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D 프린터 대중화 지향
  • 월간 FA저널
  • 승인 2010.11.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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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마 이병극 대표

국산 3D 프린터 대중화를 지향하는 캐리마는 오랜 기간의 노력 끝에 외산 제품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쾌속조형기 ‘마스터’를 개발했다. 외산이 주름잡는 시장에 국산화 제품 대체에 성공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을 접수할 채비를 모두 마쳤다. 최근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대리점 계약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마스터의 성능이 세계에서 통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3D 프린터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이미지를 옮겨서 즐거움을 준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캐리마 상호는 Carry + Imaging의 합성어다. 즉, 영상 또는 물건 등을 상대방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전달한다는 이타주의적 사고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어린 학창시절부터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봤다. 현대칼라에 입사한 후 이미지 영상분야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고, 2D 프린터 개발,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인화할 수 있는 모듈 등을 개발해왔다. 오직 이미지 제품 개발에만 몰두해 지독한 외길 인생이라는 평판을 받아왔다. 오늘날 캐리마의 발걸음은 3D 프린터에 정착했다.


사실 이미지와 관련된 시장의 변화는 너무 빠르다.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데 아날로그 카메라 세대에서 디지털 세대로 넘어온 과정을 보면 불과 3~4년 밖에 되지 않는다. 요즘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은 마니아 소수로만 머물러 있고,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은 1가구 1대 이상을 넘어서고 있다. 과거 부의 상징이자 사치품이라고 여겨지던 시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했다.


당시 캐리마는 컬러 현상기를 만들어 국내외에 보급했었다. 성능면에서 인정받으며 연일 인지도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기록했다. 하지만 디지털 세대로 넘어오면서 시장이 요구하지 않는 컬러 현상기는 눈물을 머금고 단종시켜야 했다. 그것을 극복하기위해 아날로그 필름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모듈을 개발했다. 이것은 정부기관으로부터 우수상까지 받을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동일한 성능이면서 가격까지 3분의 1로 저렴한 중국산 복제품이 등장했다. 3년여간 개발한 기간이 안쓰러울 정도로 시장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좌절하기에는 보유한 기술이 너무나 아까웠다. DLP 엔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해오다 3D 프린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국 업체에 비하면 후발주자이지만 영상처리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는 그 이상일 거라 생각했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자체 개발한 마스터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생각했다.


DLP 엔진 방식은 무엇인가?

해당 분야에는 여러 가지 엔진 방식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DLP, SLA, FDM, SLS, LOM 방식이 있다. 각자 장단점을 골고루 가지고 있지만 캐리마가 선호하는 DLP 방식은 성능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DMD 칩셋에 부착된 미소 거울을 이용해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로, 표면에 거울을 무수하게 배치했다. 거울 하나가 화소 하나에 대응하는 것으로 기존의 브라운관 또는 액정, 플라즈마 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른 투사 방식이다.


1픽셀당 14~16μm의 초소형 거울이 신호에 따라 반사각도를 조절하며 이미지를 구현한다. 거울과 거울 사이의 간격은 1μm로 매우 촘촘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성형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밀도가 높다. 장비 가격 및 재료비도 저렴해 유지보수에 매우 유리하다.


자부심이 대단하다. 외산 제품과 비교에서 우위점이 있다면?

현재 국내에 들어와있는 외산 업체는 10여개로 스트라타시스, Z 코퍼레이션, 3D시스템즈, 오브젯, EOS, CMET, 솔리도, 엔비젠텍, Kira, 컨셉트레이저 등이다. 모두 쟁쟁한 기업으로 각자만의 독특한 장점을 내세워 매우 파워풀하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캐리마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로 승부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바로 RP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속도, 정밀도, 유지보수의 우위점, 그리고 가격이다.


캐리마의 쾌속조형기 마스터는 위 4박자의 특징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액상 원료를 0.1mm 두께로 한면씩 적층하는데 시간당 70mm를 적층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 그리고 반지의 문양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출력할 수 있는 매우 정교한 다이렉트 캐스팅 기술을 구현한다. 가격은 외산제품의 3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원재료인 수지를 직접 개발해, 유지보수의 강점 또한 가지고 있다.


앞으로의 기술적 진화를 예상한다면?

