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쏘아올린 ‘수소법’, 수소경제 활성화 행보 ‘시동’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06.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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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기업 육성펀드 조성 및 국내 최초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 구축 추진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탄소 중심에서 수소 중심으로 에너지원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놓거나 실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 지난해 1월에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당시 ‘수소 모빌리티’, ‘에너지 분야’, ‘수소 생산’이라는 3개의 큰 줄기 아래 로드맵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에는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dreamstime]

수소차 모빌리티의 경우 수소차 620만대 생산 및 수소충전소 1,200개소 구축을, 에너지 분야의 경우 연료전지 발전용 15GW, 가정·건물용 2.1GW 보급을, 수소 생산의 경우 수소생산량을 2018년 13만t에서 2040년에는 526만t으로 확대하고, 수소 가격을 kg당 3,000원까지 하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정부의 로드맵 수립 이후 1년이 지난 올해 1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이 제정됐다. 수소법은 대략적으로 수소 안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 수소에너지 사용을 위한 기반 마련, 수소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수소경제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 최초의 ‘수소법’ 제정국가가 된 이후, 최근 정부는 펀드 조성, 다자간 협력방안 논의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육성펀드’로 에너지신산업 분야 기업 지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지난 2016년부터 조성해 운영 중인 ‘에너지신산업펀드(출자: 한전, 미래에셋)’를 활용해 수소경제 및 에너지신산업 초기 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수소경제 연관 산업 분야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기업(대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투자될 예정이다. 총 5,050억원 규모의 ‘에너지신산업펀드’는 직접투자 3,535억원(70%)과 간접투자 1,515억원(30%)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간접투자 재원 중 1,250억원은 3개의 펀드 위탁운용사를 2017년 11월 선정해 운용 중이다.

‘에너지신산업펀드’의 운용사인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은 ‘수소경제 및 e-신산업 초기기업 육성펀드’(이하 육성펀드) 조성을 위해 지난 6월 15일 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을 공고했다.

수소경제 육성펀드는 ‘에너지신산업펀드’의 하위펀드로, 간접투자 재원(289억원)에 민간‧정책자금(최소 51억원)을 매칭해 340억원 이상 규모로 결성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펀드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초기 단계에 있는 수소경제 산업 분야에서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 수소 기업으로의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조기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수소시장 선점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소경제 육성펀드가 수소경제 산업 및 에너지신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육성과 관련 산업생태계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울러 2021년 2월 시행될 ‘수소법‘에 의거해 지정하는 ‘수소전문 기업’에 동 펀드가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33차 IPHE 총회 종료… 수소경제 활성화 위한 전세계적 논의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수소, 연료전지와 관련된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친환경·고효율에너지 사회인 수소경제 조기구현을 위한 국가간 협력의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1월, 미국 부시 전 대통령의 ‘Hydrogen Fuel Initiative’ 선언에 따라 ‘IPHE(International Partnership for Hydrogen and Fuel Cells in the Economy)’가 출범했다.

‘IPHE’에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독일, 뉴질랜드, 브라질, 아일랜드, 노르웨이, 캐나다, 인도, 러시아, 이탈리아, 남아공, EU, 영국, 프랑스 등 20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출범 후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다자간 연구·실증·상용화 협력 체계 구축, 정책개발·표준화를 위한 포럼 개최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IPHE’는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제33차 IPHE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는 최근의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화상 컨퍼런스 형식으로 진행됐다. 미국, 중국, 일본, 한국, EU 등 20개국의 수소 경제 관련 정부 인사와 전문가가 참여해 전 세계적인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32차 총회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회의에서 각 회원국들은 국가별 수소경제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수소경제로의 도래를 가속화하기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회원국들이 발표한 수소경제 비전 및 전략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최근 독일은 중장기적으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70억 유로를 투자하고, 아프리카 등 해외 인근 국가로부터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해 2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20여개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제33차 IPHE 총회’가 개최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32차 IPHE 총회’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20여개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제33차 IPHE 총회’가 개최됐다. 이들은 전 세계적인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32차 IPHE 총회’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노르웨이의 경우는 수전해 그린수소, CCS를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 및 해양·대규모 운송· 산업분야에서의 수소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호주는 자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수출방안을 모색 중이다.

제33차 IPHE 총회에 참석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수소법 제정과 국방·물류·상용 및 대중교통 등 다양한 분야로의 수소경제 확산을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를 위해 다자간 협의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바, 앞으로도 IPHE 등 국제협의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양자 차원에서도 수소경제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경제 육성 위해 민·군이 힘 모은다

국내 최초로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 구축도 추진한다. 지난 6월 16일에는 자운대 내 국군간호사관학교(대전 유성구)에서 ‘수소 활용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주관 아래 국방부 정경두 장관, 산업부 성윤모 장관, 환경부 조명래 장관, 현대차 공영운 사장,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이두순 대표가 협약당사자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인 수소경제 육성을 강조하는 자리로,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 예정부지 방문 △수소버스 시승 △군 드론 전시 및 수소드론 시연 △‘수소 활용 상호협력 업무협약’ 체결 및 ‘코로나19’ 군 의료진 격려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자운대 입구에 국내 최초로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를 설치한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군사시설 보호와 군사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는지에 대한 심의 절차 등을 거친 후 자운대 입구 부지를 제공하고 △산업부는 수소충전소 설치 관련 제도·정책을 지원하며 △환경부는 수소충전소 구축을 지원하는 등의 협력을 진행한다.

국방부와 산업부, 환경부는 이후에도 타 지역의 국방부 소유 군용지 중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6월 16일 ‘국방부, 산업부, 환경부, 현대차,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 활용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 체결식이 진행됐다. 사진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소드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와 함께 이날 정세균 총리는 수소충전소 예정부지 방문 이후 정세균 총리는 자운대 입구에 배치된 수소버스를 시승, 현대자동차 관계자로부터 수소버스 특징 및 개발·보급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뒤이어 정세균 총리는 육군본부 정보차장으로부터 군에서 추진 중인 드론봇 전투체계에 대한 설명을,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에서 개발한 수소드론 제원에 대한 관계자 설명을 듣고 시연을 참관했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협약식에서 “협약체결로 각 부처와 관련 기업들이 힘을 모아 수소경제로 가는 큰 한 걸음을 내딛었다”며, “수소경제로 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에너지문제도 친환경적으로 해결해나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지원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40년에는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자리 창출,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 중인 정부가 수소경제를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지 정부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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