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보수(O&M), 국내 태양광 산업 ‘질적 향상’ 이끈다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10.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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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접목, 진단·예측·최적제어 구현… 정부, 태양광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집중 지원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효율적인 태양광발전소 운영·관리는 최근의 태양광발전소 운영에 있어 필수적인 운영지침으로 자리 잡았다. 생산·설치·보급 위주로 발달했던 초기 시장을 지나 운영·관리·효율 위주의 시장으로 중심축이 이동한 것이다.

이제 국내 태양광 시장은 ‘최상의 발전소 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최근 유지보수(O&M) 시장이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태양광발전소는 한번 설치로 20~25년이 소요되는 장기투자사업, 높은 초기 비용 투자가 발전소 운영에 있어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장담할 순 없기 때문이다.

O&M은 효율적인 태양광발전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발전량을 저해하는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고장 발생 시 빠른 대응을 통해 발전량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욱이 태양광발전의 REC 가격, PPA 가격 등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의 운영효율성 증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이 발전소 운영에 있어 관리·효율에 집중하면서 태양광 O&M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사진=utoimage]
태양광 O&M은 발전소 운영에 있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좁은 의미에서는 단순 설비 유지 및 보수를, 넓은 의미에서는 수명연장과 성능개량에 이르기까지 제반 작업을 모두 포함한다. [사진=utoimage]

태양광발전소 O&M, 선택 아닌 필수

태양광발전소의 발전량을 저해하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태양전지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변색(Discoloration), 크래킹(Cracking), 핫스팟(Hot spots)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자연적인 태양전지의 성능저하도 발전량을 저해시키는 요소다.

인버터도 발전량을 저해시키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그동안 태양광발전소의 전체 수명에 비해 인버터의 짧은 수명이 큰 문제로 작용해왔다. 최근에는 이전보다 수명개선에 성공한 모습이지만, 아직 발전소를 완벽하게 컨트롤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이외에도 눈, 바람, 흙먼지 등 무수한 자연환경도 발전량을 저해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모듈과 인버터, 구조물 등 태양광 산업전반의 기술발전이 가속화됐음에도 미세먼지, 기후 변화 등으로 태양광 시설물의 고장 건수는 매해 증가하는 상황이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고장률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에는 인버터 시스템의 고장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DC 계통의 연결 커넥터, 모듈의 정션박스 연결부위 등에 대한 고장, 모듈의 바이패스 다이오드 고장 등의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태양광 설비의 누적 설치량이 많아지면서 시스템의 고장도 증가하고 있고, 육안으로 고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수많은 요인이 다양한 설비에서 예고 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소 운영에 있어 꾸준한 유지보수는 필수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ICT와 만난 O&M, 고장발생 사전 예측까지

최근의 태양광 O&M 시장은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남동발전은 ICT(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을 통합 관리하는 VPP 개발을 추진 중이다.

KT는 지난해 인공지능(AI) 및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전력중개 서비스 ‘GiGA energy trade’를 출시, 에너지 관제뿐만 아니라 진단·예측·최적제어가 가능하고 생산·소비·거래 전 분야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자부품연구원(KETI)도 ‘태양광발전소 모델링 및 빅데이터 플랫폼기반의 발전량 예측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발전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우 과거에는 단순 계측을 통한 확인이 주요 목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시스템의 손실분석, 진단 등의 기능을 부여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개발되는 추세다. 예측, 비교, 자가진단과 같은 전문적이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들이 포함된 관제 의미의 모니터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또한, 열화상 카메라가 부착된 드론을 이용한 모듈 상태 점검, 통신용 모뎀 등 모니터링 인프라를 구축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모듈 표면을 청소하기 위한 로봇청소기 도입 발전소 사례도 증가 추세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해 더러워진 모듈 표면은 전력손실 발생과 시스템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유럽 태양광 에너지회의에 따르면, 오염된 태양광모듈과 그렇지 않은 모듈간 효율이 발전량 기준 약 9.3%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단순 계측을 통한 확인이 주요 목적이었던 태양광 O&M 솔루션은 최근 ICT를 접목, 에너지 관제뿐만 아니라 진단·예측·최적제어까지 가능하게 한다. [사진=utoimage]

‘그린뉴딜’ 훈풍 탄 태양광, O&M 시장 전망도 맑음

국내 태양광 O&M 시장은 202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곡선을 그릴 예정이다. 그동안 양적 보급 위주의 정책을 실시해왔던 정부가 설치시공 및 유지관리 측면에서 질적 향상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개최한 ‘그린뉴딜 정책간담회’에서 국내 태양광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집중투자가 필요한 3대 핵심 분야를 제시하고, 태양광 R&D 지원체계 개선방안을 담은 태양광 R&D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발전량 예측, 유지보수(O&M) 등을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ICT 기술을 태양광발전과 융합해 태양광산업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좁은 국토라는 한계를 가진 국내 여건상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선 단순히 설비 확충에만 집중하기 보단 질적 성장이 필수적이었다. 좁은 국토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부의 지원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태양광 O&M은 국내 태양광 산업의 질적 향상을 선도할 산업으로, IT 산업에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가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향후 전 세계 태양광 O&M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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