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유럽 진출로 수소사회 실현에 앞장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09.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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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자동차 부문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 개시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수소승용차, 수소트럭에 이은 수소연료전지 수출에 성공하며, 수소사회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16일, 부산항을 통해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GRZ Technologies Ltd, 이하 GRZ)’ 및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 이원희, 하언태)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소연료전지 수출은 미래 친환경 시대에 발맞춘 수소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 기술을 자랑하는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 비(非)자동차 부문에서도 세계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유럽 수출에 성공한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95kW급 수소연료전지, 유럽 진출 성공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95kW급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이를 수입하는 GRZ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GRZ 테크놀로지스’ 등 2개 기업은 1년간 현지에서 성능검증 테스트를 추진할 예정으로, 2022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이번 수출이 그린뉴딜 분야의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GRZ는 독자적인 수소저장합금(메탈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위스 업체로, 메탈 하이브리드 컴프레셔 및 수소 흡착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대차와 2019년 10월 말부터 수소저장 기술과 관련해서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수소저장탱크의 저장 압력인 200~500bar 대비 현저히 낮은 10bar의 압력만으로도 기존보다 약 5~10배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GRZ의 기술은 향후 양사간 협력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 수출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핵심 기술 수출 승인 이후 진행된 것으로,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비(非)자동차 부문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저가형고출력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등 16개 수소연료전지 지원과제에 총 906억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수출이 7월 EU집행위원회의 수소경제 전략 발표 직후 이뤄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첫 해외 판매라는 점에서 친환경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 산업분야에서 진정한 수소사회 실현

정부는 수소승용차, 수소트럭에 이어 수소연료전지를 핵심수출상품으로 육성하여 글로벌 수소경제 확산 및 그린뉴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연기관차 수출과 달리 수소승용차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고, 지난 7월에는 트럭기술 강국인 스위스에 2025년까지 대형수소트럭 누적 1,600대를 수출하는 성과도 창출했다.

현대차 역시 2019년 전 세계에 4,987대가 팔린 넥쏘를 앞세워 수소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292대의 넥쏘를 판매했다. 7월에는 세계 최초로 30t급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해 수출하는 등 그동안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끌어 왔다(판매 대수는 공장 판매 기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수소연료전지는 이번 수출을 통해 에너지·선박 등 다양한 친환경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된 수소연료전지가 해외 발전용으로 수출되는 최초 사례로써, 친환경에너지 기술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수소연료전지 수출은 해외 발전용으로 수출되는 최초 사례이다. 이를 수입하는 GRZ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사진=utoimage]
이번 수소연료전지 수출은 해외 발전용으로 수출되는 최초 사례이다. 이를 수입하는 GRZ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사진=utoimage]

현대차는 이번 수출을 통해 완성차 판매라는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뛰어넘어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진정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 또한,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체제 구축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이어 수소 산업과 관련한 현대차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현대차는 유럽으로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발판 삼아 향후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전역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판매를 확대함으로써 수소 사업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번 수출 이외에도 20여개 기업과 수소연료전지 판매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역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연료전지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8월 호주의 국책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및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Fortescue Metal Group Ltd)와의 수소 생산기술 개발 협력에 이어 이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계기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동시에 미래 에너지 주도권 확보를 위한 수소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모색할 계획이다.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김세훈 전무는 “이번 유럽으로의 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은 현대차 연료전지 시스템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과 사업의 확장성을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국제표준도 없는 태동단계이기 때문에 경쟁국보다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소연료전지를 그린뉴딜의 핵심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성능개선 노력과 함께 다양한 수소차 수출모델 상용화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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