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궤도 오르는 ‘수상태양광’ 2020년 제대로 뜬다!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0.09.01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 태양광 시장 활기… 주민수용성 개선이 최대 관건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최근 국내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발전소로 1,300억원이 투입되는 73MW급 ‘새만금 햇빛나눔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서 침체돼 있던 국내 수상태양광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더불어 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 새만금개발청 등 올해 하반기 이후 계속되는 수상태양광발전소 발주가 예고돼 있어 2018년 이후 별다른 사업 기회조차 없었던 수상태양광 업계가 한층 고무돼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발표 이후, 임야 등 육상태양광에 치중돼 있던 태양광 산업은 까다로운 입지 조건, REC 가중치 하락 등의 한계를 마주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태양광발전소의 잠재력을 갖춘 염해지, 수상태양광 등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새만금을 비롯한 대형 공공 수면 부지에 수상태양광 개발이 예상되고 있어 시장은 전에 없던 긴장감이 돌고 있다.

[]
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 새만금개발청 등 올해 하반기 이후 계속되는 수상태양광발전소 발주가 예고돼 있어 태양광 업계가 한층 고무돼있다. 사진은 충주댐 청풍호 내 3MW 수상태양광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자원공사]

‘그린뉴딜’ 정책 이행 ‘수상태양광’ 확대에 집중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하는 등 에너지 전환을 핵심으로 하는 미래 경쟁력 확보 비전을 발표하면서 수상태양광 시장 확대는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상태양광 지역인 ‘새만금’은 총 2.1GW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조성된다. 이는 2019년 글로벌 전체 수상태양광 설치량 1.3GW보다 훨씬 큰 대규모 사업이다. 새만금 수상태양광발전단지 조성으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의 순조로운 이행과 약 5조원 이상의 자금 유입, 연인원 160만명의 일자리 창출 등이 예상돼 지역 경제에도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저수지, 댐, 호수 등의 수면 위를 활용했던 기존의 수상태양광에서 해안선을 따라 위치하고 있는 넓은 수면의 방조제 등 보다 대규모 사업으로 확대되는 기점이 되고 있다. MW 규모의 수상태양광 사업이 GW 규모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수상태양광 개발은 공공 수면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 수상태양광 상용화를 이뤄낸 수자원공사는 2009년 주암댐 2.4kW 실험을 시작으로 2011년 합천댐 100kW 실증, 2012년 합천댐 500kW 상용화에 성공했다. 2016년 보령댐, 2017년 충주댐 등 현재 3개 댐에 5.5MW를 운영 중에 있으며 2020년 현재 5개 댐 6개 사업 122.4MW 추진, 2030년까지 2.6GW를 단계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농어촌공사는 앞서 언급한 농식품부 소관 0.4GW 수상태양광 1단계 사업인 73MW 규모 ‘새만금 햇빛나눔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더불어 2020년 수상 40지구, 육상 5지구 등 태양광 45지구 110MW, ESS 3지구 26MWh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 14지구 19MW는 올해 준공하고, 26지구 85MW는 계속 추진, 5지구 6MW는 신규 착수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중기계획으로 2021년에는 22지구 28MW, 2022년에는 56지구 97MW를 개발해 2022년까지 누적 총 223지구 300MW를 개발할 계획이다.

[]
2012년 국내 최초 수상태양광 상용화를 이뤄낸 수자원공사 합천댐 500kW 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수상태양광 부력체·구조물 경쟁 치열… 적합한 소재 찾기 갑론을박

간단하고 당연한 이치이지만, 수상태양광이 육상태양광과 구별되는 점은 수면 위에 설치되는 특성상 수상 조건에 만족하는 기자재가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방조제 등 해상 혹은 해상과 근접한 위치에 태양광발전소가 개발되는 경우 염분에 의한 부식 등에도 최적화돼 있어야 한다.

