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재생에너지 보급 통해 저탄소사회 전환 준비한다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09.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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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전체 발전량 중 절반 재생에너지 목표로 총 11억 달러 규모 19개 프로젝트 승인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최근 카자흐스탄이 19개에 달하는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승인하며,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총 11억 달러 규모의 19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승인, 205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절반을 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에너지시장 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 2030년 10%, 최종적으론 2050년까지 총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9개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최근 19개, 총 11억 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승인하며, 2050년까지 총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utoimage]

석유가격 변동과 환경오염이 에너지전환 원동력

중앙아시아 북부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은 면적 2억7,249만 200㏊으로 세계 9위(2016 국토교통부, FAO 기준), 인구는 1,877만 6,707명 세계64위(2020 통계청, UN, 대만통계청 기준)의 나라로, 전통적으로 화력발전에 의존하던 국가였다.

석탄·석유·천연가스의 대규모 생산국으로, 주요 발전원의 70% 이상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러한 기존의 화력발전 의존도를 낮춰 저탄소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으로 재생에너지 설비 확산에 돌입한 것이다. 이는 석유가격 변동성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석유에 대한 국가 경제 의존도가 높던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12번째로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확인매장량은 300억 배럴로, 풍부한 석유자원에 기대어 높은 경제성장률을 시현했다.

하지만 지난 2016~2017년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카자흐스탄 GDP 성장률이 1.1~1.2% 선으로 둔화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은 카자흐스탄이 불안정한 석유가격에 의존하기 보다는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을 다각화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카자흐스탄이 운영 중인 대부분의 화력발전소 설비가 구소련 시대에 건설돼 심각한 노후화 문제도 발생했다. 총 발전전력의 70%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노후화된 발전설비에서 많은 양의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됐고, 이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카자흐스탄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림으로써 저탄소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카자흐스탄에서 가동 중인 신재생에너지발전소는 총 77개에 달한다. 2019년 1~7월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는 10억3,220만kWh의 전력이 생산됐고, 이는 전체 전력생산량의 1.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2019년 상반기 및 2018년 상반기, 카자흐스탄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단위: 백만 kWh) [자료=코트라]
2019년 상반기 및 2018년 상반기, 카자흐스탄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단위: 백만 kWh) [자료=코트라]

녹색경제 분야, 외국자본에 의한 투자 활발

카자흐스탄은 지리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에 상당히 유리한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카자흐스탄의 연간 일조시간이 3,000시간에 달하고, 풍량도 풍부해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앞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 2017년 개최된 ‘아스타나 엑스포’ 이후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해왔고, 이미 상당 부분 투자가 이뤄진 상황이다. 각 지역에 태양광, 풍력발전소를 건립했고, EBRD, ADB 등의 다자개발은행과 민간투자자들이 관련 설비를 전국에 설치했다.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독일의 Siemens, EBRD, ADB 등에서 투자를 진행해왔고, 카자흐스탄 녹색경제분야 주요 투자자인 EBRD는 총 투자금액 73억 유로의 50%를 전력분야에 투자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 송·배전 및 전체적인 전력 유통을 담당하는 KEGOC는 최근 SCADA 체계를 구축하는 등 스마트 그리드망 확장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왔다.

카자흐스탄의 화력발전 비중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유럽연합 등을 비롯한 다수 투자자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중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사진=utoimage]

또한, 지난 2월에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주요 투자프로젝트 목록에 추가해 세금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사업이 비교적 고가인 관련 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초기투자비용이 높다는 점에서 추진된 정책이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녹색에너지 프로젝트 중 상당 부분을 외국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소련 및 중부유럽 국가의 시장경제 전환과 경제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관인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30억 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EBRD는 2019년 9월 카자흐스탄의 재생에너지 프레임워크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3억 유로의 추가 지원계획을 밝혔다.

에너지부문 투자에 외국자본의 비중이 높은 것도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유럽연합 등을 비롯한 다수 투자자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중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카자흐스탄 신재생에너지 및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민간 투자가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야로 최근 중국·터키·독일계 회사들이 다수 진출하고 있으며, EBRD와 같은 다자개발은행에서도 활발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카자흐스탄 전체 전력원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점차 그 영향력을 높여갈 것임을 예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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