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앞두고 핵 능력 과시 의도로 해석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돌아보며 “보기만해도 힘이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북한은 이번 김 위원장 시찰 소식을 전하며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매스컴을 통해 대외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핵 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차기 미국 정부와의 협상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합뉴스는 13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핵물질 생산시설 현지지도 하면서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는 북한의 '핵개발 총책'인 홍승무 노동당 제1부부장이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둘러보며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 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또한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 세력이 공화국을 반대해 감행하는 핵위협 책동은 더 노골화되고 위험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핵무력을 중심으로 한 국방력 강화는 미국과 대응하고 견제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이라고 언급,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정말 대단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핵 과학자들에게 당 결정 관철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공개된 시설의 위치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지만 영변이 아닌 평양 인근 강선 단지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김 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시설 확장 공사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는데, 평양 강선단지 인근의 확장 정황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포착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편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넣고 고속회전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로, 고농축 우라늄은 핵탄두 제조에 사용된다. 북한은 지난 2010년 미국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시설을 보여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