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인공지능 산업’ 메카 도약에 ‘사활’
  • 최기창 기자
  • 승인 2019.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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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로 AI 분야 선정… 인공지능 중심 산업‧교육 융합 집적단지 조성 추진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광주광역시(시장 이용섭)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넘는 새로운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시장은 최근 열린 제20회 세계지식포럼을 통해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모델’을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센 파도를 ‘인공지능’ 산업 육성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인류 역사상 3번의 산업혁명이 있었고, 그때마다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재편되면서 국가의 운명이 바뀌었다”며, “이제 광주가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선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가 인공지능 산업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사진=dreamstime]
광주광역시가 인공지능 산업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사진=dreamstime]

사실 광주시의 이러한 움직임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그동안 광주는 다른 대도시보다 산업구조 자체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와 타이어, 백색 가전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형 생산 공장이 부족한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 경제 한 축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이 화두에 오르면서 지역의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광주가 ‘AI’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것은 살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예타면제’ AI 산업 단지 조성 사업… 첨단3지구에 AI 산업 거점 조성

광주시의 도시 구조 개편은 지난 1월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광주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공모에서 ‘인공지능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신청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대규모 SOC 사업을 ‘예타면제’로 신청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결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에 선정됐고, 광주시는 이 사업에 10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지난 5월에는 5.18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그동안 광주시가 쏟은 도시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5.18 기념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광주의 노력도 눈부시다. 미래 먹거리로 수소, 데이터, 인공지능(AI) 산업 등을 앞장서 육성하고 있다”며 광주의 4차 산업 육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정부는 광주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할 것이다. 국민들도 응원해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광주시의 변화를 사실상 지지한 것이다.

여전히 걸림돌은 많다

인공지능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광주시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다시 본격화됐다.

광주시는 지난 9월 23일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인공지능사업 추진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셈이었다. 공동위원장으로는 이용섭 시장과 함께 김문주 박사가 이름을 올렸다. 김 박사는 슈퍼컴퓨터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인공지능 사업 계획 수립, 기술 획득, 실리콘밸리와의 네트워킹, 인공지능 관련 특허 시범 적용과 응용 활동에 대한 연구개발, 자율주행자동차를 위한 실리콘밸리와의 협력 등 광주시가 추진 중인 다양한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자문할 계획이다. 더불어 광주시는 김 박사가 보유한 다양한 특허 중 AI칩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9월 30일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도 인공지능대학원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고,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빛그린산단, 에너지밸리 일반산단, 에너지밸리 도시첨단국가산단, 평동3차산단, 첨단3지구산단 등 5개 지구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조성’ 지정을 신청했다.

이 정책들은 광주를 인공지능 기반 융복합 산업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다. 만약 광주의 5개 산업단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조세감면과 규제 완화 등 인공지능 산업 활성화를 위한 유리한 경영환경과 생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첨단3지구 산업단지의 경우 AI 산업 거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대학원을 지구 내에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광주 지역에 대한 인공지능 분야 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추진위원회’에서도 “첨단3지구에 조성되는 인공지능 집적단지 사업은 기존의 인프라 구축사업과는 다르게 추진돼야 한다”며, 인공지능 분야의 인력확보 및 창업지원, 실증 테스트베드 조성 등 AI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모델’ 을 통해 광주를 인공지능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광주시]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모델’ 을 통해 광주를 인공지능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광주시]

다만 이러한 광주시의 변화가 벌써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예산 확보를 위한 기획재정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기 힘든 R&D형에 가까운 사업인 까닭에 사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첨단3지구가 광산구 비아동, 북구 오룡동과 전라남도 장성군 남면 등에 걸쳐 있다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 지역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경계인 탓에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농지여서 개발과 전용에 따른 추가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광주시는 인공지능 중심 도시로의 변화를 끊임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10월 초에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소들과의 연대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용섭 시장도 “인공지능 중심 산업생태계 조성은 노사 상생 첫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처럼 새로운 도전“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을 선도해 광주를 세계적인 인공지능 대표도시로 우뚝 세우고 대한민국을 인공지능 4대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또한 “우리 광주는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을 열어 광주형 일자리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제는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모델’ 차례다.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겠다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각오로 미래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광주를 뜨겁게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의 변화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인공지능 강국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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