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관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 월간 FA저널
  • 승인 2016.04.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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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자동화 기업들이 전하는 기업 경쟁력 확보의 비결
2015년부터 이어진 저유가 추세,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저하, 최근 파리에서 개최된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등 산업계 관계자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조선부터 석유화학까지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경영난을 호소하며 경영 혁신을 위한 솔루션을 찾고 있는 지금,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답안은 과연 무엇인가? 이에 FA저널은 이번 특집에서 산업자동화 업계에서 활약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로 세계 경제는 과거에 보였던 눈부신 성장을 구가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각국 정부는 제조업 혁신, 경제 정책 개선, 신산업 육성 등 다방면으로 자국의 경제 상황을 추스르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계는 인더스트리얼 4.0, 스마트 팩토리, 3D 프린터 등의 분야에 주목해 이들을 공정 고도화를 구현하는데 응용하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번 특집을 통해 의견을 표한 FA 분야의 전문가들은 ‘에너지의 활용’에도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특집에서는 산업계가 에너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당위성과, 이와 관련된 솔루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Trend 1. 저유가 기조, 끝이 안보이는 터널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석유시장을 둘러싼 치킨게임으로 인해 국제 유가는 2015년 이래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처음 유가가 하락했을 때는 저유가에 따른 경제 호황을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2016년 현재 이와 같은 의견을 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석유화학과 조선 등 산업 분야의 실적이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해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저유가 추세는 단기간내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저유가 시대가 20
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5년 12월 4일에 개최된 OPEC 정례 각료회의는 결국 감산 합의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1월부로 경제 제재가 해제돼 석유 생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계획인 이란, 셰일가스를 무기로 세계 에너지시장의 패권을 획득하려는 미국의 행보까지 포함하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요원하기만 하다.

물론 유가는 경제·정치적인 요인으로 인해 등락을 반복하는 성향을 보이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저유가 기조는 언젠가 끝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 예로, 에너지관리공단의 ‘2015대한민국에너지편람’에 의하면 석유 가격은 2001년부터 2014년 전반까지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08년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 당 140.70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가 생전에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린 모두 죽는다”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위기를 돌파할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결국 산업계는 힘을 잃게 될 것이다.

Trend 2. 또 다른 리스크,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또한 유가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 역시 한국 산업계가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 기존의 교토 의정서 체제는 선진국에게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으나, 이번 총회는 정도의 차이가 있더라도 모든 나라가 감축 의무를 지도록 규약의 적용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넌지시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총회 결과, 한국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 전망(BAU) 대비 37% 감축하기로 결정했는데,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박정제 매니저는 “이번 총회로 인해 한국은 배출량의 37%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으로, 그에 따라 한국 산업계에는 다각적인 정책적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면서, “물론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유한 자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필연적 상황은 산업계 관계자들로 하여금 기후변화에 대비하도록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환경 보호,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강조하는 기조가 기업 경쟁력 저하를 야기할 일종의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에 개최된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와 유가 변동 두 변수를 모두 다룰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환경 보호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도 맥이 닿아 있는 문제인데다, 지금 경제 상황은 “금융위기 이후 ‘뉴 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했다”는 세간의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이 대규모의 투자로 혁신을 이루기도 어려운 상황이기에 기업에는 ‘깨끗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Trend 3. 선진국, 에너지 절감·관리에 주목하다!
저유가 추세,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로 대표되는 환경 보호 이슈, 범세계적인 경제불황 등 산업계가 고려해야 할 변수는 너무나 많다. 그렇다면, FA 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고자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과연 어디인가? 바로 에너지 절감·관리 솔루션으로, 이번 특집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모두 에너지 관련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에 비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두바이유 장기 유가 추이
산업용 솔루션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에너지 효율에 대한 국외의 관점부터 먼저 살펴보겠다. 2015대한민국에너지편람에 따르면, IEA 소속 11개 회원국의 에너지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원은 바로 ‘에너지 효율’이다. 에너지 효율은 석유, 전기, 천연가스 보다도 중요한 제 1의 연료로, 만일 효율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93%에 달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1974년부터 2010년까지 집계된 통계에 의하면 효율 향상은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20% 정도로 묶어두는 효과를 발휘했다. 때문에 주요 국가들은 중장기 목표 설정을 통해 국가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 집행위원회의 정책을 통해 포괄적인 온실가스 감축 및 지속가능에너지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에게 2020년까지 20%의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을 구현하도록 ‘에너지효율지침’을 수립했다. 각 회원국들은 이 에너지효율지침에 따라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에너지 공급자들로 하여금 자체 판매량의 1.5% 만큼의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특히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 보면, 유럽은 에너지 효율과 관련해서 매우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이드뮬러 안상현 팀장은 “유럽은 에너지 효율·관리에 있어서 굉장히 앞서나가고 있다”면서, “회원국들은 에너지효율지침에 제시된 사항을 의무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한 기업은 벌금을 내게 되며, 제대로 이행한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독일 산업계 동향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범국가적 정책이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외의 시장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전력 모니터링 장비시장은 2017년에 1조원에 달할 정도로 그 잠재력이 커졌으며, 독일에는 이러한 장비를 다루는 군소 기업들이 무려 46만개나 포진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리탈코리아 구도준 부장의 의견을 보면, 유럽이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것은 정부의 의지뿐만 아니라 기업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에너지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TFT(Task Force Team)을 구성해 작은 부품부터 큰 부품까지 하나 하나 체크해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전부 집어내는 방식으로 생산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미국 역시 에너지 효율에 매우 적극적인 상황이다.

미국은 국가에너지정책(2001년), 에너지정책법(2005년), 에너지독립안보법(2007년) 등을 시행해 에너지 효율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한 바 있으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All of The Above Energy Strategy’ 정책을 통해 청정에너지 증대와 수요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집중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우 2025년까지 28%를 감축할 계획이다.

