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3만개 시대 도래, 2023년 스마트제조혁신 ‘고도화’ 원년 될까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2.12.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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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클라우드, 5G 신기술 융합이 성패 가를 듯

산업자동화 분야에서 2022년은 긴 장기불황에서 빠져나온 해로 평가된다. 업계는 전기/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통적인 산업분야를 넘어 식음료, 의료, 농수산 등 시장 확대에 나섰다. 높은 성장성으로 글로벌 경쟁이 시작되고 있는 이차전지 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하는 등 민첩한 시장 대응력을 보여줬다. 침체된 경기 상황을 신 시장 발굴 등 전략으로 극복해 나간 모습이다. 인더스트리뉴스는 지난 11월 분야별 ‘2023년 스마트팩토리 시장전망’ 조사를 진행했다. 분야별로도 별도 보도예정이다.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지속,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통령 선거, 경기침체에 따른 장기 불황 등 2022년은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유독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기업들은 ‘지능형’ ‘디지털화’ ‘유연한 서플라이체인 구축’ 등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자동화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연초부터 전망이 밝았던 로봇산업 퀀텀점프, SW시장의 급성장 등은 잇따른 악재에 다소 주춤하면서, 기대감은 2023년으로 이어가게 됐다.

산업자동화 분야에서 2022년은 긴 장기불황에서 빠져나온 해로 평가된다. [사진=utoimage]

인더스트리뉴스가 11월 진행한 ‘2023년 시장전망’ 조사 결과 산업자동화 시장은 분야별로도 2022년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한 2020, 2021년 불황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해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전기/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통적인 산업분야를 넘어 식음료, 의료, 농수산 등 시장 확대에 나섰다. 높은 성장성으로 글로벌 경쟁이 시작되고 있는 이차전지 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하는 등 민첩한 시장 대응력을 보여줬다. 침체된 경기 상황을 신 시장 발굴 등 전략으로 극복해 나간 모습이다. 저변을 확대한 자동화 업계의 2023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022년 스마트공장 3만개 시대 열어, 이제는 ‘고도화’ 단계

2022년,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확산 정책도 일단락됐다. 정부는 2018년 12월 중소 제조업체 절반을 스마트공장으로 만들어 중소기업 ‘제조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비전과 함께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 스마트산업단지 10곳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정부는 연차별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2022년 스마트공장 3만개 시대를 열었다. 정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은 저변을 크게 확대했다는 평가와 함께 성공적으로 1차 임무를 완료했다.

2022년 목표 달성 예상과 함께 정부는 2021년부터 ‘스마트공장 질적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며, 지원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KAMP, 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 출범과 함께 K-스마트등대공장,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제조표준화 등 정책을 추가했다.

성공적인 정책 추진으로 스마트공장 3만개 시대를 열었지만, 여전히 국내 대부분 스마트공장은 기초단계와 중간 1 정도에 머물러 있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스마트공장은 도입 수준에 따라 기초단계, 중간1·2, 고도화 등으로 구분된다. 쉽게 예를 들면 부분적인 데이터화로 실적 집계 등 수준인 기초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설비데이터를 수집하는 중간1, 수집된 설비데이터로 제어까지 자동화 할 수 있는 중간2, 고도화 수준에서는 전공장의 IoT화로 빅데이터 기반의 운영·협업 등까지 가능하다. 기초단계 수준의 3만개 스마트공장을 기반으로 2023년에는 본격적인 ‘고도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는 기초단계 수준의 3만개 스마트공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고도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utoimage]

예산삭감, 컨트롤 타워 부재 등 불안요소

다만 2023년은 대외적으로는 우러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가 쉽게 예상되지 않는 가운데, 대내적인 불안요소의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요소는 정부 정책의 변화다. 정부는 스마트공장 3만개 달성은 자축하면서도, 그동안 스마트제조혁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던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이하 기획단)을 해체했다. 스마트화를 통한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을 늘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과 대비되는 행보다. 고도화 단계로의 진입을 앞둔 상황에 행해진 정부의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이 함께 교차되고 있다.

