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구현한 한국남부발전, 보안체계도 AI 적용 고도화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0.10.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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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용 디지털정보보안처장, “디지털 전환은 시대적 과제”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지난 9월 23일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18회 워크스마트포럼’에서 ‘비대면 통합 업무관리 체계’를 구축한 한 기관의 혁신사례가 발표됐다. ‘e-업무수첩’을 중심으로 업무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와 챗봇, 스마트보고시스템 등 사례가 공유됐다. 온라인에서 각종 과업 지시와 실시계획 및 결과 등록이 가능하고, 상급자는 업무와 관련 온라인 코칭으로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개선한다. RPA와 인공지능 챗봇은 법인카드 전표처리, 출장 신청·정산 등 단순 반복적 업무를 대신해,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경영진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 업무보고와 일정 조율이 가능하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한 스마트 보고시스템은 대기시간 감축과 효율성 부문에서 포럼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국남부발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류호용 디지털정보보안처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마치 디지털 스타트업의 업무관리 과정을 보는 것 같았던 이런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IT와는 동떨어져 보였던 한국남부발전(사장 신정식)이었다. 하동, 신인천, 부산, 남제주 등 전국 7개 핵심지역에서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남부발전은 80% 이상의 직원이 기계·전기·화학 등 전문직군으로 구성돼 있어, 선도적인 업무시스템 디지털화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IoT, 로봇 등 디지털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화두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지는 못하면서 여전히 뜨거운 주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올해 초 발표한 ‘분기 보고서(McKinsey Quarterly)’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기업 고위 경영진 1,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및 분석 결과, 디지털 프랜스포메이션 도입 후 기대 이하의 성공을 거둔 사례가 45%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e-업무수첩’ 등 혁신사례를 시작으로 들여다본 한국남부발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진행도와 성과는 놀라웠다. 이미 구축된 ‘비대면 디지털 업무시스템’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도 업무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경영 전반의 시스템 고도화와 함께 발전소 현장의 스마트화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아울러 디지털화과 함께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보안체계는 별도 사이버안전센터를 구축해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등 혁신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한국남부발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류호용 디지털정보보안처장을 만났다.

한국남부발전 곳곳에서 보이는 디지털화가 놀랍다.

지난 2018년 한국남부발전 신정식 사장님께서 취임한 이후, 줄기차게 디지털화를 강조했다. IT가 지금까지는 꼬리였다면, 앞으로는 머리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 취임 이후 곧바로 TF팀을 구성했고, 발맞춰 IT 조직을 강화했다. 디지털화에 브레인 역할을 하는 디지털정보보안처에는 현재 52명이 근무하고 있다. 본사에서 가장 큰 조직으로 성장했다. 경영 시스템 혁신부터, 발전소의 스마트화까지 많은 씨앗이 뿌려졌고 진행중이다. 어느 곳보다 활발하게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뉴딜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 남부발전은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한국남부발전은 한국형 뉴딜은 물론 조직 개편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경영환경과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실행할 수 있는 ‘KOSPO 혁신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혁신성장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업무 일상화를 포함해 새로운 업무 기준이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분과 개편을 통해 혁신성장과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한 신규 과제 발굴을 위해 준비하고 있고, △신성장 △환경안전·에너지 △포용·신뢰분과에서 △그린뉴딜 △환경안전·에너지 △디지털 뉴딜·포용분과를 포함하고 있다.

앞으로 분과별로 주민참여형 신재생 사업 개발, 블록체인 기술 활용 풍력운영 솔루션 등 공공 및 민관과 함께 산업 생태계 내에서 전후방연관 효과의 극대화를 통한 경제혁신에 기여하면서도 깨끗한 에너지 생산을 위한 과제발굴에도 힘쓸 예정이다.

한국남부발전 류호용 디지털정보보안처장 인터뷰는 한국남부발전 부산 본사 '사이버안전센터'에서 진행됐다. 한국남부발전은 디지털 전환과 함께 별도 사이버안전센터를 구축해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등 보안체계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국남부발전이 자랑할 만한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성과는?

한국남부발전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고 있다. 먼저 경영관리 측면에서는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한 업무관리 체계 구축을 핵심으로 보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먼저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인 ‘e-업무수첩’(남부발전 인트라넷에 마련된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업무효율화를 달성하고 있다. 모든 과업 지시와 실시계획 및 결과까지도 하나의 시스템을 통해 진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원격근무를 위해 보안이 강화된 가상사설망(VPN, Virtual Private Network)도 도입해 운영중이다.

