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에너지 프로슈머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똑똑한 전력 중개사업자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9.02.20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에너지 프로슈머라 한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기반을 갖춘 전문 전력 중개사업자의 존재도 필요하다.

신지식 기반의 전문성 갖춘 전력중개사업자의 증가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을 키울 수 있다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1980년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21세기에는 산업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엄격한 구분이 사라질 것을 예견하며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기반을 갖춘 전문 전력 중개사업자의 존재도 필요하다. [사진=dreamstime]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기반을 갖춘 전문 전력 중개사업자의 존재도 필요하다. [사진=dreamstime]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수요자원거래시장에 참여하는 공장의 공무팀장께서 감격스러워 하셨던 기억이 있다. 우리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면서 돈을 벌었다는 말이다. 에너지를 소비하며 돈을 쓰기만 하던 부서에서 에너지를 생산해내며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했다는 기쁨과 자부심이었다. 생산공정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며 잠시 줄일 수 있는 전기를 수요자원거래시장에 팔아 수익을 낸 것이다.

한국전력에서 주택의 태양광 잉여분을 아파트 단지에 상계하는 방법으로 판매하는 ‘프로슈머 이웃간 전력거래’ 실증사업을 진행했었다. 에너지 소비자가 생산자가 된 것이다. 잉여 생산량에 대해 아무 대가도 받지 못하는 곳과 전기요금 누진단계가 넘어가므로 요금이 급증하는 곳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반길만한 일이다. 공급관리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한 에너지 수요관리와 시장제도 도입을 통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공급-수요 균형을 이루는 것은 바람직할 뿐 아니라 그동안 정체되었던 스마트그리드에 날개를 다는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프로슈머 시장의 수익모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잉여전력이 많이 있느냐, 소비할 사람이 있냐, 지금의 전기요금으로 활발한 거래가 일어날 수 있겠느냐, 보여주기 정책의 일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냐’ 등이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곳이면서 생산할 수 있는 주체이다. 그러나 판매할 수 있는 주체가 된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내가 생산한 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적절한 가격을 지불할 소비자를 만나는 것은 컨설팅이고 세일즈이며 비즈니스이다. 특히 전기에너지는 실시간 변동성이 크다. 생산할 때 열심히 만들어서 충분히 쌓아두었다가 필요한 곳이 생기면 조금씩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생산된 전기를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팔아야 하는 것이다.

중개사업자는 단순한 브로커 개념이 아닌 에너지 컨설턴트요 전력 펀드매너저로서 잉여처와 필요처를 이어줄만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사진=dreamstime]
중개사업자는 단순한 브로커 개념이 아닌 에너지 컨설턴트요, 전력 펀드매너저로서 잉여처와 필요처를 이어줄만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사진=dreamstime]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프로슈머가 할 것인가? 소비자가 할 것인가? 에너지 프로슈머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개사업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중개사업자는 생산자인 각각의 프로슈머들의 전력 생산패턴(자체 소비를 고려하면서)을 모니터링, 분석,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전기소비자들의 소비패턴과 누진제 또는 시간대별 요금제 대응에 대한 실시간 시뮬레이션 그리고 적정 구매량, 적정 가격을 바로바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중개사업자가 없는 프로슈머는 겉모습만 요란할 뿐 비즈니스가 없는 속 빈 강정이 되기 쉽다. 중개사업자는 단순한 브로커 개념이 아닌 에너지 컨설턴트요, 전력 펀드매너저로서 잉여처와 필요처를 이어줄만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지식기반 사업이요 신산업의 개척자로서 공부를 해야 하고 자본과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수요관리사업자는 이미 에너지 컨설턴트로서 첫발을 내딛은 개척자들이다. 이들이 수수료 경쟁 등 퇴보적 사업운영을 하기 보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기존 ESCO사업자,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태양광 대여사업자들도 장치산업의 전문성 기반에서 진일보한 서비스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러한 전문 중개사업자의 역량을 기초로 에너지 프로슈머시장이 활성활 될 것을 기대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