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세계 최초로 20.1% 달성
  • SolarToday
  • 승인 2015.07.31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효율 태양전지, 한층 값싸고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2012년부터 무기물과 유기물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태양전지 소재 연구를 시작해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고효율의 소재(광전변환 효율 : 18.4%, 공식 인증 효율 : 17.9%)를 합성하는 데 성공하고, 2015년 1월에는 네이처지에 신규 페로브스카이트 조성을 설계 및 합성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이 연구팀은 지난 1월에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추가 효율 향상을 위해 ‘화학분자 교환법’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제조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해 태양광을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고품질 박막을 제조했다. ‘화학분자 교환법’은 서로 다른 화학분자가 순간적으로 교환될 수 있는 공정으로, 결함이 적고 결정성이 우수한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방법이며, 용액 공정을 이용해 대규모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품질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갖는 물질인 FAPbI3(Formamidinium Lead Iodide)을 제조하기 위해 PbI2(DMSO)을 우선 형성 한 후 이 화합물의 DMSO(Dimethylsulfoxide)를 FAI와 순간적으로 교환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형성했다. 이 공정을 통해 제작된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슷한 에너지 변환 효율인 20.1%를 나타냈으며, 이 결과는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REL)로부터 공식 인증받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석상일 박사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래 신재생에너지 경쟁에서 선두를 점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국내에서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공정기술은 대규모 연속공정 기술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정부가 지난 2015년 4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신산업 및 핵심 기술개발 전략’ 이행계획에서 밝혔던 차세대 태양전지 핵심기술 개발 및 신산업 활성화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 효율의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태양전지는 무한한 청정 태양에너지를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변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현재 약 90% 이상 사용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효율은 높지만 고도의 기술과 다량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가격이 고가라는 문제점이 있다. 그 반면, 낮은 가격으로 제작이 가능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던 유기 및 염료감응 태양전지와 같은 기존 차세대 태양전지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효율이 낮아 대규모적인 상용화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짧은 연구 역사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유기 및 염료감응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높다.

이번 연구팀은 2013년 네이처 포토닉스지에 보고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플랫폼 구조기술(광전변환 효율 : 12.0%)과 2014년 네이처 머티리얼지에 보고한 극도로 균일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용액 공정기술(광전변환 효율 : 16.4%, 공식 인증 효율 : 16.2%), 그리고 신규 페로브스카이트 조성을 설계 합성(광전변환 효율 : 18.4%, 공식 인증 효율 : 17.9%)하는 연구 결과를 2015년 1월 네이처지에 보고한 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효율화를 위해 요구되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분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해 세계 최고 효율(인증효율 20.1%)의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

‘화학분자 교환법’ 적용

이 연구진은 결정 구조가 안정하면서 동시에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로서 CH(NH2)2PbI3 기반에 CH3NH3PbBr3(Methylammonium Lead Bromide : MAPbBr3)를 부분 치환한 조성을 설계해 올해 초 네이처지에 보고했다. FAPbI3를 15mole%의 MAPbBr3로 치환한 이 조성을 이용해 공식 인증 효율 17.9%를 보고했으나, 추가적 효율 향상을 위해서는 태양광을 더욱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MAPbBr3 치환 양을 줄임으로써 밴드갭이 작은 조성의 고품질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가 요구됐다. 하지만 소량의 MAPbBr3가 치환된 FAPbI3를 고품질 박막으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개발된 방법으로는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화학분자 교환법’이라는 신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공인된 광전변환 효율이 20% 이상 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해 보고했다. 이것은 저가의 용액공정을 적용해 20% 이상의 광전변환 효율을 갖는 태양전지에 관한 최초의 보고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화학분자 교환법’이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갖는 FAPbI3의 결정구조를 형성함에 있어 PbI2(DMSO) 박막을 기판상에 우선 형성한 후 이 박막상의 DMSO를 FAI와 순간적으로 교환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형성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경우 PbI2 박막을 기판상에 우선 형성한 후 FAI가 PbI2 층상구조에 삽입 반응을 통해 FAPbI3 결정을 형성하는 방법이 적용됐다.

이 경우 먼저 형성된 PbI2막과 FAI가 반응을 통해 FAPbI3 결정이 성장되는 메커니즘으로 결정이 형성되기 때문에 기판상에 FAPbI3가 결정으로 성장하면서 극도로 평탄한 박막 형태로는 제조되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또한, PbI2 표면에서부터 결정 성장 반응이 시작되므로 두꺼운 PbI2막에서는 막의 아래 부분까지 완전히 FAPbI3로 반응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더욱이 PbI2막에서 FAPbI3막으로 상이 합성될 경우 어쩔 수 없는 막의 두께 증가 즉, 부피가 팽창됨으로써 고품질 FAPbI3막은 형성되지 않았다.


그 반면, 이번 연구진이 개발한 ‘화학분자 교환법’은 PbI2(DMSO) 박막을 우선적으로 기판상에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PbI2(DMSO)는 층상 구조를 갖고 있는 PbI2 층간에 DMSO 분자가 삽입된 형태의 결정 구조를 갖는 물질로 추정된다.

