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틱스의 독립, 스스로 경쟁력 갖춘 Top Tier 로봇솔루션 회사 노린다
  • 김관모 기자
  • 승인 2020.06.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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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 서유성 대표, “미래 로보틱스의 핵심은 AI… 기술 경쟁력 높여 1조원 매출 이룰 것”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지난 5월 1일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법인을 만들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현대로보틱스는 1984년 최초 산업용 로봇을 생산한 이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들의 펀더멘탈 아래 고도의 기술을 지닌 솔루션 및 제품을 만들어왔다. 그 결과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1위라는 입지를 굳건히 해올 수 있었다.

그런 현대로보틱스가 새롭게 독립법인이 꾸리고 맨몸으로 스마트팩토리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로보틱스 서유성 대표에게 그 이야기를 직접 듣고,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현대로보틱스 서유성 대표 [사진=현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 서유성 대표 [사진=현대로보틱스]

지난 5월 독립법인을 세우고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소감과 각오는?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1위의 로봇전문 솔루션회사로 성장하기까지 그동안 많은 선후배 임직원 여러분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먼저 그분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우리 회사는 현대중공업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지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현대로보틱스는 자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로보틱스만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미래를 준비하려 한다. 앞으로 수많은 어려운 과제들을 마주할 것이지만 임직원 모두가 노력해 2024년 1조원 매출을 넘어 세계 Top Tier의 로봇솔루션 회사로 거듭나겠다.

현대로보틱스의 비전과 앞으로의 활동 전략은?

현대로보틱스의 비전은 단순 로봇제조사가 아니라 로봇기반의 스마트솔루션 전문 기업로 도약하는 것이다. 로봇 단품 판매에서 벗어나 로봇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 고장 예지 시스템 등 고객의 관점에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로봇과 서비스를 패키지화해 판매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패키지를 추가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스마트팩토리 운영 솔루션과 연계하고자 하며,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물류자동화 사업에 새로이 진입하는 등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및 스마트물류 사업으로 확장할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장기적으로는 현재는 시장규모가 작고 불투명하지만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및 서비스 로봇사업을 미래성장사업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진출을 위해 작년부터 기반기술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의 모습 [사진=현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의 모습 [사진=현대로보틱스]

앞으로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의 정상에 서기 위해 어떤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1위 로봇 생산업체이나,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생산량에 있어 1/10 이상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생산혁신을 통해 원가절감을 달성하고는 있으나,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로봇 국산화 선두에 서서 국내 다른 로봇 기업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한다. 부품 국산화를 통한 획기적인 원가 절감을 달성해 보다 나은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다음으로 다각화된 사업 추진이다. 글로벌 경쟁사보다 사업규모가 작다는 점은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만,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미래 성장 산업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기존 산업용 로봇(클린용 로봇 포함) 사업은 라인업 확대 및 국내외 판매채널 다변화를 통해 적용산업을 확장시키고,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다. 판매채널 다변화를 위해서는 국내 대리점 확대를 통해 다양한 산업분야의 고객군을 확대하고, 중국 및 유럽 등 해외 영업망을 적극 강화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서비스 로봇 사업 등 향후 성장성이 큰 사업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로봇 기반의 스마트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의 발전을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 국내 자동차 및 LCD 제조사들이 국내외 설비투자를 소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반기 주요 신공장 투자를 제외하면 하반기 설비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시장에 대해서는 지난해까지 유럽 및 북미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 세계 로봇 시장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이 미중 통상 문제와 자국 경제성장률 하락 등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해 전 세계 로봇시장 성장률은 다소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상반기내 둔화될 경우 하반기에는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로봇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 위주로 경제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자금이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이 시장에 맞는 제품들을 면밀히 파악,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로보틱스]

올해에도 현대로보틱스는 다양한 산업용로봇과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들의 특징과 타사와 비교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올해 산업용 로봇의 사업 전략은 제품 라인업 확대다. 우선 전자산업분야를 타겟으로 한 소형고속 핸들링 로봇의 라인업 강화를 위해 올해 4kg‧8kg 등을 출시할 예정이며, 협동로봇 또한 5kg‧12kg‧15kg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주력 제품들의 경쟁력을 높인 차세대 모델들과 국내 최초로 중공형 로봇(주요 케이블이 로봇 내부에 배치된 로봇)을 출시했다.

솔루션과 관련된 경쟁력은 기술력을 강조하고 싶다. 현대로보틱스는 업계에서 연구개발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 평가받는다. 그 이유로 150여명 이상의 로봇 연구개발 및 기술 인력과 그룹의 제조관련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그동안 조선해양과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용접, 도장과 관련된 로봇 응용기술과 경험을 보유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솔루션, 스마트 용접 솔루션과 전기차 제조 관련 특화솔루션 등 로봇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안이 가능하다.

한국 스마트팩토리 및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기 위해 현대로보틱스가 하고 있는 역할은?

앞으로의 로봇은 단순반복작업을 위한 기계가 아닌, 지능형 로봇으로 나갈 것이다. 정부에서도 로봇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고, 제조업 및 서비스업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현대로보틱스는 이에 발맞춰 지능형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비전 및 그리퍼 같은 로봇 주변기기에서부터 엔지니어링, 인공지능, 모바일 기술, 시스템 통합 등에 이르기까지 로보틱스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인공지능(AI)다. 과거의 로봇은 규칙적이지 않은 비정형적인 작업을 할 수 없었는데, 이 지능형 로봇을 가능하게 만드는 게 AI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월 KT,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추진 협의체인 'AI One Team'을 구성했다. 이후 국내 AI기술 역량을 높여 나가기 위해 TF를 구성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35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산업용 로봇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의 사진은 현장에서 작업중인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의 모습 [사진=현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는 35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산업용 로봇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의 사진은 현장에서 작업중인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의 모습 [사진=현대로보틱스]
왼쪽부터 현대로보틱스의 협동로봇 'YL012', AGV와 결합된 협동로봇 [사진=현대로보틱스]
왼쪽부터 현대로보틱스의 협동로봇 'YL012', AGV와 결합된 협동로봇 [사진=현대로보틱스]

한국 정부는 2023년까지 스마트팩토리 3만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나?

먼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정부가 관심을 갖고, 여러 지원을 펼치고 있어 업계 관계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시대 로봇의 트렌드는 지능형 로봇이다. 앞으로 로봇 자체기술과 응용기술의 연계가 확대되면서, 로봇 산업의 형태는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로봇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란 관점에서 본다면 관련 법규 개정이 가장 필요하다. 현재 제조로봇은 다관절 로봇 중심의 산업용 로봇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협동로봇도 산업용 로봇의 한 종류로 관련 법규가 개정될 필요가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의 작업을 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용도에 최적화된 로봇으로서, 사람과 근접해서 협업 작업하는 만큼 기존의 안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덧붙여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에 대한 안전관련 법규나 규정도 만들어져 보다 효과적인 보급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앞으로 현대로보틱스의 활동 계획 등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먼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현대로보틱스는 독립 법인을 출범했다. 코로나19의 위기가 불러온 세계 경제 혼란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다. 올해 전 세계 주요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할 정도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있어 새로운 출발점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언택트(UNTACT) 시대에 따른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무인 작업장의 증가,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자동화 시스템의 수요 증가는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현대로보틱스는 앞으로 수많은 과제들을 마주할 것이지만, 지금까지 이겨냈던 것처럼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모든 분들의 기대에 응답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될 것이며,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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