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끼이미징, ‘솔라리안’으로 BIPV 시장 ‘혁신’ 이끈다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2.06.02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IPV에 분광학 접목해 ‘디자인·성능·내구성’ 대폭 개선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제로에너지빌딩(ZEB) 의무화 시행 이후, 점차 대상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 시장에 다양한 특징을 보유한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축외장재라는 BIPV의 특성으로 인해 주로 태양광 제조기업의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발전설비로서의 기능보다는 건축외장재로서의 기능이 우선시되는 BIPV 제품개발에 있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옥토끼이미징 안경회 대표는 “솔라리안은 자연 그대로의 빛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색을 구현해 건축시장에서 요구하는 필수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BIPV”라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옥토끼이미징의 등장은 이러한 시장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반가운 만남이었다. 1993년부터 전시, 공간 디자인 분야를 아우르는 수많은 실적과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문화를 선도하는 대표 전시기업인 옥토끼이미징의 BIPV 시장 진출이었기 때문이다.

옥토끼이미징 안경회 대표는 “당사는 전시모형제작,전시사업부문,과학관,박물관,홍보관,테마파크기획,행사이벤트 등 전시 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해온 전문기업”이라며, “2050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서 우리가 일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BIPV 컬러 태양광 모듈 ‘솔라리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시 디자인에서 에너지 디자인 전문기업으로

옥토끼이미징은 태양광산업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기업이지만, 창의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전시업계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기업이다.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기획, 디자인, 설계, 시공, 운영 등을 총괄해왔다.

안 대표와 BIPV의 만남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건축 디자인 공부를 위해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을 방문하던 안 대표의 눈에 에너지를 아끼던 건축물들이 점차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이 각인됐다.

안 대표는 “패시브(Passive) 건축이 발달한 유럽에 지난 2014년부터 액티브(Active) 건축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컬러 염색 유리를 사용한 BIPV가 있었다. 당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조금 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제조 가능한 BIPV를 고민했고, 분광학(Spectroscopy)을 접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리즘을 이용해 물체나 원자에서 방출되는 빛을 분리하는 기술인 ‘분광학’은 나눌 분(分), 빛 광(光)의 뜻으로, 쉽게 무지개를 떠올리면 된다. 빛은 물방울 등을 통과해 굴절되면서 여러 갈래로 분산되며, 각각의 색깔(파장)을 나타낸다. 굴절된 빛이 일곱 빛깔 무지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분광학의 기본 원리이다.

안 대표는 BIPV에 광학적인 색을 입히길 원했고, 지난 2018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책과제에 1위로 선정돼 3년간의 노력 끝에 ‘솔라리안’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옥토끼이미징이 자사 화성공장에 솔라리안 실증센터를 구축한 모습. 연잎구조의 초소수성 구조를 가진 유리표면을 이용해 표면에 오염된 이물질이 달라붙어 발전효율을 떨어뜨리는 단점을 개선시켰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컬러 유리를 부착한 모듈은 일반 PV 모듈에 비해 발전효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안 대표는 분광학을 이용해 빛의 투과율을 높였다. 여기에 어두운 환경에서도 빛을 받아들이는 나방 눈의 구조를 접목해 흡수율을 더욱 높였다.

안 대표는 “나방의 눈은 밤에도 아주 적은 양의 빛을 받은 상태에서 사방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나방 눈의 구조로 빛을 흡수해 태양광 셀에 전달하고, 반대쪽에는 특수 나노 코팅으로 컬러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일반적인 필름형 BIPV는 12%, 도트형 BIPV는 14%의 발전효율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박막증착으로 제작한 유럽의 BIPV 전문기업들도 15.6% 정도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그레이 컬러의 솔라리안은 최대 효율이 18.7%에 달할 정도로 일반 PV모듈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치다.

또한, 기존 투명 유리 투과율이 90%인데 반해, 솔라리안은 97%나 된다. 옥토끼이미징이 자사 브랜드 솔라리안을 ‘세계 최고 고투과 컬러를 적용한 태양광 모듈’이라고 홍보하는 이유다.

“BIPV 인식 전환으로 모두 함께 성장하는 시장 만들 것”

발전량 저하, 색 변질, 빛 반사, 유지보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여전히 건축물에 BIPV 사용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자인과 성능에만 집중해 내구성은 등한시한 제품을 공급하면, 향후 국내 건설시장에서 BIPV의 활약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안 대표는 “빛 반사 등 벌써부터 BIPV 적용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많다”며, “단순히 나만 잘 살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닌, 전체 시장이 성장해 모두가 행복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러한 생각은 솔라리안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무광 파스텔로 빛 반사가 적어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제품을 구현했다. 또한, 비와 눈에 의해 오염물질이 자동적으로 씻겨 나가게 하는 ‘자가 세정 기능’도 강화시켰다.

연잎구조의 초소수성 구조를 가진 유리표면을 이용해 표면에 오염된 이물질이 달라붙어 발전효율을 떨어뜨리는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매연 등 끈적끈적한 특성을 가진 도시의 오염물질은 툭툭 털면 떨어지는 일반적인 먼지와는 다르다. 한 번 표면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안 대표는 실증센터 BIPV 패널을 색상별로 마이크로 인버터에 연결해 색상에 따른 패널의 실제 발전효율 등 철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안 대표는 “BIPV의 유리 표면은 매끈해야한다. 당사 제품은 유리 압착기에도 잘 붙지 않을 정도로 매끈한 표면을 구현해냈다”며, “표면 변화, 안료 사용 등 인위적인 방식으로 색을 구현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빛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디자인과 성능, 내구성 등 건축시장에서 요구하는 필수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솔라리안은 국내 BIPV 시장의 올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안 대표의 노력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진 않을 전망이다. 솔라리안 생산력을 높여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햇빛이 세고 고층건물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솔라리안은 유리 안의 규소 배열을 조정함으로써 빛의 굴절값을 이용해 색을 발현하고, 빛의 투과율은 유지한다. 모르포 나비의 날개가 빛을 발하는 생체 방식이 적용된 것이다. 현재까지 30가지의 색을 구현해냈지만, 이론적으로는 230가지 색 구현이 가능하다. 안 대표의 목표는 120가지 색 구현이다.

안 대표는 “국내 BIPV 시장이 활성화돼야 세계 시장을 호령할 수 있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도 중요하지만, 국내 BIPV 기술력의 모범이 되는 옥토끼이미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