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KAIST, ‘압력 충전’ 리튬이온 배터리 가능성 찾아
  • 최기창 기자
  • 승인 2019.08.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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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질 내 전극의 리튬 변화 규명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보도블록을 밟으면 자연스레 충전되는 배터리가 발명될 수 있을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은 전자재료연구단 김상태 박사팀이 KAIST(카이스트) 육종민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배터리 충전 및 방전과정에서 압력이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압력을 통해 충전할 수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압전용 리튬이온배터리 소자 [사진=KIST]
압전용 리튬이온배터리 소자 [사진=KIST]

최근 대용량 에너지저장 매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용량 리튬합금배터리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배터리들은 충전 및 방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력으로 인해 용량이 극심하게 떨어지고 부피가 크게 변하는 문제가 있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진이 압력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리튬 전지 전극에 압력을 주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나노 단위에서 일어나는 탓에 실험 환경 조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직접적인 측정 및 관찰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공동연구진은 압력이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을 나노 단위에서 직접 관찰하고 해석하기 위해 대표적인 고용량 리튬합금 전극 물질인 주석을 활용했다. 실시간 그래핀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표면에 발생하는 압력이 주석 나노입자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고, 전극 충전 시에 압력에 의한 방전 현상을 최초로 직접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열역학적 계산과 모델링을 통해 배터리 전극 내 압력 차이를 예측한 뒤 전기화학 에너지 차이가 리튬 이온의 이동 및 방전의 구동력임을 해석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압력과 전극 내의 리튬 이온의 양이 반비례 관계라는 것도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의 밟는 움직임 등 압력을 통해 리튬을 이동시켜 충전하는 배터리를 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구부리거나 밟는 등 외부에서 힘을 줄 때 충전되는 배터리 소자를 개발해 테스트했고, 성인 남성 1명이 밟았을 때 약 0.5mA 정도의 전력이 발생했다. 이는 성인 4명이 저전력 블루투스 모듈을 부착한 센서(약 2mA)를 구동하는 것이 가능한 전력이다.

이번 발견은 의미가 있다. 외부에서 전기를 공급하지 않아도 스스로 전기를 발생시키고 저장할 수 있기 때문. 이 소자는 향후 보도블럭 등에 설치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주변에 낭비되는 폐열, 진동 등의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KIST 김상태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기계에너지를 전기화학 에너지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IoT 센서 등 고효율 에너지 하베스터 설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KAIST 육종민 교수는 “요즘 전기자동차와 ESS 등 안정적이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고용량 리튬배터리 소재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고용량 합금 계열 전극의 디자인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KAIST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소재 분야 국제 저널인 ‘Nature Communications(IF: 11.88, JCR 분야 상위 6.5%)’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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