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산업용 로봇 활용②- 화신정공, “혁신에 대한 의지가 진짜 스마트팩토리 만든다”
  • 김관모 기자
  • 승인 2020.01.22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용 로봇 도입과 현장 혁신으로 신성장기업으로 발돋움… 안정적인 고용과 미래 먹거리 사업까지 이뤄내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산업용 로봇의 도입을 통해서 스마트팩토리로 변모하는 것은 제조업체들이면 누구나 꿈꾸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구축을 시도하는 업체들은 많지 않다. 투자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가 실패한 사례라도 들리면 중소기업들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망설이고 있다. 이와 반면에 위험을 무릅쓰고 누구보다 먼저 변화에 앞장서려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고민해왔다. 그 결과 정확한 해결방안과 적극적인 투자로 회사를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경북 칠곡에 위치한 화신정공(대표 김효근) 또한 과감한 혁신으로 미래산업의 가능성을 얻어낸 중소업체 중 하나다.

경북 칠곡에 위치한 화신정공은 2015년 산업용 로봇 도입을 시작으로 성공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발빠르게 미래 혁신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경북 칠곡에 위치한 화신정공은 2015년 산업용 로봇 도입을 시작으로 성공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발빠르게 미래 혁신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1981년 설립된 화신정공은 자동차 부품의 오토미션과 수동미션, 엑슬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1990년대 현대다이모스(구 현대정공)와 협력파트너계약을 맺은 이후 화신정공은 승용차와 상용차, SUV 부품 생산을 맡고 있다. 또한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위아, S&T중공업 등의 대기업에게도 변속기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특히 고정밀 및 고생산성의 4축 가공 기술과 수동미션 모듈 기술, 초정밀 가공기술 등은 국내적으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 K-7 및 스팅어, 모하비 등 후륜구동의 8단 오토미션부품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로봇 도입으로 인력 확보와 현장 패러다임 바꿔

30년 넘게 발전을 거듭한 화신정공이지만 최근 산업 전반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해졌다. 고객사의 요구수량이 늘어나는데 반해 효율성이 여전히 떨어지고 인력난도 심해졌던 것이다. 특히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제품 운반을 그동안 사람이 직접하다보니 노동 강도가 상당히 심했다. 화신정공 김철우 전무는 “이전에는 수작업 적재를 하다보니 유사품이 혼입되면서 불량품이 발생하거나 제품 간 충돌이 발생했다. 또한 작업자의 1일 이동거리가 4.3km나 될 정도로 육체노동이 많아서 업무 피로도도 높았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인력이 자주 교체되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래서 화신정공은 2015년 로봇 도입을 시작으로 공정 자동화를 시작했다.

화신정공에서 활용하고 있는 6축 다관절로봇의 모습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화신정공에서 활용하고 있는 6축 다관절로봇의 모습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와 관련해 김 전무는 “한 번도 운영해보지 않은 시스템이라는 부담감과 로봇 도입에 따라서 생산이나 납품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 때문에 로봇 도입을 결정할 때까지 오랜 시간을 고민했었다”며, “하지만 도입 이후 산업재해가 거의 제로가 됐으며, 품질이나 생산의 질이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면서 혁신의 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화신정공은 2016년부터는 로봇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2017년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지원 공모를 통해서 지금까지 15대의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고 MES시스템도 도입했다. 또한, 2020년 6월까지 총 39억원을 자체 투자해 본격적인 모범스마트공장 시범공장을 조성해 로봇관리시스템과 설비관리시스템이 연동된 MES 고도화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화신정공은 로봇 도입 전과 비교해 시간당 생산량은 19개(uph)에서 26개(uph)로 36.8%가 상승했으며, 공정불량률은 1,800ppm에서 150ppm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총 원가는 4억여원 이상을 절감했으며, 납기준수율은 94%에서 100%를 기록했고, 산업재해율은 0.15%에서 0%로 획기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정성적 성과에서도 매출액이 4년 사이에 연간 10억원에서 연간 50억원 이상을 기록해 현재는 총 매출 250억원을 넘기고 있다. 2021년까지는 33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해외 수출 기회도 확대됐으며, 품질 개선과 신규 차종 아이템을 확보하고, 2건의 특허도 등록할 수 있었다. 또한 7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기록했다. 특히 인력이 늘어난 점은 회사에게 있어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김 전무는 “예전에는 공정이 노후화돼있고 육체노동의 강도가 높다보니 20대 젊은 직원들이 3~4개월을 못 버티고 그만두기가 일쑤였지만, 로봇 도입 이후로는 젊은 직원들에게 회사 이미지가 크게 좋아졌다”며, “20대 젊은 인력이 늘고 근속연수도 증가하면서 현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신정공 스마트팩토리 현장의 모습. 젊은 인력들은 산업용 로봇을 통해 이뤄지는 회사 현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화신정공 스마트팩토리 현장의 모습. 젊은 인력들은 산업용 로봇을 통해 이뤄지는 회사 현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로봇 활용과 스마트팩토리,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없다”

