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위한 태양전지의 전략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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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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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 윤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에너지소재연구센터 태양전지팀장
부산대학교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결정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필자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열전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전략적 경영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새로운 상품의 성공을 저울질하기 위해서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성공한 많은 기업들의 성공사례는 잘 공개되어 있고,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 접해 본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태양광 산업의 관점에서도 많은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기업들이 작성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양광 분야처럼 자체적으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의 부족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의존하는 산업에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좋은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국내의 대기업들이 태양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처해온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세계 시장을 향해 정부가 전력투구를 선언한 이 시점에서 세계적 기업들, 특히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느 방향으로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작성할지 점검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소비자의 욕구를 수용하는 것이 태양광 상품화의 열쇠

국내외 기업들이 현재까지 진행해온 태양전지 시장을 위한 전략을 보면 대부분 생산자의 관점에서만 고려된 면이 많은 것 같다. 생산자의 관점이라 함은 정부의 정책, 발전량, 효율, 수명 등의 정책이나 기술 중심적인 입장을 말한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태양전지의 주요 시장이 대규모 발전소용으로 형성되거나, 소규모 시설이라도 정부의 지원에 의한 일방적 설치를 위해 형성되어 왔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태양전지 기술이 아직 수요자가 요구하는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일단 최소한의 요구를 만족하는 수준에서라도 제품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생산자들은 미래의 전략에 앞서 시장에서 살아남거나,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차별화된 기술의 개발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점을 미래의 실수요자가 될 일반인들에게로 돌리면, 그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주택에 어울리지 않는 태양전지의 디자인이라든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계통 전력에 비해 별로 장점이 없어 보이는 BIPV 설비라든지, 별로 오래갈 것 같지도 않으면서 불편한 휴대용 패널 등 전기의 공급 방법은 대용량 발전에서 스마트그리드 분산전원으로 발전하고 있고, 결국 개인을 중심으로 한 독립전원으로 발전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의 급속한 진보에 따른 생활의 양상이 급속히 변하는 시점에서 이제 이들 일반 소비자를 포함한 미래에 대한 전략적 제안을 해 보고 싶다.

주부, 학생, 농부와 같은 일반인들에게 태양전지의 사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보면, 대부분 막연한 기대와 동시에 기술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떤 태양전지를 가지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일단 가격을 이야기할 것이고, 다음에는 미적 디자인, 무게, 편리성, 수명, 유지보수 등 생산자와는 다른 대답을 한다. 이들은 기술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각하는 생산자와 달리 생활에 대한 유용성과 구매 능력에 주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가 지금과 같이 대규모 발전사업자라면 이것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만약 미래의 사회 양상이 지금보다 더 실생활에 접근해 일반 소비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이를 소비자의 욕구를 수용하는 것이 상품화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따라 미래 생활의 골자가 될 것으로 생각되는 디자인, 유연성, 기능성 세 가지의 관점에서 미래 전략을 제안하고 싶다.


태양전지의 미래 생활의 골자는 디자인·유연성·기능성

먼저 디자인이라 하면 태양전지의 단순한 형상과 색깔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의 생활에서 미적으로 좋은 감정을 가짐과 동시에 기능적으로도 편리성을 만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현재의 주택용 태양전지는 과다한 무게 및 사각형의 투박한 형상을 지니고 있는데, 이런 제품을 원할 일반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최근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주택의 재료와 융합해 만들어지거나, 창문에 설치해 색상이 미려하고 무게가 가벼워서 노인도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하거나, 태양전지를 전원에 연결할 때 간단한 플러그인 방식으로 한다든지 하는, 뭔가 이것을 설치했더니 편리하고 멋있어졌다는 느낌이 나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측면에서 만들어진 태양전지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사실 아직 보이지 않고 있고, 전문가도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런데 어쩌면 조만간 태양전지 기술이 보편 평준화 되면, 기술의 우위보다는 디자인의 우위가 시장을 선점하는 주요 이슈가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혹시 이렇게 된다면 지금 이런 관점에서 미리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해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누가 아는가. 태양전지 시장이 지금의 대면적 TV처럼 디자인이 시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둘째, 유연성이라는 관점은 보다 중요한 면이 있다.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치들이 최근 모두 전기를 사용하는 장치로 전환함과 동시에 급속히 소형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컴퓨터를 포함한 각종 모바일 장치들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들고 다니는 것은 엄두도 못 내었던 것들이다. 이렇게 장치의 모바일화가 가속화되면, 이에 수반된 전기도 건물이나 고정설비에서 끌어오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가방이나 옷 등 소지품 속으로 들어온다.

이러한 경향은 점차 가속화되고 있고, 어쩌면 조만간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전기의 50%까지도 모바일용 전원에서 공급되어야 할 것이다. 태양전지도 여기에 대응해야 하고, 이것은 필연적으로 태양전지의 유연화를 수반해야 한다. 즉, 미래 시장의 상당한 부분은 유연 태양전지의 개발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여러 기관에서 내놓은 분석자료는 ‘유연 태양전지 수요는 충분하지만, 공급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제시하고 있다. 유연 태양전지 기술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미개발이고, 우리도 경쟁에서 이기는 기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관점은 기능화이다. 사실 태양전지는 발전소자이므로, 기능화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지만, 여기서는 다른 기능 소자와 결합한 형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반도체가 단순 기억장치인 메모리 소자와 고부가 기능성의 비메모리 소자로 나뉘듯, 태양전지도 단순한 외부전원이 아니라 기능소자에 내장되어 특별한 기능을 분담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 부분은 상당히 개념적이지만 충분히 미래의 전략적 관점에서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에서 간략하게 일반인 사용자의 관점에서 전략적 생각을 해 보았다. 아주 미숙한 내용이지만 더 많은 좋은 생각과 제안을 유도하기 위한 주제 제언이라고 봐 주었으면 한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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