현대글로벌 주형중 부장은 “수상태양광발전은 설치위치가 수면에 존재하므로 안전성 판단 오류시 발전소 전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지난 2019년 일본 치바현 야마쿠라 댐의 수상태양광발전소 붕괴사고는 발전소 전체의 구조적 거동에 대한 이해 없이 단위구조물의 단편적인 안전성만으로 판단해 확대 설치한 피해사례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수면에 설치할 경우 기존 담수호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파랑, 염해 등 새로운 환경에 맞춘 구조물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의견을 내놓은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서정수 연구원은 “기존 수상태양광 환경에서 해양으로 설치지역이 변경됨에 따라 파랑 하중이나 염수 내식성 등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파랑 하중의 정확한 예측과 이에 대비한 설계가 매우 중요하고, 해수의 염분에 의한 부식의 영향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상태양광 부력체 및 구조물 시장은 돋보이는 기술력으로 활약 중인 전문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치러지고 있다. 포스맥, PE, 알루미늄, FRP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한 부력체·구조물의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내구성, 환경영향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맥락을 같이 한 신화이앤이 황성태 대표는 “수상태양광은 설치 환경에 따라 소재와 기술을 차별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해수와 담수 각각의 조건에 맞는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장기간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정확한 기준이 없어 시공사의 판단에 따르거나 저급한 소재를 사용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방식의 기술에 대한 수용성과 구조물 이외의 장비가 안정성을 담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린솔라테크 홍형의 대표는 “최근 수상태양광 시장을 보면 구조물 방식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안정성을 비롯해 내구성, 경제성, 환경성을 두루 갖춘 방식이라면 개방적으로 수용하고 적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태양광은 구조물의 내구성도 중요하지만 설치 위치와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는 계류 장치야말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며, “홍수위와 저수위에 항상성을 유지하고 태풍이나 돌풍의 충격을 흡수해 발전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73MW급 국내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발전소 ‘새만금 햇빛나눔사업’ 조감도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인버터 IP 등급 상향화, 양면모듈 시대 개막

인버터는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수상태양광에서는 방수방진 척도인 IP 등급이 제품 선택에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가혹한 환경 조건에서의 안전한 운전이 최우선 경쟁력으로 평가될 공산이 크다.

더불어 고품질 인버터 제품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의 국내 시장 참여도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미국 GE와 네모이엔지가 새만금 수상태양광에 쓰이는 인버터 제조시설을 만들 계획이며, 선그로우파워코리아는 현재 국내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산 제품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생산을 계획 준비 중에 있다.

한편, 수상태양광에도 양면모듈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선그로우파워코리아 김호섭 지사장은 “양면형 모듈 개발로 단면형 모듈 대비 20~30% 효율 향상이 이뤄지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이는 저수지나 광활한 호수 등에 부력체형 수상 변전소를 활용해 수상태양광발전소의 발전 손실 및 건설비용 저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면모듈 적용의 이점은 있으나 현재 수상태양광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KTL 김성원 신재생에너지기술센터장은 “양면모듈은 후면의 수광 기능을 활용해 빛 반사율이 높은 수상에서 적용 시 발전효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지상형 대비 수면과 모듈 사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특성 등 대부분의 부유체 및 수상태양광 시스템은 양면모듈 사용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수상태양광에서 양면모듈 사용으로 발전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용 제품 및 전용 시스템 개발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민수용성 확보 및 체계적인 제도 개선 필요

세계적으로 수상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수면적은 40만km2 이상으로 수면의 1%만 활용해도 400GW 개발이 가능하다. 이에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활발한 해외 진출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수상태양광 시장은 초기 도입단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기에 접어든 상태다. 이에 정부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아젠더 제시와 고도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계획이 요구되고 있다.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많이 드러나고 있는 부분은 ‘주민수용성’이다. 본지의 수상태양광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주민수용성을 위한 소통 채널 및 제도적 프로세스 확보에 가장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수상태양광을 주도하고 있는 농어촌공사와 수자원공사에서도 주민수용성에 대한 실질적은 개선 의지를 보였다.

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이형묵 처장은 “수상태양광 사업에 대한 수용성 확보가 사업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민참여형 사업을 도입해 확대 적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참여형 사업은 지역 주민이 사업의 투자자로 참여하고 참여 비율에 따라 고정 수익을 배분받는 형태로 주민의 소득 창출 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등 향후 수상태양광 대표 사업 모델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농어촌에너지처 서정호 처장은 “수상태양광사업 추진 시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역주민의 반대이고, 주요 반대 사유로는 환경오염과 경관훼손”이라며, “공사에서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발전사업자로서 객관성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정확한 팩트를 범정부 차원에서 대국민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뜻을 밝혔다.

새만금을 신호탄으로 바야흐로 수상태양광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초기 시장에서 실증된 경험과 데이터가 향후 최적의 수상태양광 솔루션 제공에 밑거름이 될 것이며, 대규모 수상태양광에서 축적된 실적은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교두보가 될 수 있다. 2018년 이후 침체됐던 수상태양광 시장이 2020년 이후 제대로 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