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입지 좁아지는 석탄화력’ G7, 신규 자금조달 전면 중단 합의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1.06.2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및 기업, 지구 온도 상승 제한 위한 노력 가속화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최근 영국 콘월에서 주요 7개국(Group 7, G7) 정상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이에 앞서 G7 국가들이 해외 석탄화력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자금조달을 금년 말부터 전면 중단하는데 뜻을 모았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G7은 해외 석탄화력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자금조달을 전면 중단하고, 기타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지난 5월 20~21일(현지시간) 열린 G7 기후・환경장관회의에서 천명했다. 이들 국가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신규 직접 지원을 종료하기 위한 ‘구체적 절차(concrete step)’를 밟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0~21일 열린 G7 기후・환경장관회의에서 해외 석탄화력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자금조달을 금년 말부터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utoimage]

G7 국가의 이러한 결정은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은 또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업탈탄소의제(IDA)’ 출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Alok Sharma 의장은 “전 세계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제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최우선 순위 문제로 두고 있다“며, ”금년 11월 열리는 COP26을 계기로 석탄 사용을 종료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또한, Sharma 의장은 중국 정부에 “장기 목표 달성을 도울 수 있는 단기 정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하며, “중국의 전체 시스템이 시진핑 주석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언급,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달성을 압박한 바 있다.

이밖에도 G7은 탄소 무배출 자동차의 보급 가속화, 2030년대까지 전력부문의 ‘괄목할만한(overwhelming)’ 탈탄소화, 화석연료 프로젝트 자금 조달 중단 등을 위해 다른 국가와 함께 공조하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작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G7은 개발도상국 대상 기후 관련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며, 2025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목표만 반복해 발표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는 “G7의 결정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주요 20개국(G20)도 G7과 함께 해외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지금 지원을 중단하는데 동참해달라”고 발언했다.

또한, 이번 G7 회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중화학공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G7 ‘산업탈탄소의제(Industrial Decarbonization Agenda, IDA)’를 출범했다.

G7은 의장국인 영국과 함께 미국이 공동으로 주도하는 IDA를 통해 철강, 시멘트, 화학 등의 산업에서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전 세계적으로 산업부문 탈탄소화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압박 가속화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탈탄소화 계획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Royal Dutch Shell, ExxonMobil, Chevron 등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압박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석유・가스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거의 없다고 오랜 시간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의 거센 압박으로 인해 탄소배출 저감 방안을 모색하고,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약속에 동참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Royal Dutch Shell은 네덜란드 법원과의 소송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9년 수준 대비 45% 감축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사진=utoimage]
Royal Dutch Shell은 네덜란드 법원과의 소송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9년 수준 대비 45% 감축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사진=utoimage]

네덜란드 법원은 Royal Dutch Shell을 상대로 한 지난 5월 27일(현지시간) 소송에 대해 동 기업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9년 수준 대비 45% 감축하라고 판결했는데, 이는 동 기업의 당초 계획보다 훨씬 빠른 수준이다.

당초 Shell은 2023년까지 자사가 생산 및 판매하는 화석연료의 탄소집약도를 2016년 대비 6% 낮추고, 이후 2030년과 2035년까지 각각 20%와 45%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절대적인 탄소배출 감축 목표 수립은 거부해왔다.

환경단체는 기념비적인 승리라고 이번 소송을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Shell이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을 가속화할 경우 동 기업의 석유・가스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에너지 생산량은 총 1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ExxonMobil의 주주들은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경영전략 때문에 동 기업이 ‘실질적 위험(existential risk)’에 직면하고 있다며, 환경운동에 적극적인 헤지펀드 Engine No.1이 추천한 인사 4명 중 3명을 새롭게 이사로 선출했다.

Chevron의 경우, 주주 중 대다수가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동 기업에 기타 간접배출(scope 3)을 ‘상당량(substantially)’ 감축하도록 촉구하는 안에 찬성했다. 기타 간접배출(Scope 3)은 기업이 의도하지 않았으나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한다.

이번 투표 결과로 Chevron의 탄소 배출 감축량이나 감축 시기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나, 대다수 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Chevron이 기후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각국 정상들의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뿐만 아니라 주요 석유·가스 기업들 역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면서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탄소배출량도 적고, 발전효율도 높은 에너지원이 차세대 주요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어떤 에너지원이 미래 지구촌을 이끌어갈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