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 이현조 단장, “스마트제조 선순환 구조 정착 위해 디지털화 뒷받침할 것”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2.06.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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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는 ‘개방형 혁신’ 중요성 강조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2020년 1월 중소벤처기업부 내에 스마트제조혁신 전담 조직으로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이하 기획단)이 출범했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기획단은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위기를 맞은 국내 제조업에 활로를 열었다. 대기업 중심의 그동안의 정부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아래로부터의 지원 정책으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정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2022년까지 대목표로 했던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 이현조 단장은 중소제조기업이 고부가가치 기반의 4차 산업 혁신으로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스마트공장의 확산과 함께, 스마트제조혁신 지원 정책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간 구축된 기초 수준의 스마트공장의 고도화 단계에 발맞춘 빠른 대응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말부터 △디지털 클러스터 △K-등대공장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 등 구체적인 고도화 모델을 제시하는 한편, △데이터·인공지능 활용 플랫폼(KAMP) 활성화 지원 △인공지능 컨설팅·실증사업 △스마트제조 표준화 △제조데이터 촉진자 양성 등 제조혁신 생태계 전반의 질적 고도화에 포커스를 맞췄다.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이 고도화돼 가고 있는 가운데 올 1월 새롭게 이현조 단장이 취임했다. 이현조 단장은 인더스트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제조의 선순환 구조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 그에 따른 매출액 증가에서 다시 스마트공장 고도화에 재투자로 연계되는 구조를 뜻한다. 이현조 단장은 “그동안 스마트공장의 양적인 확대를 통해 스마트제조 혁신의 기반을 조성했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스마트공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중소제조기업이 고부가가치 기반의 4차 산업 혁신으로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에게는 ‘개방형 혁신’의 중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수요·공급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협업을 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인더스트리뉴스가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 이현조 단장을 만나, 고도화돼 가고 있는 정부의 스마트제조혁신 관련 주요 정책과 향후 지원 방향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이현조 단장과의 일문일답.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이 고도화되는 중요한 시점에 단장에 취임했다. 각오가 있다면?

지난 1월 단장으로 취임한 후 그동안 중기부가 추진해 온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면밀하게 들여다보았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되고, 근로환경이 개선되고 고용도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공장의 양적인 확대와 함께 공급기업이 증가하고, 다양한 스마트제조 연구기관과 협·단체들이 신설돼 활발히 운영되는 등 중소기업 스마트제조 생태계가 어느 정도 조성됐다고 본다. 다만,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의 현실적인 한계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구축된 스마트공장의 77.9%가 대부분 기초단계이고, 스마트제조혁신의 한축인 공급기업의 기술력도 미국, 독일 등 선진 제조 강국에 비해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 그에 따른 매출액 증가, 스마트공장 고도화에 재투자로 연계되는 스마트제조의 선순환 구조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스마트공장의 양적인 확대를 통해 스마트 제조혁신의 기반을 조성했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스마트공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조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선도모델 구축을 확대하고, 스마트제조 전용 R&D 지원도 더욱 확대해 공급기업 핵심 기술력도 강화하겠다. 그리고 중소 제조기업이 고부가가치 기반의 4차 산업 혁신으로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화를 뒷받침하겠다.

중기부는 제조데이터 거래소를 구축해, 중소기업들의 제조데이터 공유 및 거래를 유도하고, 기업의 데이터 자산화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진=utoimage]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획단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올해 말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라는 보급 목표 달성 가시화와 함께, 생산성 및 기업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2020년 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평균적으로 생산성 28.5% 증가, 품질 42.5% 향상, 원가 15.5% 감소를 비롯해 기업당 고용은 2.6명, 매출 7.4% 증가하고 산업재해는 6.1% 감소하는 성과가 나타났다. 그 외에도 세계 최초 ‘민관 데이터·인공지능 활용 플랫폼(KAMP)’ 구축으로 중소기업에 데이터 활용 서비스를 제공해 중소기업 및 학계, 연구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인프라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공급기업, 대학·연구기관 등 스마트 제조혁신 생태계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가 증가하고 역량이 향상되고 있다. 예를 들면 400여개였던 공급기업이 1,600여개로 증가했고, MES, ERP 중심에서 AI, 머신비전 등 데이터 기반 솔루션으로 확대되고, 여러 대학·연구기관 내에 스마트 제조혁신 관련 연구·지원조직이 신설돼 운영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공장이 코로나19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 복지부, 식약처를 비롯해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서 마스크, 진단키트,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등 케이(K)-방역 제품 대량 생산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을 통해 EU 중심으로 추진 중인 Gaia-X 프로젝트에 참여해, 비EU 국가 최초로 ‘Gaia-X 허브’를 설치해 글로벌 제조혁신 트렌드 도입 여건도 마련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주요정책을 소개한다면?

