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트렌드] 테슬라 ‘배터리 공장’ 독일서 미국 유턴… IRA, 시장 판도 바꿔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09.18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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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미국서 생산하면 원가 40% 절감 예상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메이드인 아메리카’ 정책이 글로벌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이 통과된 이후, 빠른 속도로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의 흐름이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내용을 보여주는 사례로, 최근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보류하고 미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보류했다. [사진=utoimage]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가 배터리 관련 세액공제 자격 문제를 검토한 결과,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인근에 설립하려던 배터리 생산 시설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 더불어 독일 공장에 적용하려던 배터리 생산 장비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한화로 970억원에 달하는 7,4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는 자국 경제 안정화 법안으로, 기후위기 대응 및 관련 공급망 구축을 비롯한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법안에 서명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대한 법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오늘에 관한 것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것이다.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전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 백악관 트위터]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가장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다. 법안에 따르면, 2032년까지 10년간 중·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중고 전기차는 4,000달러, 전기차 신차는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지원한다. 이러한 세액 공제를 통해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세액 공제의 핵심은 대상이 되는 전기차의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비율에 따라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인데, 해당 법안에서는 원자재를 미국 내에서 조달하거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한 국가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제조한 전기차 배터리에 보조금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원자재 비율은 2024년에는 40%, 2026년에는 80%까지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의 대표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배터리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당장 내년부터 전기차의 최종 생산을 북미에서 해야 하고, 광물 조건으로 리튬·코발트와 같은 주요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최소 40% 이상을 조달해야 한다. 음극재·양극재 등 배터리 주요 부품을 절반 이상 북미에서 조달해야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리튬은 이제 새로운 석유”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연관돼 있다.

글로벌 투자 전문기관 번스타인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 75kWh를 IRA 기준에 맞춰 미국에서 생산하면 배터리 원가가 40% 절감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할 시 1kWh당 35달러씩, 미국 배터리 모듈 생산 시에는 10달러의 추가 인센티브가 적용되며, 미국 배터리 원자재로 생산할 때에는 추가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져 정부 보조금만으로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차세대 산업인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테슬라 외에도 주요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적극적인 미국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 배터리 주요 기업들도 미국에 대한 합작 투자와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주도권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면밀한 전략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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