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AI와 클라우드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 산업군 내에서 ‘기술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동화’ 시장에서도 OT와 IT간 결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AI 등 첨단 기술은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세부 기술뿐만 아니라, ‘단일 솔루션’의 시장 진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간 시제품 제작 및 연구개발 용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3D프린팅’은 소재 및 기술개발 속도를 높이며, 어느새 적층제조 시대로의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3D프린팅 솔루션은 기술 등장 초기보다 빠른 출력 속도를 갖추고, ‘내구성’과 ‘정밀도’까지 향상됐다. 또, 제품 안정성 및 ‘반복재현성’까지 높아졌으며, 고품질로 대량 출력까지 할 수 있어 업계 내 수요도 증가 중이다.
내구성‧정밀도 높인 3D프린팅, 수요 증가중
기술력을 갖춘 3D프린팅은 ‘디지털 제조’에 대한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연평균 ‘약 27.5%’씩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약 22.5억 달러(약 2조 91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시장에서도 3D프린팅 솔루션에 대한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정부 차원 ‘제3차 3D프린팅 산업 진흥 기본계획’ 발표까지 예정돼 있다. 또, 3D프린팅 솔루션 전문기업들이 제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적용 소재, 기능까지 다양화하고 있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업계 내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3D프린팅 기술은 일반 플라스틱이나 파우더 분말 소재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티타늄, 인코넬 등 다양한 금속 혹은 합금 소재까지 활용 가능한 단계로 발전했다. 특히 금속 소재는 일반적인 소재보다 내구성이나 강도 측면에서 우수해 자동차, 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와 방식 등 기술 발전을 거듭한 3D프린팅 솔루션이 실제 제품 생산 공정 내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솔루션 ‘도입 의사’ 밝힌 수요기업 증가
인더스트리뉴스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설문 참여자 중 22.6%가 현재 기업 내 3D프린팅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높은 수치는 아니다. 다만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은 응답자 77.4% 중, 단 17.9%를 제외한 ‘59.5%’는 향후 3D프린팅 관련 솔루션 도입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도입한 기업과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의 수치를 합하면 ‘82.1%’다. 전체 기업 중 4/5 이상이 3D프린팅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솔루션을 활용 중이라고 대답한 22.6%는 ‘생산용 부품’과 지그 및 고정구, 시제품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품 제작에 적용하고 있다는 응답도 존재다. 간단한 주문제작 제품, 형상 구현이나 가공이 어려운 제품을 제조하는 경우에는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3D프린팅을 통해 기업 내 생산성도 향상됐다. 솔루션을 구축한 응답자 중 92.9%가 솔루션 구축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전했다. 솔루션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는데,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35.7%’, 대체로 만족한다는 답변은 ‘64.3%’로 집계됐다. 생산성 향상과는 별개로 응답자 전원이 솔루션 경험에 대한 만족 의사를 밝혔다.
솔루션을 구축한 기업 담당자는 “3D프린팅은 초기 도입비용 부담이 존재하지만, 시제품 제작이나 부품 양산 등에 매우 적합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복잡한 형상을 가진 제품이나, 기존 가공 방식을 활용하기 어려울 때 3D프린팅 솔루션을 활용해 간편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3D프린팅, 실제 ‘부품 생산’ 가능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3D프린팅을 활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프린터 헤드 지그 부품 생산 사례가 있다. 잉크젯 및 레이저 등 일반 프린터를 생산하는 한 업체는 SAF(Selective Absorption Fusion) 방식 기반 3D프린터를 사용해 ‘빌드 한 번’으로 조립품 180개를 12시간 이내에 출력, 하루 360개에 달하는 지그 조립품을 제작했다.
프린터 업체 관계자는 “기존 사출 금형 방식을 적용해 제작했다면, 금형 제작에만 8주~12주 소요됐을 것”이라며, “3D프린팅을 통해 금형 제작에 걸리는 시간과 동일한 기간 동안 부품을 2~3만개 제작할 수 있어 연간 최대 12만개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항공기 파트 생산 사례도 있다.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둔 항공사 중국동방항공(CEA)은 항공기 600여대로 이뤄진 현대화된 플릿을 운영하며, 177개국 1,062개 도시로 출항하고 있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 CEA 항공기에 대한 정비 및 파트 수리 작업은 동방항공테크닉에서 맡고 있다.
동방항공테크닉에 따르면, 작은 실수로 인해 기내 파트가 파손되면 사전에 지정한 파트 공급업체로부터 새로운 부품을 구매하는데 최대 3개월이 소요된다. 비용 부담도 크기에 엔지니어들은 3D프린팅을 활용하게 됐다.
이에 CEA는 3D프린팅 작업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해 항공기 내 △좌석 팔걸이 △기내 손잡이 커버 플레이트 △수하물 홀더 잠금장치 △전자 비행 정보 장치 거치대 △신문 홀더 같이 다양한 파트를 생산했다. 특히 신문 홀더는 기존 구매 소요 시간이 35일에서 ‘3일’로 줄었고, 구매 비용도 819 달러에서 420 달러까지 ‘약 48%’ 절감됐다.
