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재창조 역량 위해 혁신적 사고방식 갖춰야”
  • 월간 FA저널
  • 승인 2016.09.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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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급물살, 디지털화로 무장하라!
   
 
   
 
최근 한국을 찾은 지멘스의 조 케저 회장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통일 한국, 기업에서 미래를 찾다-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 사회 재창조’라는 주제로 연설을 펼쳤다. 케저 회장은 현재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길로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제시했다.

창조적 비즈니스 위해 적응력의 DNA 필요
케저 회장은 “나는 1950년대에 태어난 독일인으로 통일로 가는 길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지 잘 알고 있다. 독일이 통일되기까지는 40년 이상이 걸렸다”면서, “1989년 갑작스럽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이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심정적인 공감을 전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통일이 된 이후 기업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통일되던 당시, 지멘스와 같은 서독의 대규모 기업은 제 몫을 다했다. 1991년 6월까지 지멘스는 구동독 지역에서 약 2만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어려웠고 소요된 비용도 상당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모든 발자취가 가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멘스는 100년 이상의 세월동안,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 진출해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멘스가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변화에 잘 적응하는 국가는 앞서가는 반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는 도태된다는 것이다. 케저 회장은 바로 이 ‘적응력’을 급변하는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사회를 재창조하는 능력으로 꼽았다.

산업기반·교육·혁신으로 도약하라
이어 그는 국가가 ‘적응력의 DNA’를 갖추기 위해서는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탄탄한 산업 기반, 강력한 교육과 혁신 체계, 혁신적인 사고방식이 바로 그것.
제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므로 견고한 제조업을 갖춘 국가가 다양한 방면에서 앞서갈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제조업에 투자되는 1달러는 다른 분야에서 1.4달러의 GDP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으며, 제조업에서 창출되는 1개의 일자리는 다른 분야에서 최대 2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또한, 제조업은 전 세계 무역의 70%를 차지한다. 제조업이 국가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변화와 세계화에 무척 잘 적응해왔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제조업은 GDP의 약 22%를 차지한다. 이런 점을 미뤄보아, 한국 산업에서 제조업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디지털화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라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디지털화로 인해 수많은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을 지켜봤다. 디지털화는 중간 단계를 단축시켜 왔기 때문이다. 디지털화는 가치사슬 내에서 가장 약한 단계부터 소거하는데, 같은 일이 제조업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 서 있다. 제품을 개발하고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는 공장 현장의 기계와 공급자의 IT 시스템을 연결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현실의 가치사슬과 동일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존재한다. 가상 세계와 현실의 융합은 오늘날 제조업에서 볼 수 있는 비약적인 발전의 결과다.

케저 회장은 “한국과 독일 정부는 제조업 디지털화의 영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 미래에 대한 야심찬 비전의 첫 번째 목표는 2020년까지 스마트 공장 1만개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멘스는 이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독일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계획은 인더스트리 4.0”이라면서, “지멘스는 그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 지멘스는 진정한 디지털 회사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미 제품수명주기관리(PLM :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소프트웨어의 선두 공급 기업으로, 상위 25개 자동차 OEM 업체 중 24개 기업이 지멘스의 고객”이라고 어필했다.
현재 지멘스는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이 디지털 기업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화는 단지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닌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사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조업, 교육받은 인재 영입 시급
케저 회장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국가는 강력한 교육과 혁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가에는 혁신을 꾀할 수 있는 ‘교육받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화로 모든 산업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술은 유치원, 초·중·고교와 대학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디지털 영역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근로자는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내내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지멘스 조 케저 회장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화와 산업 공정내 3D 프린팅 통합으로 인해 혁신을 위한 많은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나이 많은 기술자가 주를 이루던 제조업은 이제 최고의 역량을 가진 젊은 세대를 영입해야 할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제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자동차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의 사례로 지멘스와 로컬 모터스(Local Motors)의 협업을 언급했다. 로컬 모터스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자동차 생산을 성공시키며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은 미국 기업이다. 지멘스는 이 혁신적인 과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CAD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대기업인 지멘스는 체계적인 조직화를 이루고 있다. 지멘스에는 명확히 규정된 프로세스와 구조가 있다.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때때로 업무 속도가 늦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비해 스타트업들은 관료주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신속하며, 창의적이다. 그들은 기꺼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하고자 하는 패기를 갖추고 있다.
조 케저 회장은 “당사는 거대 글로벌 기업의 안전성·운영능력·재정적 힘과 스타트업의 창의력·속도·유연성과 결합하고자 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지멘스가 이른바 ‘혁신 기업(Innovation AG)’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행하고자 하는 바”라고 언급했다.
혁신기업이라는 기치 아래 처음으로 시작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에어버스와의 신규 협업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최대 100인승 여객기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2030년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항공업계에 혁명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혁신적인 사고방식이 비즈니스를 재창조한다
케저 회장은 적응력을 갖추기 위한 세 번째 전제 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고방식을 꼽았다. 사고방식은 곧 한 국가의 문화와 관련된 것이다.
실수와 실패가 용납되는 국가는 대체로 혁신에서도 앞서는 경향을 보인다. 그는 “최근 스위스를 방문했다. 이 작은 나라는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나라”라면서, “그 비결은 바로 스위스 국민들이 기업가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문화는 국민 개개인이 사업을 하도록 독려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 개인적인 포부는 사내 곳곳에 이 같은 주인 의식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아마도 전 세계 약 35만명의 지멘스 직원들은 ‘항상 지멘스를 나의 회사처럼 생각하면서 행동하라’고 했던 내 말을 기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의 지멘스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26만명 이상의 직원 가운데 90% 이상이 주어진 역할 이상을 기꺼이 수행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직원들의 이런 마인드는 지멘스가 미래를 재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디지털화가 사회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줄 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합의에 대해 재논의하고, 새로운 근무 제도를 개발해야 할지도 모른다. 고정 근무시간은 구시대의 산물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규제도 조율해야 할 것이다. 국경 없는 인터넷을 통제하는 규제 역시 규모면에서 국경을 초월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에게 다가올 변화는 우리에게 비즈니스와 사회를 재창조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케저 회장은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한국이 통일된 국가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효율적 생산 역량, 강력한 교육·혁신 생태계를 갖춰야 하며,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FA Journal 홍 보 영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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