로봇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화신정공은 3D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전체 공정의 레이아웃과 가공 및 로봇의 전 과정을 모두 분석해서 모델링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로봇주행시스템과 6축 다관절 로봇의 활동 영역을 결정해 로봇을 현장에서 배치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오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그리퍼와 로봇을 관리하는 ‘Robot Monitor System(HRMS)'도 개발했다.

이는 회사를 이끄는 대표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김효근 대표는 그 누구보다 로봇 도입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고, 로봇 도입에 대해 걱정하는 직원들을 독려했다. 대표가 직원들과 얼마나 소통하고 호흡을 같이 하면서 스마트팩토리의 방향을 설정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큰 요인이 됐다는 것. 또한, 임직원들은 독일 스마트팩토리나 국내 선진 공장들을 견학하고, 전문가들의 조언과 컨설팅을 통해서 문제점을 하나씩 개선해나가고 있다.

또한 정부나 전문기관, 타 업체의 도움이 회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2017년부터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되고 민관합동추진단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각 지자체와 중소벤처기업부의 관심을 받게 됐다. 또한, 생산시스템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해 칠곡군에 요청해 스마트팩토리 생산관리 양성사업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김 전무는 “회사가 발전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이에 우리 회사도 다른 중소기업들에게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하고 견학이나 사례요청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고 오픈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신공정의 ‘Robot Monitor System(HRMS)'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화신공정의 ‘Robot Monitor System(HRMS)'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스마트팩토리 통해 이제는 미래 먹거리까지 확보

이제 화신정공은 미래 먹거리도 점차 확보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미래자동차의 부품을 생산하게 된 일이다. 로봇 도입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제품의 품질이 급격히 높아지자 고객사에서 미래형 자동차의 부품 수주를 요청한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8월부터 화신정공은 전기차인 현대 아이오닉과 하이브리드 버스인 현대 그린시티-디젤 버스, 수소버스인 블루시티-CNG 등의 부품과 콘트롤 등 5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그간의 산업용 로봇 활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6~7월에는 산업용 로봇 부품을 생산할 준비도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화신정공은 지금보다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2021년까지 이뤄내겠다는 목표로 모범스마트팩토리 시범공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신정공은 먼저 로봇의 유지 및 보수 활용계획을 세웠다. 먼저 자동화 라인의 전기설비와 유지보수,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는 보전팀을 신설했으며, 공급기업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재직자의 로봇운영관리시스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라인별 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외부 파견교육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경북테크노파크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금오공대, 한국폴리텍대학 등 산학연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와 자문, 실습, 교육 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협동로봇 1대를 도입해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가공 검사·패킹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소재 이송과 제품의 장/탈착, 에어블로 등 생산공정에 직접 관여하는 7축 주행로봇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 아울러 탄소섬유 핑거 도입과 스마트카레마, 그리퍼 자동교체 시스템도 구축해 미래형 스마트팩토리의 모습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