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디지털전환 불 지핀 역대급 수출대란… 투명성·가시성에 눈뜬 기업들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6.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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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 입혀 비용최적화 니즈 형성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으면서 미국, 중국 등 선진국을 위시로 글로벌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 3월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기저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책선사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국책선사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수출이 잘 되는 것만큼 낭보는 없다. 하지만,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드는 운임이 대부분의 수출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해상운임이 평균 5배 수준으로 치솟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선사들이 신조 발주, 노후선 투입 등 부랴부랴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선복량이 증가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항만과 내륙운송이 지체되고, 공컨테이너 회수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고운임이 고착화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경기회복 모멘텀에 모처럼 맞은 물량 증가지만, 펄펄 날고 있는 해상운임과 운항편 부족 사태로 수출 중소기업들은 해결책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4,900개로 전체 대비 9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이야 고운임 지불, 항공편 이용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겠지만, 자원과 역량이 한정적인 중소기업은 여건이 나아지길 기다리는 것 외에는 사실상 손쓸 수 있는 대책이 없다. 

대한무역협회는 최근 ‘해상운임 상승 원인과 중소기업 물류비 절감 방안’ 보고서를 통해 중소화주들은 수출물류 여건이 개선되길 기다리기보다 물류비 절감을 위한 노력이 여러모로 요구된다며, △인코텀즈 거래조건을 변경 △물류전문기업을 아웃소싱(3PL) △공동물류 활용 △통관수수료율 네고 △정부지자체 지원 활용 등을 권고했다.

물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기업들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세밀해진 고객 니즈에 더욱 기민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사진=utoimage]
물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기업들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세밀해진 고객 니즈에 더욱 기민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사진=utoimage]

투명성·가시성 확보 불가피

기업들이 수출호황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된 데는 더딘 물류 디지털전환 탓에 투명성, 가시성 확보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건을 만들어 해외 구매자에게 공급하기 위한 수출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물건이 공장에서 내륙운송을 통해 항만·공항으로 가는 과정에서 수출통관, CFS작업이 수반되며, 해상·항공운송을 통해 타국 항만·공항으로 물건이 배송된다. CFS작업, 수입통관을 거친 물건은 내륙운송을 통해 곧바로 혹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제조기업, 선사, 항공사, 포워딩기업, 내륙운송기업, 항만물류기업 등 플레이어들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문제는 지금까지도 정보교환 대부분이 담당자 간 연락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의사결정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해외로 발을 넓히며 시장이 넓어질수록 전문성 있는 물류기업과 손잡아야 한다. 운송·물류 역량 뿐 아니라, 업체들이 갖춘 현지 시장정보 및 영업 노하우 등이 다른데, 일일이 전화상으로 획득한 정보를 비교분석한 결과만 가지고 적확한 솔루션을 찾을 리가 만무하다. 물건을 배송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포워딩, 운송 업체들이 분산되다보니 서비스오더, 견적비교, 운송요청, 창고서비스 등도 분절화 된다. 이에 배송구역도 제약이 되고, 글로벌진출 기회도 요원해질 공산이 커지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프로세스는 가시성·불투명 확보에도 맹점을 안고 있다. 어제 주문한 택배 상품이 어디까지 왔는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알 수 있는 시대이다. 소품종, 대량생산 추세로 흘러가는 가운데 해외직구는 일상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시장은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해외 이커머스 성장은 가속화 될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최근 기업들은 이커머스 혹은 온디멘드 전략을 필두로 B2B와 B2C를 병행하거나, B2B2C, D2C 모델로 태세를 전향하고 있다. 

빅데이터, IoT 기술 등으로 해외 배송 모니터링도 거뜬히 구현할 수 있다. 이 같은 물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기업들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세밀해진 고객 니즈에 더욱 기민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RPA 시스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사진=utoiamge]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RPA 시스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사진=utoimage]

물류 플랫폼 부상

디지털전환이 숙명이라는데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RPA 시스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으며, 화주들은 자기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 기술에 소극적인 기업은 생존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최근 동향보고서를 통해 기업은 화물 운송 소프트웨어(Fright forwarding software)을 기반으로 고객의 규정 준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프로세스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으로 수익 관리를 개선하며 특히, 소규모 물류주선업자가 대규모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이 같은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물류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는 2016년 IBM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공급망 ‘트레이드렌즈’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 600개 이상 항만과 터미널의 3,000만 TEU 이상 화물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플랫폼도 유망한 플랫폼들이 입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SDS는 2015년 중소 수출입화주의 B2B 물류 중개 플랫폼 첼로 스퀘어(Cello Square)를 오픈하고 국제운송 통관, 내륙운송,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망라한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밸류링크유는 운송스케줄, 운임/요금, 조회, 실시간 선박/화물조회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고객 확보에 역량을 쏟고 있다. 

트레드링스는 국내외 포워더들과 화주를 연결시켜주는 중개 서비스를 위주로 운임, 일정, 견적 조회와 화물 추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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