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신재생에너지 옥션제 도입…득일까, 실일까
  • 정형우 기자
  • 승인 2019.07.22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낮은 전력 공급가 제시하는 사업자와 PPA 체결하는 옥션제도 도입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우크라이나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발전시키기 좋은 지리적,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분기 기준 우크라이나 전력 생산은 주로 원자력(55.81%) 및 화력 발전(27.47%)에 집중돼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아직까진 발전 총량이 13억 6400만kWh로 전체의 2.66%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크라이나의 전력 생산은 아직까지 원자력, 석탄 비중이 높지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질 예정이다. [사진=dreamstime]

현재 우크라이나 신재생에너지 발전 분야별로는 태양광이 43%, 풍력이 41%로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태양광, 풍력, 수력과 같은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기 좋은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의 경우,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및 서부 일부 지역에 높은 태양 복사 에너지가 집중돼 있다.

신재생에너지, 정부 주도로 빠르게 늘어나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높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개발 의지와 더불어 유럽 내에서도 높은 수준의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운영함에 따라 2015년부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수 및 발전 총량 모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발전 총량 및 발전 사업자 수 모두 대폭 늘어났다. 태양광 발전소 발전 총량은 2015년 20MW에서 2018년 646MW로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태양광 발전 사업자 수는 2015년 61개에서 2018년 244개로 4배 증가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이 발전차액지원제에서 옥션제로 변경됐다. 그 배경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EU 가입을 위해 에너지산업 분야 개혁을 추진, 그 일환으로 2014년 ‘National Energy Efficiency Action Plan 2020’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액션 플랜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1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및 서부 일부 지역에 높은 태양 복사 에너지가 집중돼 있다. [자료=우크라이나 신재생에너지협회]

또한 자국 내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위해 2009년부터 운영해왔던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활성화했는데 각종 기자재 수입 시 부과되는 관세 및 부가가치세, 소비세 면제 혜택 지원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 시 자국산 기자재(Made in Ukraine) 활용을 많이 할 경우 FIT 추가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했다.

2017년에는 ‘Energy Strategy of Ukraine 2035’를 새롭게 발표함으로써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는 등, 우크라이나 정부의 노력 덕분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됐으나 갑작스런 투자 수요 증가로 인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력 생산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지원금 부담이 확대되기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박대희 무역관은 “우크라이나의 FIT는 유럽 내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비율이 2017년 7.5%에서 2018년 8.2%로 증가했다”며, “태양광 발전소 건립비용이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자가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환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가장 낮은 전력 공급가를 제시하는 사업자와 PPA(Power Purchase Agreement, 전력수급계약)를 체결하는 옥션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하고 2019년 4월 25일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옥션제, 이런 이유로 도입하게 됐다

박대희 무역관은 “우크라이나의 FIT는 사실상 2019년 말에 종료 되는데 다만, FIT에서 옥션 제도를 변경하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2019년 말까지 유예기간을 둔다”며, “만약 올해 안에 Pre-PPA(사전 전력수급계약)를 체결한다면 FIT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FIT에서 옥션으로 변경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첫째, 정부가 FIT제도를 유지함에 따라 발생하는 높은 전력 구매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고 둘째, 태양광발전의 경우 건립비용이 많이 낮아져 정부 입장에서는 굳이 돈을 더 주면서까지 이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옥션은 2020년부터 1년에 2회에 걸쳐 시행될 예정이고, 2019년 중 Pilot 옥션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통해 가장 낮은 전력 생산가를 제시한 전력 사업자와 PPA를 체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및 남부 해안 지역 일대에 풍력 에너지 발전 가능성이 높다. [자료=우크라이나 신재생에너지협회]

박 무역관에 따르면 옥션에 참여하는 모든 전력 사업자는 은행에 저당권을 설정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발전 용량이 1MW급이라 가정하면, 옥션 참여를 위해 5천 유로를 저당권으로 설정하고 실제 사업자로 선정이 될 경우에는 1만5,000유로의 저당이 잡힌다. “이는 전력 사업자가 PPA를 체결하고 난 뒤 전력 생산의 의무를 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라고 박 무역관은 덧붙였다.

PPA를 체결하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해당 가격으로 20년간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박 무역관은 “정부 입장에서는 FIT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 구매가 가능하고, 전력 사업자 입장에서는 옥션에서 낙찰 받은 가격으로 20년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옥션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옥션제는 2019년 7월 1일부로 시행됐다. 2019년 중 옥션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2020년부터 본격화되며, 옥션을 2020년부터 1년에 2회에 걸쳐 시행될 예정이다.

박 무역관은 “전력 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정부의 직접적인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고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신규 투자에는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옥션제의 실제 운영 방향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는 올해 안에 진행될 시범 사업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