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 스마트팩토리 시대 앞당길 스마트 유지보수 솔루션이 온다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9.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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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처리 전문인력 확충 방안 나와야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끝을 모르고 모든 업종에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자 제조업계는 설비자산을 비호하겠다는 자세로 방향을 틀었다. 대동소이한 제품으로 차별성을 만들기 어려워지자 설비 다운타임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온당하다고 본 것이다. 생산설비가 언제든 최상의 상태로 가동되는 것은 제품 품질, 나아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 

이 같이 최근 설비자산의 가치에 눈 뜬 제조업계를 겨냥한 예지정비(Predictive Maintenance) 솔루션이 두드러진다. 솔루션 공급업체들이 앞다퉈 지능화 스마트팩토리 시대를 열 예지정비 솔루션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설익은 기술력으로 업계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 위해 제조 데이터 전처리와 전문인력 보강 대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스마트팩토리에서 데이터 수집 및 통합 단계까지는 지체 없이 수월하게 진전한다. 이후 분석 단계에서 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역량을 갖춘 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utoimage]
스마트팩토리에서 데이터 수집 및 통합 단계까지는 지체 없이 수월하게 진전한다. 이후 분석 단계에서 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역량을 갖춘 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utoimage]

예전처럼 설비 전검한답시고 망치로 두드려보거나, 몇몇 부분을 해체해 들여다보는 방식이 통하기에는 현재 공장 설비들은 복잡다단한 모양새이다.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설비·장비들은 계속해서 탑재되고 있고 인간이 이상징후를 짚어낼 수 없는 고감도의 모터, 센서 등도 밀려들어오고 있다.

장인도 울고 갈 예지정비 솔루션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예지정비는 전류, 전류 소모량, 속도, 가속도, 진동, 음향, 온도, 초음파 등 설비·장비 데이터 이상 유무를 감지해 더 큰 피해를 양산하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솔루션이다.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진단해 예측한다는 점에서 지능화 스마트팩토리 면모를 갖췄다. 

예지정비는 장비가 고장나면 모니터링 화면에 경고등을 보내 조치하게끔 알려주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공장내 수많은 설비·장비와 제조 데이터를 모아 예측 모형을 만드는 데이터 과학기술이다. 건전성 예측 및 관리(PHM, Korea Society for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학회는 예지정비 솔루션이 △정보수집 △이상 탐지 △상태 진단 △고장 예측을 수행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개화기 맞은 예지정비 시장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업체들이 너도나도 예지정비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제조 통합 분석 및 모니터링 시스템인 위즈코어의 NEXPOM은 사용차 친화적인 예지정비 솔루션의 근간이 된다. NEXPOM은 제조 데이터를 수집 및 가공해 유의미한 데이터로 분석 시각화 해 실시간으로 공장 운영 현황 모니터링을 가능케 한다. 별도의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도입할 필요 없이 NEXPOM 모듈 내 필요한 기능만을 선별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 적합한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다. 위즈코어 관계자는 “NEXPOM은 타 솔루션 대비 서비스 확장 기능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제조 현장에 필수적인 KPI 중심의 솔루션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 중 하나이다”고 소개했다.

웨다는 BluAI를 통해 각 공정 마다 설비에서 수집되는 Raw·Sensor 데이터와 공정 및 외부 조건(날씨, 보관기간 등)의 다방면의 데이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공정의 최종 결과값을 예측하고, 사전에 품질을 관리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기치 않게 설비가 멈추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도록 BluAI Tabular를 통해 예지정비도 지원한다. 웨다 최치민 대표는 “BluAI를 통해 데이터 자동 생성, 모델 자동 생성 기능을 이용, 빠르게 AI를 도입해 경험 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후에는 BluAI의 고급기능(전문가 모드)을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luAI Tabular는 △데이터 자동 생성 △AI 모델 자동 생성 △데이터 연계 및 제어 호출 기능 등 특징을 갖고 있다. 

비앤에프테크놀로지는 복잡하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플랜트 전문 설비고장 예측 솔루션을 내놨다. 산업용 데이터 플랫폼 HanPrism은 분산된 산업현장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는 실시간데이터를 손실이나 왜곡없이 수집·가공·분석·시각화 한다. 또한, 다양한 데이터 분석도구를 제공해 데이터를 유용한 정보로 전환하고 사용자의 최적 의사결정 및 효율적인 플랜트 운영을 지원한다. 각종 공정이 한데 모인 플랜트는 데이터 통합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이기종 설비 데이터가 취합되지 않고 분산된 상태로 방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비고장 예측 솔루션 HanPHI는 AI 기반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패턴인식 기술을 활용해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기기의 잠재고장 혹은 숨은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경고해 설비 예지정비를 구현하도록 돕는다.