▲ IEA 회원국에서 나타난 장기적 에너지 효율 향상
Benefit. 비용 절감으로 시작하는 기업 경쟁력 강화
이번 특집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모두 비용 절감을 에너지 관리 솔루션이 가진 가장 큰 편익이라고 입을 모았다. R&D 자금 확보, 영업이익 개선 등 각자 언급한 사항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 근본은 에너지 비용 절감이라는 설명이다. 리탈코리아 구도준 부장은 해당 솔루션의 역할을 R&D 자원 확보, 원가 절감에서 찾은 케이스다.

그는 “현재 한국 기업들은 국외 기업들에 비해 원가 자체가 높아 R&D에 대한 투자는 물론 영업이익을 내기도 어려운 상태”라면서, “우선 소비 에너지 양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구체적인 비중에 대해서는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박정제 매니저가 자세히 설명했다. 박 매니저는 “전기로 인한 지출 비용은 제품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므로 기업 운영비와 성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면서, “전기로 인한 비용은 전체 제품 생산 비용의 40%를 차지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코파데이타코리아 김영수 부장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합리적인 투자수단이며, 판매를 통한 영업이익 상승이 어려운 현 경제불황을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1억원을 시스템 구축에 사용하고 연간 1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 에너지 관리 솔루션의 특징이므로 상당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바이드뮬러 안상현 팀장은 전기료 부과 체계를 보면 측정·관리 솔루션의 필요성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팀장은 “평소에 200kW를 쓰다가 갑자기 1,200kW를 쓰게 되면, 한국전력은 1,200kW에 대한 비용을 부과한다”면서, “사용량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표준화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한 전기의 품질 역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Answer. 한국 산업계, 에너지 솔루션을 더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 산업계는 에너지 관련 솔루션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을까? 관심도 자체는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 미국과 유럽같은 선진국에 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먼저 리탈코리아 구도준 부장은 “국내의 모 자동차 기업에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이 기업은 전기료보다는 생산 공정, 프로세스, 업무 효율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라 에너지 관리, 효율과 관련된 장비들은 설계, 관리팀에서 담당하는데, 이는 앞서 그가 언급한 폭스바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그는 국내 기업은 그들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비를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은 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상위단을 관리하는 데에 전력을 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장비들의 관리는 장비를 공급한 기업들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흔히 산업계에서 언급되는 개념인 1차·2차·3차 하청이 그러한 예로, 구 부장은 “독일을 포함한 서구 국가에는 엔드유저들이 장비를 전부 관리하는 프로세스가 구축돼 있다. 또한, 신규 장비를 채택할 때도 서플라이어와 같이 매우 꼼꼼하게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에너지 분야 솔루션 구축에 있어서 심도있게 고민하지 않는 실무진도 있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바이드뮬러 안상현 팀장의 의견이 그러한 예다. 안 팀장은 “모니터링 솔루션을 채택한 기업 관계자들을 보면, 가장 좋은 제품을 골라서 사용한다기 보다 자기가 보기에 가격이 제일 싸서, 혹은 상관이 값싼 제품을 사용하라고 지시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면서, “혹은 아예 모니터링 제품을 쓰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에너지 관리 솔루션이 기업에 순조롭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그것을 운영하기 위한 임직원과 프로세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람과 프로세스, 기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는 의견으로,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이순열 상무는 “상급 리더의 지원, ISO 50001과 같은 기존 프로그램, 에너지 데이터에 대한 공통 정보 관리 시스템, 역할 기반 KPI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다시 말해, 기술을 통해 습득된 정보는 알맞은 에너지 관리 프로세스, 조직의 리더십 역량과 짝을 이뤄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통합돼야 전체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Oil Price
에너지 수출의 시대적 흐름
·1차 석유파동(1973~74년) : 중동전쟁 당시 아랍 산유국들이 추진한 석유무기화 정책으로 인해 당시 유가는 1974년 1월까지 약 400% 급등했다(1973년 : 배럴 당 2.8달러 → 1974년 : 배럴 당 10.9달러).
·2차 석유파동(1978~80년) : 세계 제2위 석유 수출국인 이란의 이슬람혁명으로 인해 석유 생산·수출이 중단되면서 당시 유가는 240% 이상 급등했다(1978년 : 배럴 당 13달러 → 1979년 : 배럴 당 39달러).
·신 고유가 시대(2001~07년) :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2003년 3월 발발한 이라크 전쟁, 2005년 8월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멕시코 만 강타 등 석유 공급 불안정 요인으로 인해 당시 원유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초고유가 시대(2008년~ ) : 미국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 석유시장의 투기자금 유입 등으로 2008년 유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배럴 당 140.70달러,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배럴 당 100달러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저유가 흐름(2015년~ ) : 미국 셰일 오일 생산 증가, 전세계적 경기불황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됐다. 또한 셰일 혁명을 둘러싼 OPEC의 치킨게임 등으로 유가는 하락 추세를 유지, 저유가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인 상태다(배럴 당 43.63달러, 두바이유 기준).

IT-Term
뉴 노멀 시대
뉴 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하는 용어로, 세계 최대의 채권운용회사 핌코의 CEO 무하마드 앨 에리언이 처음 소개해 유명해진 개념이다. 저성장·저소득·저수익률이 경제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것을 의미하며, 삼성경제연구소는 뉴 노멀 시대의 특징으로 저성장, 금융 규제 강화, 저탄소 경제·녹색 생활화, 다극체제로의 세계질서 변화, 달러 기축통화체제의 약화, 자원확보 경쟁 강화, 케인지안 경제정책의 부활을 꼽은 바 있다.

FA Journal 지 준 영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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