여전히 ‘한계’는 존재, 솔루션 ‘세분화·다양화’ 추세
최종 사용 부품 제조에 활용되고 있는 3D프린팅이지만, 일관성 및 신뢰성 등 분명한 한계점도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여겨지는 3D프린터를 구축해 수년 이상 사용해도 동일한 수준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지, 제조하려는 부품을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생산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또, 적용을 하려고 해도 제조업 스마트팩토리 내 공장 플로어단에서 운영되고 있는 하드웨어 설비들과 비교하면, 관련 설비들이 △SCADA △MES △IoT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되면서도 ‘업타임’이 높은 것에 비해 3D프린팅은 아직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IoT와 센서도 기술 발전을 거듭하며 성장한 것처럼 3D프린팅이 갖고 있는 한계점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극복이 될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3D프린팅 기술은 지속 발전하고 있으며, 기술개발 또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3D프린팅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에서는 이전보다 실질적인 사용성을 보장하는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및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일반 제조업뿐만 아니라, 의료·바이오나 항공우주 및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제품을 지속 출시 중이다.
아울러 ‘개방형 소재 시스템’을 적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재료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추가로 3D프린팅 솔루션에 대한 ‘구독 서비스’도 등장했다. 고객이 느끼는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계를 뛰어넘고, 시장을 넓히기 위해 제품별 다양한 기능 제공과 사용자 필요에 따른 옵션 추가를 지원하는 등 3D프린팅 업계는 사용 목적에 맞는 유연한 솔루션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 지원 지속, 상반기 중 ‘3차 계획’ 발표
정부 차원에서도 3D프린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인지하고, 솔루션 공급 시장 확대 및 산업 현장 활용 가속화 등을 위해 2016년 ‘삼차원프린팅산업 진흥법’ 제정을 통한 지원에 나섰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논의를 거쳐 ‘3D프린팅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 4대 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계획은 충실한 계획 이행을 위해 매년 수정·보완 중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22년 3D프린팅 산업 진흥 시행계획’에서는 △3D프린팅 현장 활용 가속화 △차별적 기술력 확보 △혁신·성장 중심 산업 기반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 분야별 10개 과제를 수립해 지속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3D프린팅 솔루션 수요기업과 공급기업간 동반성장을 위한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각 지역별 개소한 3D프린팅 지역센터별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기업의 3D프린팅 솔루션 활용 및 제작을 돕는다. 또, 제조혁신 및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을 위한 응용기술 개발을 위해 시장 파급력이 크고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3D프린팅 응용 서비스를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향후 추진 계획을 담은 ‘제3차 3D프린팅 산업 진흥 시행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적절한 솔루션 ‘선택’이 중요
올해부터 향후 5년간 3D프린팅 솔루션은 부품 제조, 지그와 픽스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D프린팅 신규 솔루션 도입을 고려 중이라면, 다양한 소재와 방식을 갖춘 3D프린터 중 활용 목적에 맞는 적절한 솔루션을 적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폴리젯(PolyJet)과 SL 방식은 프로토타이핑 용도로 사용되며, 산업용 등급 재료로 입증된 재현성과 신뢰성 및 디테일한 표현력을 갖추고 있다. 또, FDM 방식과 SAF 방식 등은 주로 최종 부품 양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두 방식은 높은 수준을 갖춘 정확성과 일관성, 광범위한 재료 옵션 같은 특징이 있다.
스트라타시스 문종윤 지사장은 “3D프린팅 솔루션을 선택할 때는 애플리케이션 활용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며, “더불어 내구성과 완성도, 풀컬러 구현 등 다양한 니즈 중 우선순위를 따져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해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구축하려는 3D프린터가 필요 사양보다 ‘오버스펙’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것보다 높은 사양을 갖춘 솔루션 도입은 기업에 비용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며, 제품 성능을 100% 활용하지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3D프린팅 시장 확대 위한 논의 진행
인더스트리뉴스에서는 지난 3월 13일 ‘2023년 제조산업 발전을 위한 3D프린팅 산업 트렌드 전망 간담회’를 열고, 3D프린팅 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을 모색했다.
간담회에는 폼랩코리아, 뮤토랩스, 캐리마, 스트라타시스, HP, 더블에이엠, TPC메카트로닉스, EOS코리아 등 총 8개 기업 대표 및 관계자들이 참석해 ‘3D프린팅 산업 분야’ 내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구체적으로 △2023년 3D프린팅 산업의 화두 및 전망 △최신기술 및 활용도 △주요 기업들의 사업 전개 방향 △솔루션 확산 전략 등을 순차적으로 논의했으며, 참석자들은 국내 제조업으로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녹록치 않은 현실을 언급했으며, 3D프린팅 기술과 소재 관련 산업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이른 시일 내로 3D프린팅 솔루션이 실제 공정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