그동안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활용해 스마트공장 등 개별 공장의 제조시스템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 창출과 기업간 협업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 시장의 경쟁 우위 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 시장의 융합까지 확장해 신시장 개척과 고용 창출까지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기부는 가치사슬 또는 협업기업 등 다수 스마트공장들이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형 사업인 ‘디지털 클러스터’ 사업을 지난해부터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재·부품, 모듈, 완성품 등으로 이어지는 기업간 분업 생산 연계를 비롯해, 물류·자재관리, 판로·마케팅, 서비스(A/S) 등 제품 생산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에 대해 스마트화를 지향하고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 사업 지원을 계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개별기업의 유연성,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생협력을 통한 제조혁신 생태계 전반의 질적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다.

또 데이터 활용 기술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중기부도 ‘데이터·인공지능 활용 플랫폼(KAMP)’을 구축하고,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form, 인공지능 중소벤처 제조 플랫폼)의 서비스 포털을 통해 클라우드 자원, 제조데이터 표준모델 등을 제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조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인공지능을 적용해 제조과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공지능 컨설팅·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100개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는 ‘제조데이터 거래소’를 구축해, 중소기업들의 제조데이터 공유 및 거래를 유도하고, 기업의 데이터 자산화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체계적인 스마트제조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표준화 및 법제화 등의 추진현황 및 계획이 있다면?

스마트공장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기종 설비·시스템 또는 데이터 간의 상호운용이 가능한 표준화가 매우 중요하다. 표준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제조 현장 전문가를 중심으로 ‘표준기술자문위원회’를 운영해 제조 현장에서 꼭 필요한 표준 정책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지난 2년간 데이터 교환형식(KSC IEC 62714-2~3 2종), 스마트공장-데이터수집 플랫폼(KS X 9001-5 시리즈 4종) 등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그 결과물을 활용한 표준 13종을 개발해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업을 통해 제정 완료 또는 진행 중에 있다.

올해는 제조현장의 표준 접근성 및 활용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제조 단체표준개발까지 영역을 확대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기부도 스마트공장 보급, 공급기업 육성, 데이터 활용 촉진 등 중소기업의 제조혁신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법적 근거를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돼 있으며, 동법을 통해 중소기업의 스마트 제조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조속한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

현장에서는 지원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향후 정책 변화의 방향성은?

그동안 스마트공장 등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저변 확대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확대된 저변을 토대로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의 한층 고도화된 제조혁신에 역점을 두고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고도화 △제조기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제조분야 전문인력 양성 △제조선진국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고도화 지원과 함께 가치사슬을 고려한 클러스터 단위 지원, 선도모델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디지털 클러스터’ 조성, ‘K-등대공장’ 구축,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 등 고도화 모델을 적극 확산하고, 이를 위해서 ‘공급기업 전용 핵심기술 R&D’를 확대하고 이러한 선도 모델들이 기업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인공지

능 제조플랫폼 고도화 및 제조혁신법 제정 등을 통해 제조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제조혁신을 실현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제조데이터의 공유·활용·거래를 촉진하도록 인공지능 표준모델 50종을 구축하고, ‘마이제조데이터 플랫폼’을 시범 운영하며, 중소기업을 위한 ‘제조혁신법’을 제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독일 등 EU국가들과 세계경제포럼(WEF) 등 국제기구들과의 ‘제조혁신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스마트제조혁신 관련 주요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앞장서서 이끌고,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홍보 및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내 모든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 및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이현조 단장은 스마트공장 확산과 고도화의 성패는 정부가 지원하는 보급을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기업, 민간이 자발적 활용구축을 끌어내는데 달려있다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고도화된 첨단 스마트공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제조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관련해 ‘제조데이터 촉진자 양성과정’ 지원 정책이 눈에 띄는데?

‘제조데이터 촉진자 양성과정’은 제조 현장의 재직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과 데이터 활용 교육을 통해 제조데이터 촉진자를 육성하기 위해 올해 신규 사업으로 마련됐다. 제조데이터 촉진자는 기업의 의사결정자와 데이터 과학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연계·조정자 역할을 한다. 교육은 AI 솔루션 실증, 선도형 스마트공장 사업과 연계해 생산 공정 최적화, 품질 예측, 설비고장 사전진단(예지보전) 등 제조 현장 적용 중심의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교육을 지원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8개월(비대면 2개월 + 실습 6개월)간 제조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대한 기초 이론교육부터 현장 실습까지 교육하며, 비용은 전액 국비로 100명을 양성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공장 확산과 고도화를 위해 수요 및 공급기업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스마트공장 확산과 고도화의 성패는 정부가 지원하는 보급을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기업, 민간이 자발적 활용·구축을 끌어내는데 달려있다고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민간 스스로의 혁신성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공급기업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혁신 역량을 높이고, 수요기업은 기술 흡수역량을 갖춰야 한다. 또한 수요·공급기업은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스마트공장의 효율성은 제조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수요·공급기업은 제품의 기획, 설계, 제조부터 유통, 마케팅 등 활용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정을 개선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다면 작지만 강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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