구축하기로 한 것에 비례해 현대차는 내년부터 매년 3백대 이상의 전기수소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소에너지를 사용한 대중교통 개발은 비단 국내뿐만 아닌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며 숙제이다. 최근 앨러카이테크놀로지 사는 세계 최초로 수소 항공 모빌리티 ‘skai’를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skai는 기존 배터리 방식의 비행시간 30분, 완충 시간 5, 6시간 걸리던 단점을 액화수소 동력방식을 통해 기존 헬리콥터 운항거리 정도인 4시간 이상 비행, 한번 충전에 10분이 걸리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내 기업인 하이리움산업에서 skai의 핵심 기술인 액화수소탱크 기술을 지원했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관련 기술이 고도화돼 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관련 사업 비중이 커질 것을 예상했을 때,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좋든 싫든 수소에너지는 이미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그 비중은 늘어날 것이 분명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수소전기버스나 수소전기차에 익숙해져 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는 수소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은 만큼 조속히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국민들에게 수소에너지를 사용한 이동수단의 안전성을 증명하고 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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