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동향, 높은 기술개발 수준 비해 상용화 미흡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1.01.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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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로 기술개발 활발… 상용화 위해선 안전성 개선 극복해야

최근 국내외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태양전지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있다. 지난해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된 ‘제30회 국제태양광학술대회(PVSEC-30)’에서도 국내외 태양광 전문가들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드러냈다.

이에 <인더스트리뉴스>는 PVSEC-30 조직위원장을 역임하며, 국내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해 일선에 활약 중인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박진호 교수를 통해 ‘정의, 개발동향, 상용화 전망’을 주제로 최근 기술개발이 가장 활발한 페로브스카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Ⅰ-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Ⅱ-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동향

Ⅲ-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전망 및 예상 적용 분야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박진호 교수/공학박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개발 동향에 대해 크게 구분해보면, △소재(및 소자구조) 개발 △공정 개발 △소자 안정성 및 신뢰성 개발로 나눌 수 있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 개발 연구는 유-무기 화합물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효율도 더욱 높이고 소자의 안정성 및 장기신뢰성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dreamstime]

소재 개발

먼저 소재 개발 측면에서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초기 페로브스카이트는 금속산화물 형태의 소재들로서 주로 강유전체(Ferroelectric)나 압전체(Piezoelectric) 특성을 나타내는 소재들이었으므로 태양전지의 재료로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내의 산소를 할로겐원소(염소, 요오드 등)으로 치환한 할로겐화합물 형태의 페로브스카이트가 등장했고, 이들은 태양전지에 적합한 반도체 특성을 가져 태양전지에로의 응용이 가능해졌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에 근접하는 고효율을 10년 이내에 달성함으로써 현재 전세계의 폭발적인 연구의 대상이 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유-무기 복합 할로겐화합물 형태의 소재로 메틸암모늄레드아이오다이드(CH3NH3PbI)가 그 대표적인 소재라 할 수 있다.

현재 소재 개발 연구는 유-무기 화합물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효율도 더욱 높이고 소자의 안정성 및 장기신뢰성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는데, 특히 자외선, 산소 및 수분, 그리고 열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 개발과 환경적 이슈로 문제가 되는 납을 포함하지 않는 소재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하겠다.

납 대체 소재 개발

최근 납(Pb)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Sn, Ge 등으로 납을 대체)의 개발을 위한 연구 또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Snaith 교수 연구팀은 MASnI3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를 제조해 효율 6.4%를 보고한 바 있으며, 2018년에는 UNIST의 권태혁 교수팀이 납(Pb) 대신 주석(Sn)을 쓰는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기존과 다르게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재료로서 가능성을 연 바도 있다.

또한, 2019년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의 김태욱 박사팀이 전남대 이상현 교수팀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고, 이에 있어 납 대신 희토류인 이터븀(Yb)을 사용한 바도 있다. 아직까지는 납을 포함하는 경우가 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으나 납이 없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하전달층 소재 및 기타 소재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그 구조에 따라 다공성(Mesoscopic), 평판형(Planar), 메조슈퍼구조(Meso-Super Structured) 태양전지로 나눌 수 있다.

다공성 구조는 염료/양자점 감응형 태양전지 연구를 수행하던 그룹에서 접근한 소자 구조로, 다공성 이산화티탄(TiO2) 전극 안에 페로브스카이트 광흡수층을 코팅하고 그 위에 홀전도체층을 형성하는 구조이다. 평판형 구조는 전자전달체/페로브스카이트/홀전도체로 구성된 구조이다. 메조슈퍼구조는 다공성 이산화티탄 대신에 절연성의 다공성 알루미나를 사용한 구조로, 페로브스카이트에서 생성된 전자가 알루미나로 전자 주입이 일어나지 못하므로 자가 이동 모드를 통해 전자가 전달되고 페로브스카이트와 홀전도체 이종접합을 가지는 이종접합형 태양전지로서 앞의 감응형 소자구조의 태양전지와 다른 구조의 태양전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광흡수층 외에 소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돼야 하는 소재 중 하나는 전하전달층 소재임을 알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개발 전 단계가 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개발에서부터 가장 많이 연구된 전하전달층 소재는 금속 산화물 소재인 TiO2이다.

메조포러스(Mesoporous)한 TiO2가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의 개발에 사용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접근이었다. 이러한 전하전달층은 광흡수층으로부터 생성된 전자를 잘 수송하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그 구조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흡수층에게 가급적 넓은 표면적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TiO2를 대체하는 전하전달층 소재로는 Al2O3 기반 소재, PCBM 기반 소재, SnO2와 ZnO 등도 개발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최근 들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Tandem) 태양전지에서 요구되는 중간층(Interlayer) 소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박막 증착 공정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점 중 하나는 용액 공정을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전지의 광흡수층을 형성할 수 있다는데 있다. 즉, 용액 공정에 의한 균일한 박막형성 기술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의 성능과 재현성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핀홀(pin hole)이 없는 균일한 박막의 형성이 반드시 중요하다.

