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지난해 반도체 핵심 원자재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전년보다 다소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우리 기업의 대(對) 아시아 반도체 투자가 중단된 상황에서도 핵심 광물의 중국 수입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이어서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 해외경제연구소(연구소)가 24일 배포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핵심 원자재의 최대수입국인 중국 의존도는 2022년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반도체 핵심원자재인 실리콘, 희토류, 텅스텐, 게르마늄, 형석, 갈륨과 인듐의 국내 연간수입액을 기준 수입변화를 분석했다.

이 결과 실리콘웨이퍼를 만드는 실리콘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22년 68.8%에서 지난해 75.4%로 6.6%p 올랐다. 다만 연간 수입량은 9972t으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전년 대비 17.4%p 상승한 74.3%, 갈륨과 인듐은 20.5%p 오른 46.7%로 나타났다. 반도체 연마재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쓰이는 희토류는 2.1%p 상승한 61.7%, 반도체 금속 배선 원료인 텅스텐은 0.4%p 오른 68.6%로 각각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들 핵심 원자재 가운데 불화수소의 원료인 형석만 47.5%로 2.4%p 하락했다.

연구소는 “반도체 핵심 원자재의 주요수입국은 중국이며 형석을 제외한 나머지 광물은 대 중국 의존도가 2022년 대비 상승했다”면서 “실리콘을 제외한 품목의 무역특화지수가 –0.5 이하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 중이며 형석과 게르마늄은 순수입 품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어 “갈륨·게르마늄과 희토류는 각각 지난해 8월과 12월에 중국의 수출 통제가 시행됐으나 대 중국 수입 의존도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반도체법) 영향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서 추가적인 확장이나 설비 투자가 중단된 상황이다. 다만 현지 생산은 특별히 줄지 않았다.

연구소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의 중국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2022년 80.8%에 달했으나, 지난해 0.8%로 뚝 떨어졌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추가적인 사업 확장이나 설비 투자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시안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은 2021년 29%, 2022년 36%, 2023년 37%로 지속해서 상승했고, 올해 4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공장 생산 비중은 49%, 47%, 42% 등으로 하락했지만, 올해도 41%로 40% 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향후 공급망 정책 방향에 대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개입과 산업정책 도입은 타당하다”면서도 “효율적인 정책 설계와 성과 추적을 위한 정보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나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등 글로벌 정보공유 협력체계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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