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의 미래는 분산에너지, 전력시장 열어주는 정책 중요”
  • 김관모 기자
  • 승인 2020.07.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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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전기협회, 전력정책포럼 개최… “전력조류의 복잡성 심화, NWA‧BTM‧P2P‧TVP로 풀어내야”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에너지신산업의 전망과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한전기협회와 김성환 국회의원은 ‘기후위기시대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논하다’를 주제로 2020년 제2차 전력정책포럼을 7월 9일 오전 국회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김성환 의원과 대한전기협회가 주관하는 제2차 전력정책포럼이 7월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김성환 의원과 대한전기협회가 주관하는 제2차 전력정책포럼이 7월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번 포럼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의 평가를 비롯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에 따른 에너지산업의 변화, 분산전원이라는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번 포럼을 주관한 김성환 의원은 “사실 이제는 토론보다는 액션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며, “그동안 정부는 PPA(전력구매계약)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PPA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PA와 녹색전력구매제도가 허용되면 대전망 분야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토론회가 태양과 바람으로 가는 대한민국 전력산업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종합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좌장으로는 고려대 박호정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가 맡았으며, 패널로는 인코어드테크놀러지 최종웅 대표, 한전경영연구원 박민혁 수석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상준 박사, E컨슈머 이서혜 연구실장,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김윤성 책임연구원 등이 나섰다.

“분산에너지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시장에게 가격 맡겨라”

인코어드테크놀러지 최종웅 대표
인코어드테크놀러지 최종웅 대표

먼저 최종웅 대표는 분산에너지가 바꾸고 있는 가치에 주목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대표는 “현재 전력망은 전통적인 그리드 인프라에서 분산전원그리드를 거쳐, 지역적 배전시장과 진보된 시장운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양방향 전력흐름과 전력망 의존도의 감소, 과부하의 증가 등이 늘고 있어서 이제는 배전망 설계를 다시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NWA(초전력망 운영서비스), BTM(미터 후반기 서비스), P2P(이웃간 거래, 탈중개화), TVP(변동요금체계) 등을 다시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NWA를 그린뉴딜에 반영해 전략망의 의존도를 줄이고 탈중앙화를 활성화해야 하며, BTM을 통해 미터 후반에서 일어나는 변동사항에 대해 수요자 요구를 어떻게 반영해서 효과를 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또한, 전력회사의 개입 없이 당사자 간의 거래(P2P)가 이뤄지도록 하는 한편, TOU(계시별 요금제), CPP(최대부하요금제), RTP(실시간 요금제), VPP(전력중개사업), CPR(최대부하 리베이트 요금제) 등의 도입으로 에너지 가격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대표는 “이제는 에너지 클라우드를 통해 분산전원이 배전망에 어떻게 달라붙는지를 파악하고 관제해야 한다”며, “그린뉴딜에서 마이크로그리드, 나노그리드로 적용하면서 계통 시장설계를 통합 운영하고 에너지는 균형 있게 운영하려면 이 개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전력 시장의 디지털화 촉진 가속화될 것”

한전경영연구원 박민혁 연구위원
한전경영연구원 박민혁 연구위원

이어서 한전경영연구원 박민혁 연구위원은 뉴노멀시대 전력산업의 영향과 대응 방안을 이야기했다. 우선 박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로 수요와 공급이 악화되면서 경제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배럴당 40~60달러 선을 유지하던 유가는 2020년 상반기 최저 마이너스 37.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침제가 이어지면서 이는 에너지 수요가 6%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충격의 7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위해 환경과 에너지 부문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전력산업의 비대면화와 온라인화, 디지털화를 촉진하게 되면서 새로운 성장산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박 연구위원 역시 에너지 분산화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가 확산하면서 계량기를 벗어난 BTM비즈니스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기존 전력업체에 도전이나 상호보완의 기회가 된다”며, “앞으로는 에너지전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급과 수요 간 시그널의 합리적인 연계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 이후 전력 오버슈팅 우려… 신재생에너지 정착으로 제어해야”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상준 연구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상준 연구위원

이어서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상준 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나타날 오버슈팅을 우려하면서 지금부터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수송과 항공 이용이 급감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석유와 석탄 소비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반면 발전용 가스 소비는 다소 증가했으며, 신재생에너지 수요도 소폭이나마 늘어났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전력 수요가 크게 줄었지만, 경기 회복 이후 석탄이나 석유수요가 폭발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당시에도 그린뉴딜이 논의됐지만 유럽이 효과를 못보고 중국의 탄소집약적 제조업 투자가 효과를 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말하듯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온실가스 배출 가모, 경제 부흥 등이 아우러지는 지속가능한 경제회복이 목표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전환에 걸맞은 가격 체계와 시장제도의 개편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린뉴딜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 약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의로운 전환 체계가 이뤄지도록 중장기적인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참여하는 전력시장 변혁 필요”

E컨슈머의 이서혜 연구실장
E컨슈머의 이서혜 연구실장

한편, E컨슈머의 이서혜 연구실장은 소비자의 측면에서 사용자가 직접 전력변혁에 동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실장은 “2018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의 축소 내지 폐지를 찬성하는 소비자들이 60% 이상에 달했다”며,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전환에 따라 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50% 이상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 여전히 부담 가중을 기피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요금 부담 의향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5,000원에서 10,000원 사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현황을 보면, 에너지 효율 노력이 72%를 넘었으며, 태양광 설치 의향도 약 50%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실장은 “유럽의 그린뉴딜을 보면 경제보다 환경을 중시하는 이슈가 강해지고 있으며, 이제는 산업군만이 아니라 에너지 생활소비에서도 딥체인지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유인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공공성 높이고, 이익 공유되도록 대책 수립해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김윤성 연구위원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김윤성 연구위원

한편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김윤성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단기대책과 중장기대책을 적절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먼저 단기대책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계획의 공공성을 높이고 발전원가의 투명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새만금 개발계획 등 정부는 약 10GW의 재생에너지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역상생과 주민참여형 개발을 확대해 이익을 공유하고 지자체의 역할을 강화해 지역불균형 해소를 적극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용요소별 발전원가의 가격정보를 도출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명확한 투자정보를 시장에 제공해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먼저 생산과 조달, 설치, 인허가, 운영 단계에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하며, 2050년 에너지 시스템의 탄소중립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의원은 이번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그린뉴딜 정책 개선과 관련 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 이후 오후 2시부터는 국회의원회과 제2세미나실에서는 안호영 의원과 전라북도, 완주군 등이 주관하는 ‘기후위기 대응과 저탄소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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