더불어 업무자동화(RPA – Robotic Process Automation),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해 단순 반복적 업무를 간소화했다. 법인카드 전표처리, 출장 신청 및 정산 등 생산성에 직접적이 관련이 없는 작업을 몇번의 클릭만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보고시스템도 온라인 사전 업무보고와 일정까지도 조율할 수 있어 대기시간 등을 크게 줄였다.

‘스마트발전소’로의 첫 단계로 발전소 현장의 설비관리 시스템도 바꾸고 있다. 스마트 발전설비 유지정비 시스템으로 ‘KOSMOS’(KOSPO Maintenance & Operation System)라고 명명했다. 과거 통합적으로 산출돼 모호했던 정비비용을, 복잡한 설비 하나하나에 구체화되도록 했다. 또 올해 연말까지 인공지능과 5G 기술을 접목해 현장에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CCTV 고도화로 이해하면 쉽다. 인공지능이 위험공간 작업 및 작업 종료 후 잔류자 확인 등 영상의 이상상황을 탐지한다.

이외에도 한국남부발전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REC 거래서비스 실증모델도 구현했다. 전력거래소·한국에너지공단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REC 거래 절차를 3단계로 축소하고, 모바일 기반의 전자계약으로 업무처리가 손쉽게 이뤄지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올해 3월 기획재정부 주관 혁신·협업·시민참여 과제 평가회에서 혁신부문 최우수과제로 선정됐다. 과기부에서 내년 전 발전사에 적용을 앞두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발전소 현장의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CCTV 영상 속 위험공간 작업 등 이상상황을 탐지하고 있다. [사진=한국남부발전]

디지털화가 되면 될수록 보안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제어망 보안이슈도 가시화되고 있는데.

국가기반시설인 만큼 보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선도적으로 신기술 적용을 통한 기술 내재화는 물론 이를 활용한 혁신창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제어망의 중요성을 감안해 기존 보수적인 접근방법보다는 변화하는 업무환경을 반영할 수 있는 신기술을 적용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지도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제어망 사이버 면역체계(인공지능)를 적용한 사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업무방법에 범용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더하는 방식으로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거나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아주 미세한 위협을 탐지하기 어려웠다. 이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람의 개입이 없이 제어망(화력발전, 신재생 등) 데이터를 학습, 이상징후를 탐지하면서 각각의 변화가 갖는 의미를 학습하는 형태로 기술을 적용했고, 이를 자체 사이버안전센터와 연계해 24H/365D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인공지능이 해석해 내는 현재의 상태를 가시성 있게 보여주면서 탐지하는 이상징후를 통해 사소해 보이지만, 기존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데이터들을 수집해볼 수 있게 됐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변화들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통해 제로 트러스트(언제나 불신을 원칙으로 모든 트래픽을 검사, 로그, 리뷰하는 방식)를 기반으로 사이버 보안의 관점에서 안전이 담보되는 에너지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이 구축한 사이버 위협추적 관제현황 화면 모습, 비지도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제어망 사이버 면역체계(인공지능)를 적용했다. [사진=한국남부발전]<br>
한국남부발전이 구축한 사이버 위협추적 관제현황 화면 모습, 비지도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제어망 사이버 면역체계(인공지능)를 적용했다. [사진=한국남부발전]

향후 제어망 보안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가 있다면.

현재 에너지 업계는 증가하는 제어망 사이버 위협과 관련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어망 보안강화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협력이 이뤄지고 있고, 상용 제품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한 다양한 솔루션도 출시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발전제어망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한 공동연구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다만 발전 시스템 제조사의 폐쇄적인 기술공유와 24시간 100% 가용성이 확보돼야 하는 제어망의 특성으로 기존에 구축된 제어시스템을 대상으로 보안강화 노력을 기울이기 상당히 어렵다. 이에 ICT 사업 초기부터 사전적인 보안기술에 대한 연구와 적용에 대한 노력이 가지는 의미와 효과는 상당히 크다. 향후 신규로 시스템 구축 시 초기부터 이러한 노력이 적용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

또한 이런 제약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도 앞으로는 더욱 활발해지리라 예상하며, 한국남부발전은 IR4.0 기반 미래핵심역량 강화라는 전략과제로 미래를 선도하는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과제 아래에 능동적으로 보안강화를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향후 목표와 사업계획 및 포부를 밝힌다면?

한국남부발전은 더 깨끗한 에너지로 신뢰받는 국민의 기업이 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전략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혁신과 성장을 위한 디지털 전환에서 사람과 포용, 그리고 도전이라는 사회적 가치이자 한국남부발전의 핵심가치를 지키면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코로나19 시대 및 그 이후에는 통용되지 않을 가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 똑똑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발전분야 최고의 선도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그러한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보안기술의 다각화와 새로운 도전을 통한 미래를 선도하는 에너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포용의 에너지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남부발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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