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태양광 시장동향Ⅰ] 2020년 태양광 주요 이슈, 34.7%가 ‘코로나19’ 선택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11.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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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 하락 따른 수익성 악화, 태양광 안전성 논란에 산지관리법 개정 이어져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2020년도 벌써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2020년은 ‘코로나19(Corona Virus Disease 19, COVID-19)’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그해 가장 영향력 있었던 단어 하나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던 옥스퍼드 사전이 ‘2020년 올해의 단어’ 선정을 포기할 정도로 2020년은 전 세계인들에게 암울했던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지난 11월 22일(현지시각) 옥스퍼드 사전 캐서린 코너 마틴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가 찾아낸 2020년 언어 사용 행태의 가장 큰 특징은 변화의 규모와 범위 그 자체”라며,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사건은 올해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사전 캐서린 코너 마틴 대표는“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사건은 올해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2020년을 정의했다. [사진=utoimage]
옥스퍼드 사전 캐서린 코너 마틴 대표는“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사건은 올해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2020년을 정의했다. [사진=utoimage]

2020년 시작과 함께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모든 국가가 국경을 봉쇄했고, 통신, 물류 등을 뺀 세계화 네트워크가 중단됐다. 세계 곳곳의 공장들은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코로나19는 세계 경제에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겼고,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을 변화시켰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2020 태양광’

태양광 역시 이를 피해갈 순 없었다. 예정됐던 프로젝트가 연기, 또는 취소됐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던 기업들도 가동을 멈춘 공장으로 인해 설비 물량을 조달하지 못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사 진행 자체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만났던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계획됐던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며, “인버터 등 설비 제조기업들은 KS인증을 위한 공장심사 일정이 미뤄지고, 투자 규모도 줄어드는 등 태양광 시장이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라고 코로나19가 태양광 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슈는? [자료=인더스트리뉴스]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슈는? [자료=인더스트리뉴스]

최근 진행한 ‘2020-2021 태양광 시장동향 및 전망’ 조사를 통해서도 코로나19가 국내 태양광 산업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시장조사에 참여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슈’에 대해 가장 많은 34.7%가 ‘코로나19’를 선택한 것이다. 또한,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몇 % 성장(또는 감소)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28.1%가 ‘5~10% 미만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을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가 감소한 주요 이유로 선택하며, 이에 따른 투자 및 수출 감소가 전체 시장 규모를 축소시켰다고 설명했다.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방해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도 25.5%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감소 및 주요 인증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국내 태양광뿐만 아니라 전 세계 태양광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세계 에너지 전망 2020(World Energy Outlook 2020, WEO-2020)’을 발표하며,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인해 2020년 세계 에너지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2020년 전 세계 에너지 투자가 지난해 대비 약 20%, 금액으로는 4,000억 달러(한화 약 493조8,000억원) 가량인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5%,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계속되는 ‘REC 가격 하락’

코로나19가 2020년 태양광 시장에 닥친 거대한 해일이었다면,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하락은 태양광 시장이라는 배를 지속적으로 흔들었던 파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태양광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이후부터 REC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기준, 태양광 REC 평균가격은 3만5,977원으로, 동년 1월 대비(4만3,408원) 7,431원 하락한 가격을 형성했다. 2017년 1월 15만7,393원으로 형성됐던 REC 가격이 3년 만에 10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REC 하락’이란 주제는 국내 태양광 산업 활성화된 이후로 태양광 산업계의 주요 논쟁거리로 자리 잡았고, 중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주들은 정부가 REC 가격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3월 25일에는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원들이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모여 REC 가격정상화와 RPS(신재생공급의무화)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전국 태양광업체와 태양광발전사업주들을 고사시키는 에너지 정책을 규탄한다”며, “RPS 의무이행량을 달성하기 위한 발전공기업들의 무분별한 석탄과 바이오매스 혼소가 REC 가격 하락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자료=인더스트리뉴스]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방해한 요소는? [자료=인더스트리뉴스]

시장조사에 참여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REC, SMP의 지속적인 하락은 국내 태양광 시장 성장에 있어 가장 부정적인 요소”라며, “정부가 태양광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정책은 실패했고, 그에 따른 수익의 막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발전사업주들이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시장조사에 참여한 이들 중 11.2%가 ‘2020년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방해한 요소’로 ‘ESS 시장 침체로 인한 태양광발전 수익성 확보 어려움’을 꼽으며,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수익성 확보에 고충을 겪는 발전사업주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장마로 인한 부정적 인식 확산

사상 최장 기간 장마가 진행된 올해 여름은 국내 태양광 산업을 더욱 고달프게 했다. 기상청이 현대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된 올해 장마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6,175건의 산사태(1,343ha)가 발생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산사태 발생원인으로 태양광을 지목하며, 친환경에너지를 얻기 위한 태양광발전 확산이 무분별한 산림파괴로 이어지며, 오히려 자연환경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평소 태양광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부정적 인식을 가졌던 이들은 태양광발전을 더욱 기피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하지만 산림청에서 발표한 피해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체 산사태 중 27건의 산지태양광 설비에서 토사유출(3.6ha)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발생한 전체 산사태의 0.4% 수준에 그치며, 1만2,923건의 전체 산지태양광발전소 중 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더욱이 정부는 2018년부터 지속적인 산지 이용과 관련한 규제 강화 정책을 추진해 산지 태양광 시설로 인한 산지 훼손과 재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산림청이 발표한 허가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산지전용·일시 사용 허가 건수는 2017년 2,384건에서 2018년 5,553건으로 대폭 상승했지만, 규제 강화 정책 추진 이후 2019년 2,129건에서 2020년 6월까지 202건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역대 최장 기간 장마 이후 산업부와 산림청은 산지태양광 설비 점검뿐만 아니라 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으로 안전성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선두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태양광이지만, 국내에선 정치적인 이유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해마다 이어지는 안전성 문제를 차단하고, 보다 안전한 산지태양광 설비 구축 및 운영을 위해 지난 10월 20일 ‘산지태양광발전설비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부와 산림청은 당시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앞으로도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설비의 구축·운영에 지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장조사에 참여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 중 9.2%도 ‘산지관리법 개정’을 올해 태양광 주요 이슈로 꼽으면서 상반된 시선을 보냈다. 발전소 난개발로 인한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고 태양광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기대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빈번한 현장실태조사와 까다로운 개발행위준공 요구 등이 태양광 확산을 저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의 산지관리법 개정이 육상태양광 시장 축소라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산지개발로 태양광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확산이 계속될 시 국내 태양광 시장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미 초창기 무분별한 산지개발로 인해 발생한 부정적 인식이 태양광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한 만큼, 지금이라도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시장조사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방해한 요소로 9.7%가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시장 혼란 초래’를, 8.7%가 ‘주민 민원, 계통용량 부족 등 기존 태양광 성장 저해요소’를, 마지막으로 3.6%가 ‘해외기업들의 국내 시장 참여로 인한 경쟁 과열’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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