현재 3D 프린터의 모든 결과물들은 단색이다. 앞으로는 직접 색깔까지 입힐 수 있는 기능이 구현될 것이다. 그리고 표면의 거친면이 보다 완화될 것이다. 경쟁사 중에 일부 제품은 결과물에 거친 면이 다소 있어 샘플용으로만 적합한 수준이었다. 이제는 출력되는 제품이 바로 시제품이 될 수 있도록 퀄리티가 보장될 것이다. 캐리마의 마스터는 타사에 비해 매끄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색깔을 입히는 기술은 집중 연구하고 있어 머지않아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PCB 제품군들을 바로 출력해 테스트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캐리마는 최근 마스터 1.5버전을 새롭게 공개했다. 기존 제품에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더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해 3D 프린터의 기술적 진화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RP는 대체적으로 어느 분야에 적용되는가?

최근 학교 내 교습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것들이 직접 눈앞에서 결과물로 나온다면 시간적 낭비가 줄어들고, 개인의 능력을 바로바로 확인·점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안양직업훈련학교와 동양미래대학에 마스터가 설치돼 현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구입을 희망하는 관련 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3D 프린터의 적용분야는 건축 설계, 전자제품, 기계 부품, 의료, 캐릭터 산업 등 연구 개발 목적 및 상업적 측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요소가 다분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취미생활 분야에서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캐릭터, 액세서리, 모형 등 개인 및 소모임에서 구입 문의도 잦은 편이다. 이처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대중화 바람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가라는 측면이 대중화 작업에 발목을 잡고 있지 않나?

현재 2D 프린터가 가정집마다 한대씩 구비하고 있듯이 이처럼 3D 프린터도 대중화 바람에 주역이 될 것이다. 현재는 수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고가품이지만 조금씩 가격적인 거품이 걷혀지고 있다. 최근 2D 프린터의 글로벌 기업인 HP사가 스트라타시스와 OEM 계약을 체결해 대중화 흐름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캐리마도 조속히 대량생산체제를 구축 완료해 대중화 바람에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지금은 소수의 몇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잠식한 상태지만 앞으로는 사방에서 관련 제품군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3D 프린터의 대중화 물결은 2~3년 내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캐리마가 성장하기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캐리마는 중소기업이다. 기술적 경쟁력은 세계 어디 내놔도 부족하지 않지만 유통, 마케팅 등 분야에서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최근 3D 프린터가 각광을 받게되자 이에 관심을 표명하고 접근해오는 대기업이 몇군데 있다. 이는 국내외 유명한 글로벌 기업들로, 협력관계를 체결하기 위해 타당성 여부를 서로 조율하고 있다. 3D 프린터가 대중화 바람에 선봉장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캐리마는 반드시 성장할 수밖에 없다. 28년간의 외길 인생의 결실이 여지까지 꽃봉오리였다면 이제 활짝 필 때가 된 것이다.


정부지원 정책만으론 성장하기 힘든가?

나라 경제를 좌우하는 기반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한 나라로 이 뿌리가 흔들리면 나라의 기틀 전체가 위태로워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과하거나 덜하지도 않은 상태지만,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기업은 보다 강한 지원을 추진해야한다고 본다. 기술적 경쟁력을 갖춘 업체 및 창조적 아이디어가 넘치는 업체와 단순한 조립 부품 생산하는 업체, 또 지원금을 받았으나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한 업체 간의 지원금 지급여부는 차등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일부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대기업이 넘어지면 그 밑에 중소기업 또한 넘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탄탄하면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만의 중소기업은 철저하게 피라미드식 구조로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국력이 그렇게 쇠퇴해져가도 아직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다. 대기업 밑에 중소기업, 그 밑에 또 다른 중소기업 등이 돌탑처럼 얼키설키 관계를 유지해야만 국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흔히 9988이라는 말이 있다. 99%가 중소기업이고, 88%가 중소기업인이라는 말이다. 수년간 대기업 위주의 산업정책으로 대중소기업 간 불합리한 종속적 관계와 구조적 양극화 문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만이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캐리마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무실에 들어오면 ‘Life is Dream, Realize It’이라는 글을 볼 수 있다. 삶은 곧 꿈이며 반드시 실현하라는 뜻으로 글로벌 마케팅의 경영 마인드를 각 사업 분야에 적용하고, 목표 시장 집중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국내 최초로 3D 프린터를 개발했다는 자부심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한 도전으로 캐리마의 이름을 새겨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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