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와 서보모터, 기본 넘어 ‘스마트팩토리 핵심’으로 거듭나다
  • 최기창 기자
  • 승인 2020.06.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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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시장, ‘디지털 전환’ 붐 타고 ‘그린라이트’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모터란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회전력을 얻는 기계를 뜻한다. 소싯적 미니카에 장착하기 위해 문방구에서 구매했던 모터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다.

일반적으로 모터는 일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모터의 쓰임은 매우 다양하다. 모든 기계에 모터가 사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모터’라고 꼽기도 한다. 그만큼 모터는 기본적인 제품이자 산업계, 의료계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부품이다. 모터가 가장 기본적인 제품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모터를 둘러싼 시스템의 시장 규모가 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dreamstime]

기본이자 핵심인 모터를 둘러싼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23년까지 관련 분야 시장은 약 150억달러(18조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리서치에서는 2022년까지 AC모터, DC모터, 모션컨트롤러, 드라이브 등을 포함한 시장이 무려 228억달러(27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모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맥슨모터 강미화 부장도 “실생활에 쓰는 완제품 중 대부분은 모터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모터는 지금까지도 중요했고, 앞으로는 더욱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천덕꾸러기였던 ‘안전’, 이제는 핵심

사실 그동안 모터 시장에서는 ‘생산성’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평가를 받아왔다. 일부 업체의 저가 공세에 산업계도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업계 화두로 ‘안전성(Safety)’이 떠오른 것이다. 출발은 유럽과 미국이다. 인간을 둘러싼 작업 환경에 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AGV, 협동로봇 등 다양한 신기술과 인간의 공존을 고민하면서 ‘안전’에 관한 요구도 동시에 증가했다.

결국 이들은 안전과 환경 등 새로운 가치를 자연스레 기본 기준에 추가하기에 이른다. 산업계에서는 안전 문제는 물론 공간 이슈, 생산성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특히 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가장 기본제품인 모터, 서보모터, 드라이버 등 제품들 역시 마찬가지다.

각 업체들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가 죽어도 계속 동작할 수 있도록 CPU 두 개를 삽입하거나 오류가 생겨도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품 보호 기능 추가하기도 했다. 정밀도 자체를 높여 에러 발생 확률을 줄이기도 했다. 또한 ‘예지보전’ 기술을 통해 부품의 수명의 예측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을 하려면, 강화된 안전 기준은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며, “국내도 로봇과 연계되면서 안전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기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물류 분야에서 모터는 더욱 큰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utoimage]

성장 중인 ‘모터의 세계’, “스마트팩토리와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최근 모터 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바로 이더켓(EtherCAT)이다. 이더켓은 산업용 네트워크 기술 중 하나로 짧은 반응 시간 덕분에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고성능’, ‘저비용’이다.

특히 정확하면서도 빠른 슬레이브 제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아울러 네트워크의 실시간 기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일반적인 인터넷 기술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다양한 기기들을 통신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어 배선 문제에서 다소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더켓이 산업용 네트워크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이유다.

하지만 그동안 산업용 네트워크는 각 기업과 단체, 국가의 이익이 맞물려 있어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 사이 일부 업체가 ‘호환성’과 ‘보안’ 등의 이슈를 선점했고, 자신들의 제품만 활용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일부 업체들이 이더켓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더켓이 떠오르면서 이들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평가받았던 호환성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 중인 상황이다. ‘이더켓’이라는 같은 통신 시스템 사용하면서 각자 다른 제조사의 제품들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이더켓을 지원하는 제품들이 점점 더 많이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이더켓은 스마트팩토리와도 큰 관련이 있다. 스마트팩토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연결성’이다. 자동화의 상징이었던 ‘소품종 대량생산’ 대신 ‘다품종을 대량 생산하는 구조’로 변하면서 ‘연결성’은 핵심이 됐다.

한 관계자는 “산업계 트렌드의 변화가 모터 시장을 더욱 성장하게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한 가지 움직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터가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통신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도 필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세계적인 흐름을 바탕으로 정부 역시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팩토리에 관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공장자동화를 넘어선 스마트공장, 스마트물류, 스마트빌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쳐 통신 기능을 갖춘 모터 및 관련 제품이 지속해서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둘러싸고 다양한 업체들이 각자의 시스템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utoimage]

토털 솔루션 vs 스페셜리스트

모터가 온전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이나 솔루션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각 업체들의 접근 방식은 사뭇 다르다.

일부에서는 ‘토털 솔루션’을 내세운다. 모터와 서보모터, 서보드라이브 등을 포함해 공장 자동화 과정 대부분을 다루는 회사들의 접근 방식이다. 이들 중에서도 폐쇄적인 망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이더켓을 지원하면서 다양한 기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줄기는 특정 분야의 스페셜 기업들이다. 이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해당 제품군의 연구개발에 매진한다. 특히 이더켓 등 통신 시스템 활용을 바탕으로 다른 부분과의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두 접근법은 장단점이 나뉜다. 다양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전부 다루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우선은 모터가 온전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모터와 관련 시스템을 솔루션과 서비스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사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토털 솔루션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모든 시스템을 전부 갖춘 회사는 생각보다 많이 없고, 통신 자체도 폐쇄적이다. 그렇다 보니 가격이 비싸다. 물론 그 기업이 특정 분야에만 힘을 쏟을 수 없기에 기술 업데이트에서도 불리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저가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기보다 AS 대응능력을 갖춘 업체들의 시스템을 선호해야 한다. [사진=dreamstime]

“대응 능력 충분히 갖춘 업체의 제품 선택해야”

한계도 있다. 통신을 활용한 모션제어는 여전히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 전문가도 “통신 제어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정해진 시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데다 데이터 송수신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정밀 제어가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아날로그 대신 통신을 활용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다.

한 전문가는 “인더스트리4.0에 더욱 다가가려면, 네트워크화가 필수다.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야 생산성 향상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미 세계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등 새로운 산업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며, “모터와 서보모터, 드라이브, 기어, 감속기 등 다양한 제품들이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크를 지원해야 한다. 아날로그 방식을 통신 기능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R&D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모터 시장에도 ‘생태계 교란종’이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AS망이나 엔지니어링 등 대응능력을 갖췄는지를 철저히 확인한 뒤 제품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의 기본 부품이었던 모터는 스마트팩토리와 만나면서 핵심을 떠올랐다. [사진=dreamstime]

전문가들 역시 특히 일부 업체들이 오로지 가격만을 내세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업체의 제품을 무턱대고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제 애플리케이션 단계에서는 스펙이 떨어지거나 서비스 지원 등이 미흡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똑같은 외국계 회사라도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과 시야가 다르다”며, “단순히 물건 팔기에만 집중해 구매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재구축 비용이 더 들어가 결국 가격에서 오는 메리트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후 “문제가 생겼을 때 제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응능력을 갖춘 업체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 문제를 한국 법인에서 해결할 수 있는지를 우선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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