페로브스카이트 광흡수층은 용액 공정을 통한 박막결정화 공정도 가능하고, 기상증착 및 반응 공정을 통해서도 박막 형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형성 공정은 단일 코팅법(Single-Step Deposition), 두 단계 연속 코팅법(Two-Step Sequential Deposition), 기상증착법(Vapor Deposition Method) 및 기상도움 용액공정법(Vapor-Assisted Solution Process)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물론 용액 코팅법에는 다양한 방법들(스핀코팅법, 닥터블레이드코팅법, 드롭캐스팅법, 잉크젯프린팅법, 전계스프레이법, 슬롯다이코팅법, 스프레이코팅법 등)이 가능하고, 기상증착법에도 다양한 방법들(증발법, 펄스레이저증착법 등)이 가능하다.

이중 용액공정은 원소비(Stoichiometry)가 일정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형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반해 기상공정은 원소비가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형성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현재 많은 연구팀들이 용액공정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용액공정 기술은 스핀코팅 공정으로서, 먼저 기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용액을 떨어트린 후 스핀코팅을 시작하게 되면 과량의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용매 용액이 원심력에 의해 버려지게 되고, 기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용매 용액의 균일한 젖음막(Wetted Film)이 형성되게 된다. <그림 1>에 스핀코팅법에 의한 페로브스카이트 광흡수층 형성과정을 도식도로 표시했다.

그림 1.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형성을 위한 single-step과 two-step 스핀코팅 공정 [자료=박진호 교수]
그림 1.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형성을 위한 Single-Step과 Two-Step 스핀코팅 공정 [자료=박진호 교수]

단일 코팅법(Single-Step Spin-Coating)

이 공법은 그 공정의 단순함과 저렴한 장치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이다. 여기서는 먼저 유기물질과 무기물질이 함께 DMF나 DMSO와 같은 용매에 혼합돼 전구용액이 제조되며, 제조된 전구용액을 기판 위로 스핀코팅한 후 80~150 ℃의 온도에서 가열함으로써 박막을 형성하게 된다. 이 기술은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는 하나 이러한 단일 스핀 코팅을 사용할 경우 넓은 면적에 걸쳐 균일한 박막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두 단계 코팅법(Two-Step Spin-Coating)

스위스의 Michael Graeztel 교수 연구팀은 PbI2를 먼저 코팅하고, 이어서 두 번째 단계로 CH3NH3I를 코팅한 후 이들의 반응을 통해 CH3NH3PbI3 박막을 형성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어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두 단계 코팅 프로세스를 통하고, CH3NH3I 용액의 농도와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결정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두 단계 코팅법은 대면적에서 균일한 박막을 구현하는 측면에서도 우수한 특성이 있어 현재 많은 연구팀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고, 박막 특성을 개선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는 코팅법이라 하겠다.

향후 대면적 모듈의 제조에 있어서는 스핀코팅법의 한계를 벗어나는 대면적용 용액 코팅법들이 개발돼야 하며, 그 기술로는 닥터블레이드코팅법, 드롭캐스팅법, 잉크젯프린팅법, 전계스프레이법, 슬롯다이코팅법, 스프레이코팅법 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공정개발은 반드시 장비의 개발을 수반해야 하므로, 소재, 공정 및 장비의 개발은 선순환적 환류에 의해 상호보완적으로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 1. 수분에 대한 안정성 향상 방안을 표현한 논리사슬 [자료=박진호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안정성 개선 기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고효율, 저가공정활용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 있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중 가장 시급히 극복해야 하는 특성은 자외선, 산소 및 수분, 그리고 열적 안정성이라 하겠다. 이중 수분에 대한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논리사슬로 표현하면 <표 1>과 같다.

즉,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분 안정성 개선을 위해 시도되고 있는 방법은 첫째로는 소자 캡슐화를 들 수 있고, 둘째로는 소재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구분할 수 있다. 소재를 교체하는 경우, 소수성층(Hydrophobic Layer)을 형성하는 방법으로는 △홀전달층을 바꾸는 방법 △페로브스카이트와 홀전달층 사이에 고분자 중간층을 삽입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표면을 패시베이션(Passivation)하는 방법으로는 △저분자 물질을 표면에 흡착시키는 방법 △첨가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를 3차원 페로브스카이트와 혼합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와 해외의 개발 격차

국내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연구하는 주요 연구소 및 대학으로는 한국화학연구원(서장원 박사), 성균관대학교(박남규 교수), UNIST(석상일 교수), 고려대학교(노준홍 교수), 서울대학교(김진영 교수), KAIST(신병하 교수), 경희대학교(임상혁 교수)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외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최근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 및 응용연구의 측면에서 해외와의 개발 격차는 거의 없으며, 한국이 이들보다 약간 앞선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상용화 개발 측면에서는 기업 참여가 아직까지는 다소 미온적이라 해외에서 생겨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에 비해 한국에서의 개발 움직임은 다소 미진한 상태라 하겠다.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에서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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