예지정비 구축에 필요한 전문가는 △데이터탐색, 통계 및 머신러닝 모형을 설계하는 데이터사이엔티스트 △분석환경 및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이터 엔지니어 △업무 기반 데이터 프로세스 설계 및 구현, 수집, 적재, 통합 및 시각화를 구현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등으로 구성된다. [사진=utoimage]
예지정비 구축에 필요한 전문가는 △데이터탐색, 통계 및 머신러닝 모형을 설계하는 데이터사이엔티스트 △분석환경 및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이터 엔지니어 △업무 기반 데이터 프로세스 설계 및 구현, 수집, 적재, 통합 및 시각화를 구현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등으로 구성된다. [사진=utoimage]

ifm도 플랜트 데이터 융합을 통해 예지정비를 유도한다. ifm은 자사의 새로운 IIoT 플랫폼 moneo를 통해 사용자는 완전한 IO-Link 네트워크로 손쉽게 진입할 수 있으며 논리적인 tree 구조를 기반으로 언제든 각 개별 센서로 접근할 수 있다고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사용자의 IO-Link가 moneo로 통합되는 순간, 흩어진 정보 조각들이 뭉쳐 새로운 가치를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모든 탱크의 레벨값을 하나의 전반적인 저장 수치로 조합하면 이 저장값은 다른 관련 정보와 함께 cockpit에서 명확하게 디스플레이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 플랜트와 공정의 중요한 모든 값의 개요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관리자 부재시, 레벨이 낮아지거나 fan 모터의 진동이 위험 수준으로 증가하는 경우, moneo는 즉시 이를 알리고 이메일로도 공지한다. 이를 통해 적시에 유지보수를 단행할 수 있고 혹은 순조로운 작동을 위해 수동 리필 공정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이다. ifm 관계자는 “moneo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간편하게 확대시키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관리되지 않고, 방대하며, 복잡 난해한 소프트웨어의 시대는 저물고 간결함, 사용자 친화적이고 독창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고 밝혔다.

포스텍은 S그룹 자회사 선박엔진 업체에 생산 공정의 진행률을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관리하는 AI 기반 조립공정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크게 3개의 시스템으로 구성됐는데 △각 작업대의 제품 공정률을 자동인식하는 공정 인식 시스템 △현 작업대의 제품의 고유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 확인 시스템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의 실시간 진행상황을 집계·관리하는 공정관리 시스템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자사는 제조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위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예지정비 및 품질 관리, 비전시스템 통한 공정률 실시간 자동 집계, 비콘을 이용한 실내 위치 확인 기술, IoT 기반 레이저 거리 센서를 이용한 위치 확인 기술, 자재(강재)의 무게를 이용한 적치장 재고 관리, OCR 판독을 통한 문자인식 기술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과제는 데이터 전처리 전문인력 확보

이렇게 좋다는 예지정비를 바라보는 수요기업들은 관망세가 짙다. 글로벌 모션컨트롤 솔루션 업체 A씨는 “현장에서 예지보전 솔루션에 대한 문의는 부쩍 늘었다만 호기심 정도로 보여진다”며, “모터 옆에 각종 장비들이 소음, 진동을 발산하고 있는데 측정한 진동값이 과연 해당 장비에서 기인한 것인지 의구심을 내려놓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급업체들도 인정하고 있는 설익은 기술력으로 정확하게 이상징후를 짚어낼지 불신하는 것이다. 

예지정비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데이터 관리에 진땀을 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크베이스 김성진 대표는 KOFAS2021에서 “공장마다 실제 수집할 프로토콜, 형태가 다 다르고, 수집해도 모두 저장하면 몇 일만에 수십억, 수백억 건이 쌓인다”며, “사실 분석 예측보다는 데이터 전처리하는데 80% 이상 자원과 역량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예지정비를 바라보는 수요기업들은 관망세가 짙은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utoimage]
예지정비를 바라보는 수요기업들은 관망세가 짙은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utoimage]

인공지능(AI)으로 구현되는 예지정비의 성패는 결국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 달렸다. 딥러닝을 비롯해 모든 기계학습 모형들은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좋은 성능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정제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위즈코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생산, 설비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에 맞는 KPI를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후 개선 목표와 수집되는 데이터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해당 부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거나 시스템 운영에 있어 실패할 가능성이 다분해 진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산업에서의 공정이나 품질관리는 해당 분야마다 상이하며, 기술의 발전이 빠른 만큼 하나의 범용성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기가 점차 버거워지는 양상이다. 기업에서 AI 솔루션 도입하기 주저하는 상황은 이러한 연유에서도 비롯된다. 

비앤에프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한 수요기업은 실제 각 사업소마다 설비데이터가 분산돼 관리되고 있었기에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와 부서 간 데이터 관련 협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며,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서 데이터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고 부서 간 공유가 원활해져 업무 편의성을 높였다.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새로운 가치가 꽃피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통상 스마트팩토리에 첫발을 내딛게 되면 제조기업들은 기초 단계인 데이터 수집 및 통합 단계까지는 지체 없이 수월하게 진전한다. 이후 분석 단계에서 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역량을 갖춘 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다.

예지정비 구축에 필요한 전문가는 △데이터탐색, 통계 및 머신러닝 모형을 설계하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분석환경 및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이터 엔지니어 △업무 기반 데이터 프로세스 설계 및 구현, 수집, 적재, 통합 및 시각화를 구현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등이다. 기업 자체에 이러한 인력을 보유하기 쉽지 않고, 예지정비 관련 업체 또한 데이터 전문가와 산업 전문가 모두를 갖춘 경우도 찾기 어렵다. 기계학습 위시의 AI기술력에다 설비 전문가들이 동참해야 산업현장의 실질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정교한 예지정비 기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웨다 최치민 대표는 “기존에는 특정 부품의 이상 동작에만 집중한 솔루션 개발이 주를 이뤘다. 특정 부품에 대한 예지보전만을 실시하면, 설비 전체에서 발생하는 이상징후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며,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의 예지정비가 실현 돼야 실제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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