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농기원, 400kW급 영농형 태양광 표준시스템 개발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0.11.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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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추적 영농형 태양광발전 시스템 구상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하 전남농기원) 농업과학기술에 관한 연구개발과 신기술 보급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으로 전남 농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산물 생산비절감 기술 개발과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영농형 태양광 실증과제를 비롯해 미래형 첨담 융복합 스마트팜 모델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 에너지 강국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태양, 바람, 물, 공기 등의 자원을 어떠한 기술력으로 발굴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도 ‘재생에너지 3020’ 계획 등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57%인 36.5GW로 연간 발전 규모를 2GW 이상씩 증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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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농업기술연구원 영농형태양광TF팀 윤창용 박사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러한 국가 시책에 대한 기대와 관심으로 지난 몇 년간 전국의 농촌지역에 무분별한 태양광 개발이 이뤄지기도 했다. 자연 환경과 생태계 파괴 등의 부작용이 있었고,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도 빈번이 발생했다. 특히 난개발이라는 여론과 적절한 부지의 부족으로 태양광발전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전남농기원 윤창용 박사는 “최근 영농형 태양광발전(APV: Agrophotovoltaics) 시스템이 위기에 빠진 태양광발전 산업의 유력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영농형 태양광은 농작물 재배와 태양광발전 사업을 함께 하는 일거양득의 융합산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작물 재배와 전기 생산을 병행하는 이 농법의 핵심은 식물생장에 필요한 일조량을 초과하고 남는 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라며, “농사와 발전에서 태양광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솔라 셰어링(Solar Sharing) 농법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영농형 태양광발전 연구개발 진행사항은?

전남농기원은 2017년부터 100kW급 농가 보급형 농업 병행 태양광발전 표준시스템 개발 및 실증을 위해 원광전력, 녹색에너지연구원 등 9개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늘, 양파, 녹차, 사료작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녹차는 차광효과로 품질이 개선되고 수량도 10% 증수했으며 사료작물은 노지 대비 3% 증수한 결과를 얻었다.

또한 태양광 발전으로 연간 2,800만원 소득창출이 기대되는 성과를 도출했다. 이에 전남농기원은 영농형 태양광 확대 보급을 위해 한전전력연구원, 한국남동발전, LG전자와 공동으로 5,400m2(논 1,500, 밭 3,900) 규모의 400kW급 영농형 태양광 시설을 2020년 5월에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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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kW 영농형 태양광발전 표준시스템 개발 및 실증 현장 [사진=전남농업기술원]

벼, 보리, 밀, 콩, 녹두, 팥, 고구마, 참깨 등 9작목을 대상으로 영농형 태양광 시설 하부에서 생산성을 실증하고 있고, 일사량(PYR), 광합성유효복사량(PAR), 대기온·습도, 토양수분 등 미기상 변화가 작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시설 하부에서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 농작물 선발과 재배기술을 확립할 계획이다. 더불어 작목별 생산성과 발전량과의 경제성을 평가해 영농형 태양광 보급에 활용하고자 한다.

영농형 태양광발전 활성화를 위해 기술적으로 보완할 사항이 있다면?

농업을 연구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시설 보완의 기술적인 부분을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설치 형태에 따른 보완점을 공유할 수 있겠다. 태양전지 모듈 설치 형태에 따라 고정식과 추적식 태양광발전 시스템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정식은 모듈 형태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추적식이나 반고정형에 비해 설치단가는 비교적 저렴하나 발전 효율이 낮으며 설치 면적의 제한이 없는 비교적 원격 지역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추적식은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태양광의 직사광선이 향상 태양전지판에 최대로 입사할 수 있도록 태양의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이나 설치 단가가 15% 정도 더 올라가는 단점이 있으나 발전 효율은 3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역 추적형 영농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름철 강한 일사 시 모듈을 수평으로 덮어 과다한 일사량을 줄여 농작물 일소현상을 줄여줌과 동시에 모듈 면적 확장으로 발전량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강우 시 모듈을 지면과 직각으로 개방해 수직으로 빗물을 통과시켜 낙수효과로 인한 습해 방지와 포장전면에 고른 빗물 공급으로 균일한 농작물 생육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수확량 보전과 재배 및 수확 관리 측면에서 특화된 태양광발전 시스템으로 기술사업화 시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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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kW 영농형 태양광발전 표준시스템 개발 및 실증 현장에서 다양한 데이터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예비 영농형 태양광발전 농가에 조언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100kW 시설구축 기준 2,000m2 규모의 농지가 필요하고 초기 투자비용이 약 2억원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자되므로 단기간이 아닌 20년 정도의 장기간에 걸친 일정 소득을 얻고자 하는 농가는 관심을 가질만한 사업이다. 희망하는 농가는 우선 투자비용을 고려해 타당성 검토 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농지를 제외하고 태양광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크게 초기 투자비용과 운영비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투자비는 영농형 태양광발전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행정적 비용을 포함한 인허가비용과 발전 시설의 시공비를 포함한다. 자금조달 방법은 첫째, 농업인이 100% 자기자본으로 조달, 둘째 대출가능금액(총 초기 투자비-농지보전부담금)의 80% 농협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자기자본으로 조달, 셋째 대출가능금액의 90%를 정책자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방법이 있겠다.

향후 영농형 및 염해지 태양광 연구 계획은?

한국형 그린뉴딜 핵심인 ‘RE100’은 기업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족한다는 의미로 영국의 비영리 단체인 CDP가 2014년 처음 도입한 개념이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맞춰 전라남도는 오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해남 산의면 등 염해농지에 165만m2(5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와 발전용량 800MW급 발전단지를 갖춘 RE100 전용 산단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전남농기원은 염해농지 이용 영농형 태양광 하부에서 농작물 실증 연구를 추진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몇 가지 점에서 난관이 있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먼저 ‘입지’ 부분인데, 지난해 7월 염해농지 태양광 시설 일시사용기간 연장을 위한 농지법 개정 으로 사업추진은 가능하나 시설의 집적화 유도(최소 설치규모: 10만m2 이상)와 토양염도 기준 제한(사업구역 내 농지면적 중 90% 이상이 토양 염도가 5.50dS/m) 등 시설 구축 제한 요인이 있다. 둘째, 염해농지 확보를 위한 농어촌공사 등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과 관련기관의 적극적 지원과 역할이 필요하다. 셋째로 염해농지 재배가능 실증작목 다양화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영농형 태양광 현장 실증 연구, 작목별, 생육단계별 조사항목, 조사방법, 하부경지 미기상 관측 등 표준 연구방법 마련 등 많은 부분에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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