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줄이지 않으면, 지구 온도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고 극한 폭염 8.6배 폭증한다.”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1.08.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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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서 지적, 유일한 대안은 온실가스 배출↓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지구 온도는 2040년이 되기 전에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할 것이다. 이는 이전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에 도달하는 시점이 9~12년이나 더 빨라진 것이다. 지구의 온도가 1.5℃ 높아지면 극한 폭염은 8.6배 증가하고, 집중호우나 가뭄과 같은 기상 이변도 최고 두 배 잦아질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8월 6일 제54차 총회에서 승인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는 앞으로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실행되지 않으면, 전세계에서 잇따르고 있는 기후 재앙이 더 심해질 것이란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IPCC는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서 지구 온도가 1.5℃ 상승하는 시점을 2030∼2052년으로 예측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그 시기가 9∼12년 더 빨라졌다.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와 2023년 시행할 첫 파리협정 이행 점검에서 과학적 근거로 사용된다.

IPCC AR6와 AR5 제1실무그룹 보고서 주요 기후변화요소 비교, AR6: 2019년 측정 기준, AR5: 2011년 측정 기준 [자료=기상청]
IPCC AR6와 AR5 제1실무그룹 보고서 주요 기후변화요소 비교, AR6: 2019년 측정 기준, AR5: 2011년 측정 기준 [자료=기상청]

20년 내 지구 온도 1.5℃ 상승 도달

보고서는 현재의 기후 상태를 분석하며 2011∼2020년에 전지구의 지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09℃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지구 평균 해수면은 1901∼2018년 0.20m 상승했고, 해수면의 평균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연간 1.3㎜에서 2006∼2018년 연간 3.7㎜로 2.85배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2019년 주요 온실가스 농도는 CO₂ 410ppm, 메탄(CH4) 1,866ppb, 아산화질소(N₂O) 332ppb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중 CO₂ 농도는 최소 200만년간 전례가 없는 수치다.

보고서는 “인간으로 인한 전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0.8~1.3℃(최적 추정치 1.07℃)”라고 지적하며, “인간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전지구 빙하 감소와 1979~1988년, 2010~2019년 사이 북극 해빙 면적 감소, 1970년대 이후 전지구 해양 상층부(0~700m) 온난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 기후 시스템에 걸친 최근 변화의 규모와 현재 기후시스템의 여러 측면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170년 동안 전지구 지표면 온도의 변화. (검정 실선) 1850~1900년 대비 관측된 연평균 지표 온도 (갈색) CIMP6 기후모델로 모의한 1850~1900년 대비 인위적·자연적 인자를 모두 고려한 연평균 지표 온도변화. (녹색) CIMP6 기후모델로 모의한 1850~1900년 대비 자연적 인자(태양, 화산)만을 고려한 연평균 지표 온도변화. 실선은 다중 모델의 평균값을 나타내며 음영영역은 모의 결과 중 신뢰도가 매우 높은 범위이다. [출처=IPCC, 자료=기상청]
과거 170년 동안 전지구 지표면 온도의 변화. (검정 실선) 1850~1900년 대비 관측된 연평균 지표 온도 (갈색) CIMP6 기후모델로 모의한 1850~1900년 대비 인위적·자연적 인자를 모두 고려한 연평균 지표 온도변화. (녹색) CIMP6 기후모델로 모의한 1850~1900년 대비 자연적 인자(태양, 화산)만을 고려한 연평균 지표 온도변화. 실선은 다중 모델의 평균값을 나타내며 음영영역은 모의 결과 중 신뢰도가 매우 높은 범위이다. [출처=IPCC, 자료=기상청]

온실가스 안 줄이면 극한 폭염 8.6배 폭증

보고서는 가능한 미래 기후 예측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미래의 기후변화를 전망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2081~2100년의 전지구 지표면 온도는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에서 1.0~1.8℃,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에서 3.3~5.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995~2014년 대비 2100년까지의 전지구 평균 해수면은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에서 0.28~0.55m,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에서 0.63~1.01m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산업화 이전 50년에 한 번 발생했던 수준의 극한 폭염 빈도는 1.5℃ 지구온난화 도달 시에 8.6배 증가하고, 강도는 2.0℃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폭염 등 더위 관련 기후영향인자가 증가하고, 호우와 홍수 또한 강화되고 빈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누적된 CO2 배출량과 전지구 지표면 온도와의 관계. 상단 그림: 과거 자료는(얇은 검정선)는 1850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이산화탄소 GtCO2 배출량의 함수로 1850~1900년 이래로 관측된 전지구 지표면 온도를 보여준다. 중앙선과 함께 있는 회색 영역은 과거 인간에 의한 지표 온난화에 상응하는 추정치를 보여준다. 채색된 영역은 전지구 지표 온도 전망에 대한 매우 높은 신뢰도를 가진 영역으로 두껍게 채색된 중앙선은 다음의 시나리오에 대해 2020년부터 2050년까지 누적 CO2 배출량의 함수로서의 중간 추정치를 보여준다. 하단 그림: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한 과거 및 전망된 누적 CO2 배출량 [출처=IPCC, 자료=기상청]
누적된 CO2 배출량과 전지구 지표면 온도와의 관계. 상단 그림: 과거 자료는(얇은 검정선) 1850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이산화탄소 GtCO2 배출량의 함수로 1850~1900년 이래로 관측된 전지구 지표면 온도를 보여준다. 중앙선과 함께 있는 회색 영역은 과거 인간에 의한 지표 온난화에 상응하는 추정치를 보여준다. 채색된 영역은 전지구 지표 온도 전망에 대한 매우 높은 신뢰도를 가진 영역으로 두껍게 채색된 중앙선은 다음의 시나리오에 대해 2020년부터 2050년까지 누적 CO2 배출량의 함수로서의 중간 추정치를 보여준다. 하단 그림: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한 과거 및 전망된 누적 CO2 배출량 [출처=IPCC, 자료=기상청]

지구온난화 늦추는 유일한 대안, 온실가스 배출↓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유일한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통해 누적 CO₂ 배출량을 제한하고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하게 감축해야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50∼2019년 누적된 CO₂ 배출량은 2,390Gt으로 2011년까지의 누적분 1,890Gt보다 26.6% 증가했다. 보고서는 “인간 활동으로 누적된 CO₂ 배출량과 지구온난화 사이에는 거의 선형적인 관계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탄소중립 도달이 지구온난화를 안정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이고 강력한 메탄 배출 감축이 이뤄진다면 에어로졸이 감소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대기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CC는 제2실무그룹 보고서를 내년 2월,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3월, 종합보고서를 9월 중 승인할 계획이다.

기상청 박광석 청장은 “이번 보고서 승인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상청은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이 보고서가 국내 정책에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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