기획단 폐지와 함께 정부는 스마트제조혁신 지원 예산도 3분의 1 수준으로 삭감했다. 구체적으로 2023년 예산은 올해 예산 3,089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1,057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결국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일부 의원들은 2023년 갑작스런 예산 삭감으로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이제 막 자생력을 키워 나가고 있는 스마트제조혁신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전남여수시을)은 전액 삭감된 스마트공장 기초단계 구축사업을 언급했다. 김회재 의원은 “현장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두 귀를 막고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했다”며, “親기업과 중소기업 활력 제고를 외친 대통령의 약속은 공허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스마트공장 기초단계 경쟁률이 2019년 1.3대 1, 2020년 1.5대 1, 2021년 3.0대 1, 2022년 3.4대 1로 상승하고 있던 상황 속에 일선 중소기업의 필요 수요를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김 의원은 “중소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와 수입원자재 가격폭등으로 신음하고 있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버팀목 역할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취지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시을)도 “윤석열 정부가 스마트공장 고도화가 아니라 공동화(空洞化)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김정호 의원은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했던 ‘스마트공장 40% 이상 고도화’도 말장난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가장 수요가 높은 기초단계는 전액 삭감, 스마트공장 고도화 과제 중 상생형은 아예 반영도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스마트공장 예산 편성 내용을 보면 사실상 지방,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는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장관은 의원들의 지적에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은 중기부의 핵심사업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데에 입장은 변화가 없다”면서도, “다만 현재 ‘미검증된 공급기업 난립에 따른 부실률 증가’ ‘영수증 돌려막기 등 부작용’ 여러 개선의견 있는 만큼 점검도 필요하다. 향후 실사 조사 결과를 가지고 예산‧사업 등 확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2023년 상반기내 발표될 중기부의 실태조사 결과가 향후 정책 방향 설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디지털 전환 수요가 더 큰 폭으로 이어지면서 클라우드 시장에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utoimage]

2023년, 로봇산업 퀀텀점프 기대

협동로봇 등 로봇산업은 2022년의 기대감이 2023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변하는 노동환경, 생산 트렌드 변화 등이 로봇시장에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2022년 국내 협동로봇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를 따로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623억원 규모로 집계된 시장은 2023년 약 44%라는 고성장세로 약 2,200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로봇산업의 변곡점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5G, 배터리 등 로봇에 적용될 근접 기술들의 발달 상황에 따라 큰 수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 현대,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로봇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기류다. 중소 로봇업체들의 동반성장도 예상된다.

머신비전, AI 기반 솔루션 중심으로 급성장

머신비전 솔루션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룰 기반(Rule-based)에서 AI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상태다. 초입 단계로 평가받던 딥러닝 기술이 머신비전 분야에서는 산업 부품 정밀도 등이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사람의 검사작업 중노동을 대체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국내 머신비전 시장은 10.8%의 성장률로 약 1조 5,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 지원 정책에 따라 불안요소는 다른 분야 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머신비전은 상대적으로 높은 초기 구축비용이 들어가 중소기업의 경우 도입 검토에 주춤할 수 있다. 또한 공급망 붕괴에 따라 머신비전 검사 시스템을 구성하는 카메라, 렌즈 등 주요 부품의 수급 상황에 따라 시장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클라우드, 본격적으로 주도권 경쟁 돌입

디지털화에 따른 최대 수혜를 받는 분야는 ‘클라우드’다. 데이터 흐름을 만드는데 있어 필수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위해서는 OT‧IT의 결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징검다리가 바로 클라우드다. MES, ERP 등 관련 IT 솔루션들도 클라우드화돼 가고 있는 추세다. 시장 규모는 전 산업군에서 클라우드화가 진행되고 있어 자동화 분야만 따로 떼 집계는 힘든 상황이다. 2022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5조 1,0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또, 2023년에는 올해보다 25% 증가한 6조 3,750억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에는 디지털 전환 수요가 더 큰 폭으로 이어지면서 클라우드 시장에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AWS, MS애저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IBM‧구글‧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추격하고 있다.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KT‧네이버‧SK C&C 등 국내 기업들과의 본격적으로 주도권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IT솔루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중심으로 부상

본격적인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 중심으로 부각되는 분야가 MES‧ERP로 대표되는 IT솔루션이다. 스마트팩토리가 다음 단계로 고도화를 위해 IT기술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기초단계로 데이터화를 거친 스마트공장에서 실제 취합된 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제어 등 효율화 작업을 위해서는 실시간 생산관리 시스템인 MES, 경영자원을 전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ERP 등 스마트제조 IT시스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제조용 IT 솔루션 시장 규모는 2022년 국내 시장 규모는 약 2조2,000억 규모로 집계됐다. 약 18%의 성장률로 2023년에는 약 2조6,000억 규모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IT시스템 특성상 신기술 개발과 도입이 빨라 2023년에는 AI를 접목한 실시간 생산성 및 불량 분석과 최적화 등을 위한 MES+, ERP‧SCM‧MES 등의 기존 다양한 시스템간 연동으로 가치사슬 전체 최적화 등 고도화 기술 개발이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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