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패널 대란 온다?’ 국감, 태양광 폐패널 처리 문제 놓고 공방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10.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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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섭 의원 “산업부의 오락가락 발생량 전망치 우려, 체계적인 폐기물 관리 정책 필요” 지적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산업부의 해명에도 태양광 폐패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폐패널 발생 전망치를 놓고 산업부가 일관되지 못한 전망을 내놓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10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장섭 의원(청주시 서원구,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명확한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 전망이 부재한 가운데 2023년이면 3만t에 육박하는 폐패널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처리시설을 구축하는데 있어 향후 예상되는 폐패널 배출량보다 처리시설 구축량을 턱없이 적게 잡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utoimage]
정부가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처리시설을 구축하는데 있어 향후 예상되는 폐패널 배출량보다 처리시설 구축량을 턱없이 적게 산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utoimage]

이장섭 의원이 산업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업부는 2023년 9,681t의 태양광 패페널 발생을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녹색에너지연구원, 충북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이보다 약 3배가량 많은 2만8,000t의 폐패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해 산업부의 전망치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이장섭 의원은 “정부와 민간의 처리용량을 훌쩍 뛰어넘는 양으로, 향후 폐모듈 처리 대란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2021년부터 운용할 예정인 진천태양광재활용센터의 처리용량은 3,600t에 불과하고, 민간시설을 포함해도 전체 연간 9,700t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장섭 의원은 앞선 사례를 통해 산업부가 일관되지 못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지난 2015년 위탁 연구를 통해 2024년 국내 태양광 폐모듈 발생량을 연간 5,929t으로 전망한 반면, 2019년 예산안 자료에는 같은 해 발생량이 연간 2만t에 달한다고 밝힌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장섭 의원은 “그린뉴딜 시대를 맞아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다가올 신재생에너지 폐설비는 환경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며,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중 태양광과 풍력 설비에 대한 폐기물 통계만 내고 있을 뿐 생산부터 처리 전반의 종합적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보다 앞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한 주요 국가들처럼 체계적인 폐기물 관리 정책이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태양광 폐모듈을 포함해 MSW(고형폐기물) 발생량의 95% 이상을 자원화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태양광 모듈 소재 전량을 재활용해 다시 태양광 소재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성 실증을 마쳤다. 일본은 태양광 재활용 산업 전반에 있어 활발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유통부터 사용·소비, 재활용·폐기까지 이르는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 시기를 맞아 장기적으로 높은 경제성을 보일 재생에너지 설비 재활용 세계시장의 기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재활용센터 설립계획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엄태영 의원 “중금속 함유된 태양광 폐패널, 심각한 환경오염 초래”

한편, 이장섭 의원에 앞서 지난 10월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엄태영 의원(국민의힘)은 증가하는 폐패널 배출량에 비해 재활용 처리시설이 부족해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구리·납·비소·크롬 등의 중금속을 포함한 태양광 폐패널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이 유발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태양광 폐패널을 재활용 처리하는 민간기업은 단 1곳으로, 총 재활용 처리 용량이 9천700t에 불과해 배출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엄태영 의원이 산업부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폐패널의 누적 배출량은 2025년 2만3,292t에서 2030년에는 8만7,124t, 2040년에는 82만29t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2021년 하반기 중 정부가 건립하는 진천재활용센터에서 3,600t, 2022년 민간업체 1곳이 추가돼 2,500t을 재활용 처리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엄 의원은 “태양광 폐패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심각한 환경오염은 물론 인체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태양광 에너지 확대 정책의 속도 조절과 동시에 재활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EPR 시행 등 폐패널 처리시설 충분”

엄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산업부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태양광 폐패널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폐패널 처리량에 대해선 향후 폐모듈 발생 추이 및 재활용 시설 처리용량을 고려했을 때 2027년까지 폐모듈 재활용 및 처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산업부의 입장이다.

산업부는 환경정책연구원이 2018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7년 이전 폐모듈 발생량은 2023년에 최대 연 9,665t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2021년 준공되는 진천 재활용센터 준공 등으로 연간 총 9,700t 규모의 폐모듈 처리용량이 구축되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2023년부터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시행됨에 따라 생산자 책임 하에 폐패널 재활용 및 처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에 설치되는 태양광 모듈에는 기준치 이하의 납 외에 크롬, 카드뮴 등 유해한 중금속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3년 EPR 제도 시행에 맞춰 민간 폐패널 재활용업체들이 처리시설 신증설을 준비 중”이라며, “EPR 시행이 향후 폐패널 재활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며, 재활용 시설용량은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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