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물꼬 틔운 ‘스마트공장’… 혁신 DNA 확산 중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12.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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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삼성 등 협력사 기술지원 및 기술보호도 증가 추세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분야 협력 사례들이 폭넓게 전개되는 가운데 그 중심에 선 스마트공장이 동반성장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생협력 실적을 정량평가하는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 당 기술보호 실적은 2016년 기준 58.3건에서 2019년 169.2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요 기업 당 기술지원 실적(비용)은 2016년 기준 62억5,000만원 대비 2019년 143억원으로 2.3배 늘었다. 

기업 당 기술지원 실적 건수 및 비용 [자료=전경련]
기업 당 기술지원 실적 건수 및 비용 [자료=전경련]

협력사의 기술탈취를 예방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구적인 노력이 점차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2008년 도입된 기술자료 임치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의한 신뢰성 있는 제3의 기관에 핵심기술자료를 보관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술탈취 방지 제도이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협력회사의 영업비밀과 핵심기술을 보호코자 임치제도를 적극 활용 중이다. 2019년 한해에만 212건 임치를 지원해 대기업 가운데 최다 지원기업으로 기록됐다. 

기술자료 유용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협력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자료 협력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기업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기술자료를 요청해 받을 경우 CPCex(개발협업지원시스템)를 통하게 했다. 사전에 기술자료 제공요청서를 통해 요구할 뿐 아니라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고, 사용목적 달성 시 폐기하도록 규정했다. SK의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기술자료를 받고, 서면으로 교부할 의무를 준수하는 한편 자료를 수취한 후 반환·폐기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기술을 공동으로 특허 출원하거나, 협력사의 특허 출원을 지원(비용지원, 특허출원 교육 등)하는 기업 사례도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 특허 공동출원 717건을 추진했으며, 현대모비스도 공동특허 출원 41건을 추진하고 협력사 특허 출원의 등록비용을 지원했다.

기술보호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자 교육 강화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자료 관련 지켜야 할 사항을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할 뿐 아니라 개별 협력회사를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인식 재정립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2개 협력사를 방문 협력사 임직원 514명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으며, SK도 올해 3,000여명의 임직원이 온라인으로 관련 교육을 이수케 했다.

LS일렉트릭이 협력회사를 포함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조 경쟁력 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가 청주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이 협력회사를 포함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조 경쟁력 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가 청주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LS일렉트릭]

기술지원 대명사 스마트공장 구축 확산세

이와 같은 기술보호 노력과 더불어 중소기업에 기술을 지원하는 대기업들의 행보도 부쩍 늘었다. 통상 특허권 무상제공이나 공동연구개발 추진 등의 형태가 일반적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유한 최신 특허를 개방하고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특허를 2019년 한해 특허개방 160건, 특허이전 27건 방식으로 무상으로 제공했다. 정부의 소부장 정책과 맞물려 해외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국산화 연구개발에 주안점을 둬 관련 지원에 총 122건, 192억5,000만원을 지출했다. 

이 같이 조직운영, 특허권 무상제공, 공동 R&D 등 기술지원 방식이 다각화 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 선두에 선 대기업이 협력사와 비협력사 가리지 않고 스마트공장 혁신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례가 특히 부각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차 지원사업을 통해 1,086개사를 탈바꿈시켰다. 2018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는 5년간 2,500여곳에 스마트공장 DNA를 전파하겠다는 방침이다. 2019년 기준 협력사 41개사 비협력사 529개사인 것으로 조사된다. 

LG전자는 협력사의 생산성이 상생의 토대라고 보고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약 60개사를 선정해 제조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라인 자동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생산라인 자동화 등 혁신적인 활동을 장려하고 상생성과를 공유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지난 2019년부터 우수협력사를 시상해 포상하고 있다.

LG전자 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미래코리아의 한동권 대표가 천안공장에서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미래코리아의 한동권 대표가 천안공장에서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현대자동차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45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육성에 박차를 가해왔다. 컨설팅과 설비투자를 통한 협력사와 공정데이터 전산화, 리드타임 감소, 불량률 감소, 폐각비용 저감, 매출액 향상 등 지난 2019년 270여사의 경영활동 전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폭넓은 지원을 단행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1년까지 2, 3차 협력사 700여개사를 선정해 디지털전환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도 지난 2019년 110개사를 지원했으며, 향후 2024년까지 기업별 수준, 환경을 진단해 기초단계부터 고도화까지 맞춤형 지원을 하는데 20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협력사 14개사, 국내 일반 중소기업 60여개사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밀착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각 기업의 현재 상태와 시장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로드맵 수립, 최적 공급기업 매칭, 수시 컨설팅 등을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에 불을 지피겠다는 방침이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한국표준협회와 함께 협력사 비협력사 막론하고 디지털 전환을 거들겠다는 방침이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협력사 동반성장이 기술개발 지원 뿐 아니라, 협력사의 기술을 보호하는 활동까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며, “기업의 자율적인 상생활동이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책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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