이 구조는 층간에 DMSO 분자가 삽입됨으로써 기존 PbI2 구조의 층간 간격에 비해 더 넓은 층간 간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넓어진 층간 간격으로 인해 FAI 분자가 쉽게 삽입됨과 동시에 DMSO 분자가 쉽게 결정 내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FAI와 PbI2와의 반응은 이온성 결합력이 작용하는 반응이지만, DMSO 및 PbI2와의 반응은 이온성 결합력보다 훨씬 작은 분자 간 결합력이기 때문에 FAI와 DMSO와의 교환 반응이 쉽게 일어난다. 또한 PbI2(DMSO)막은 DMSO 삽입을 통한 넓어진 층간 간격으로 인해 단위 구조의 부피가 PbI2에 비해 이미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PbI2에서 FAPbI3로 반응해 발생하는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기존 공정과 화학분자 교환법에 의해 형성된 FAPbI3막의 반응 전후 두께를 비교해 보면, 표 1과 같이 기존 방법의 경우 두께가 2배 정도 증가하는 데 비해, 신규 화학분자 교환법은 미미한 두께 증가만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이는 FAI가 이미 삽입돼 있는 DMSO을 교환해 FAPbI3상을 형성하므로 부피의 팽창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로써 박막 형성시 막에 가해지는 응력을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크랙이나 깨지는 현상이 없는 고품질 박막 형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화학분자 교환법에 의해 형성된 박막은 열처리를 하지 않더라도 FAPbI3 결정막이 형성됐으며, 이 결정막은 한쪽 결정학적 방향으로 결정이 배열돼 있는 고결정성 특성을 보였다. 또한 기존의 방법에 비해 더 매끈한 표면과 더 큰 결정립 크기를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박막 형성 방법을 적용해 FAPbI3를 5mole%의 MAPbBr3로 치환한 고품질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를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그림 2와 같이, 기존 방법에 비해 우수한 광전변환 특성을 보였을 뿐 아니라, 높은 평균 효율과 더 우수한 재연성을 보였다. 또한 그림 3과 같이, 화학분자 교환법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고 20.2%의 효율을 보였으며, 현재는 공정 최적화 작업을 통해 21%가 넘는 효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1.5eV 정도로 낮아진 밴드갭에 기인한 높은 전류 밀도값(24.7mA/cm2)에 의한 것으로, 연구 논문에서는 그 효율이 20.1%로 세계 최고 공인 효율을 기록했다.

실제 산업적 활용 기대

이번 연구는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효율화 및 대면적 코팅이 용이한 신규 공정으로 화학분자 교환법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 조성을 설계한 후 실제로 구현함으로써 세계 최고 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 및 공정 기술을 확보하도록 한 연구다. 이는 기존 상용화된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나 박막형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에 상당히 근접한 결과로, 차세대 태양전지의 실제 산업적 활용도 기대된다. 또한, 화학분자의 교환을 통한 결정화 방법은 고품질 박막 제조에 활용돼 물질의 광전기적 특성 제어 및 소자의 특성을 제어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학문 발전에도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INI INTERVIEW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소재연구본부 석상일 박사

‘분자 교환법’ 통해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개발

기존에 발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 연구와 비교해 이번 연구 성과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에 발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와 비교해 보통의 방법으로는 결정성이 우수하고 균일한 박막 형성이 어려웠던 소재에 대해 ‘분자 교환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본다.

이번 연구 개발 및 성과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고효율이며 저가격인 태양전지의 제조에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대면적 및 모듈화 등 상용화 기술과 결합해 화석연료와 경쟁력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에도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내구성이 우수한 염료감응 태양전자의 구조적 장점과 함께, 인쇄와 같은 저가공정이 가능한 유기 태양전지의 장점, 그리고 무기물과 유기물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소재의 장점 등 각각이 가진 장점은 최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는 기술적 융합을 추구하고자 이 분야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향후 이 연구 결과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대면적 스케일의 연속 코팅 공정과 높은 안정성을 갖는 핵심소재의 개발과 상용화 공정 개발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신진 연구자를 위해 한 마디 한다면?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성 있는 사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It-terms

사이언스 Express판

정식 출판되기 전 시간을 다퉈 미리 알려야만 하는 중요한 논문들만 에디터가 특별 선정해 미리 온라인으로 출판하는 형태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결정 구조

천연광물인 CaTiO3와 같은 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 AMX3 화합물에 대해 러시아 과학자인 페로브스키를 기념해 페로브스카이트 화합물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A, M은 금속 양이온이고, X는 할로겐화물(Halide) 또는 산화물(Oxide)을 포함하는 음이온을 뜻한다. AMX3 구조는 정육면체 단위격자의 꼭짓점에 크기가 큰 양이온(A)이 있고(8×1/8) 가운데에는 크기가 A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양이온(M)이, 각 면 중앙에는 음이온(X)이 존재하는(6×1/2) 구조를 띠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A와 B, X에 어떤 원자(또는 작용기)가 있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 종류가 알려져 있으며, 압전 및 유전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산업적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물질이다. 이번 연구에서의 페로브스카이트는 A 자리에 유기물인 Formamidinium과 Methylammonium이 위치하고, M 자리에 Lead, X 자리에 Halide가 자리잡은 무기물과 유기물이 화학적으로 결합된 화합물이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저작권자 : 솔라투데이 (http://www.solartodaymag.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