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19건의 절반, 2022~2023년 비교하면 3~5분의 1 수준
KDB생명, "브리핑 영업 거부 등 바르게 팔자는 의식 강화된 효과"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KDB생명보험의 민원 건수가 전년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매각 실패와 재무 건전성 악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잘 파는 것보다 바르게 팔자"는 의식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KDB생명의 지난 1분기 총 민원 건수는 247건으로 직전 분기 270건 대비 8.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민원의 감소세는 보다 확연해진다. 지난해 1분기 민원 건수는 올해보다 두배 이상 많은 519건에 달했을 정도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2년 1분기에는 민원 건수가 1225건으로 네자릿수였고, 2023년 1분기에는 734건으로 올해 1분기에 비해 3~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건수가 줄어들면서 각 보험사의 계약수 규모를 감안한 비교지표인 ‘10만건당 민원 건수’ 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KDB생명의 10만건당 민원 수는 올해 1분기 15.11건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31.23건)의 절반 수준, 2022년 1분기(68.66건), 2023년 1분기(43.23)와 비교하면 각각 4분의 1,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KDB생명의 민원건수는 여전히 업계내에서 높은 편이지만, 과거 대비 민원 감소 폭은 괄목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KDB생명이 처한 어려운 회사 사정을 고려했을 때 보유계약 이탈과 회사의 관심도 저하로 민원도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실제로 KDB생명은 11년째 산업은행에서 벗어나 새주인 찾기를 11년째 지속하고 있지만 연이은 매각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무적으로도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 163.95%로 생보업계 내에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킥스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자본의 여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통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3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킥스 비율은 190.7%에 이른다. 즉 KDB생명은 업계 평균에 못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다만 KDB생명이 보유한 보험계약 수가 점차 줄어들고는 있어도, 민원 건수 급감과는 무관해 보인다.
KDB생명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수는 1분기 말 기준 163만4860건으로 전년 동기 166만1968건 대비 1.6% 감소하는데 그쳤다.
KDB생명은 민원 건수 급감 현상에 대해 “잘파는 것 보다는 바르게 팔아야 된다는 의식이 자리잡은 결과"라는 설명을 내놨다.
KDB생명 관계자는 “민원 발생을 일으킬 수 있는 브리핑 영업은 아예 회사에서 계약 인수를 거부하는 한편, 소비자 보호팀에서 고객 해피콜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브리핑 영업'이란 각종 세미나 또는 회사의 법정 의무 교육 시간, 모금 행사 등에 보험 설계사가 참여해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것을 말한다. 브리핑 영업은 자칫 상품에 대한 설명 부족으로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또 “영업 채널에서는 생산성을 보는 게 아니고 완전판매율에 중점을 두면서 2022년부터 보험 민원 건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