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개장한 중국, 세계 최대 배출국 오명 벗을까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1.08.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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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5개 온실가스 다배출업체 참여… 저탄소・친환경 전환 가속화 기대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중국 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지난 2월 ‘탄소배출권 거래 관리방법’을 통해 시행을 공표했던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7월 16일부터 정식 개장된 것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는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개장함에 따라 탄소배출권 거래가격 흐름에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정식 개장됨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탄생됐다. [사진=utoimage] 

중국은 우선 발전 부문부터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을 개장했다. 시장 참여자는 의무참여자, 기타 기관 및 개인에 해당한다. 이 중 의무참여자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만6,000tCO2eq에 달하는 발전부문 온실가스 다배출업체로, 2021년에는 2,225개 기업이 선정됐다.

연간 배출량이 2년 연속 2만6,000tCO2eq 미만인 온실가스 다배출업체는 의무참여자에서 제외됐으며, 개장 초기에는 기타 기관이나 개인의 참여가 당분간 제한될 예정이다. 해당 기업들의 CO2 배출량은 연간 40억t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개장 첫 날, 탄소배출 거래 규모 약 410만t

개장 첫 날인 7월 16일에만 일일 누적 거래규모가 약 410만t에 달했으며, 거래액은 약 2억1,000만 위안(약 372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초가는 t당 48.0위안(약 8,490원)이었으며, 종가는 약 51.2위안(약 9,061원)으로 오름폭이 약 6.7%에 달했다. 한 때 장내에 상한가인 52.8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존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범지역에는 전력, 철강, 시멘트 등 20여개 업종의 3,000개 온실가스 다배출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2021년 6월 말 기준, 이들의 누적 거래규모는 약 4억8,000만t, 거래액은 약 114억 위안에 달했다. 시범지역의 탄소배출권 사상 최고 가격은 t당 122.97위안(선전), 최저 가격은 1위안(충칭)을 기록했다.

시범지역 탄소배출권 가격은 2013~2017년 하락세를 보이다 2020년에 소폭 반등했다. 최근 2년 간 시범지역 탄소배출권 가중평균 가격은 베이징이 t당 약 80위안, 상하이가 40위안, 기타 지역은 20~50위안을 기록했다.

중국탄소포럼 등이 작성한 ‘2020년 중국 탄소배출권 가격 조사 보고서’ 전망에 따르면,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은 시장 초기에는 t당 약 49위안, 2030년에는 93위안, 2050년에는 167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7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2025년까지 시장 참여

중국 정부는 탄소배출 규제를 위해 총 3단계에 걸쳐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구축을 추진한다. 1단계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도입 단계로, 중국은 국제 청정개발메커니즘(Clean Development Mechanism, CDM) 등 국제사업에 참여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습득한 바 있다.

이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2단계인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시범운영 진행, 2013년 7개 시범지역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2016년에 푸젠이 포함되며, 시범지역이 총 8개로 증가했다. 2017년에 발전부문부터 전국 탄소배출권 시장을 개설할 계획이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2021년 이후부터 진행되는 3단계는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정식 시행 단계다. 생태환경부는 이를 위한 제반작업으로 2021년 2월과 5월에 관련 거래・관리 방법 및 규칙을 발표했으며, 7월 16일에 발전부문부터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을 정식 시행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개장됨에 따라 산림탄소흡수 및 재생에너지발전원 활용이 급증해 친환경・저탄소 생산・소비방식이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utoimage]

이에 따라 석유화학, 화학, 건설, 철강, 비철, 제지, 항공 등 7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도 2025년까지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 포함될 방침이다. 이들 업종의 총 CO2 배출량은 80억t으로 중국 CO2 배출량에서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종이 본격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포함되면, 향후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생태환경부는 이번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개장으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의 저탄소・친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산림탄소흡수 및 재생에너지발전원 활용이 급증해 친환경・저탄소 생산・소비방식이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사전 준비단계로 운영한 8개 시범지역 시장을 전국 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일정계획 및 로드맵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 시장 참여자는 시범지역 시장에 참여할 수 없다는 중복참여 제한과 신규 시범지역 시장 설립을 규제하는 규정은 있지만, 전국 시장으로의 구체적인 전환 방안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높은 산업화 전략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국가로 발돋움한 중국이지만, 이를 통해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라는 오명도 함께 안았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줄어야 성공적인 기후보호가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기후위기 대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중국인만큼, 이번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개장 이후 변화하는 중국 내 탄소중립 움직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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