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이재홍 원장, “R&D 지원체계, 생태계 중심으로 전환”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0.12.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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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기업 네트워크 추진, ‘디지털 클러스터’ 구축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우리 경제의 혁신주체로 중소벤처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이재홍 원장은 인더스트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발전의 혁신주체로 중소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홍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경제발전에 새로운 기관차 역할을 할 선도적 중소벤처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이재홍 원장은 인더스트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발전의 혁신주체로 중소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Korea Technology and Information Promotion Agency, 이하 TIPA)은 2021년 기술혁신 R&D 예산 1조3,600억원, 스마트공장 예산 4,400억원 규모를 담당하는 명실상부 중소벤처기업 지원 핵심기관이다. 2020년 2월 취임한 이재홍 원장은 취임 직후 프로젝트매니져, 스마트R&D 평가체제를 도입하며 조직 혁신화에 가속 패달을 밟았다.

변화를 위해 기관의 약칭도 기정원에서 TIPA로, BI도 새롭게 마련했다. 이재홍 원장은 “우리 조직이 먼저 선진화, 혁신화하지 않고 누구에게 혁신을 강조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더 이상 내부 평가중심의 R&D 지원 시스템으로는 시장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홍 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거친 R&D 분야의 정책통이다. 이 원장의 손길이 닿은 TIPA는 약 1년만에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혁신적 조직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IPA는 정부의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라는 흐름 속에,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제조산업의 스마트화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 이재홍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인한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술시장이 급변하면서 다양한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R&D 지원 시스템을 개별기업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재홍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프로젝트매니져(PM 그룹), 스마트R&D 평가체제를 도입했다. 소개와 도입 배경을 말해 준다면?

취임 후 보니, 오래된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눈에 띄었다. 바로 외부 전문가의 활용 부분이다. TIPA는 중소기업의 R&D의 혁신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행정관리를 넘어 전문성을 발휘한 전반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기존의 내부 평가관리 중심의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이에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도입했다. 사업발굴·기획대응 등 역할을 중점 수행하고 있다. 현재 R&D 부문에서 △혁신서비스 △바이오헬스 △전자부품장비 △화학·전자소재 △그린뉴딜 5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자동차 △지능정보 분야가 추가되고, 스마트제조혁신 부문은 △데이터·AI △스마트제조혁신 2개 분야에서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분들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TIPA 조직의 선진화는 물론, R&D 지원 시스템도 개별기업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전환시켜 나가게 된다. 스마트제조혁신 분야를 예로 들면 중소기업이 빅데이터·AI를 활용해 스마트 서비스를 창출하고 생산성을 혁신하도록 중소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정책을 지원하고, 관련 사업 기획 및 중장기 로드맵도 수립하게 된다.

스마트R&D 평가체계 도입도 새로운 시도다. 평가위원 개인의 한정된 지식과 경험에 의지해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분명히 공정성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빅데이터·AI 기반의 지능형 평가모델로 과제평가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평가위원들에게는 관련 기업 정보, 시장데이터, 기술현황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분석해서 제공하게 되고, 더 나아가 중소기업에게는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정보로 향후 중소기업 연구개발 현장에 맞는 R&D 사업전략을 제시하자는데 취지가 있다.

2020년 11월 24일 ‘2020 APEC 중소벤처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포럼’에서 이재홍 원장은 “APEC 회원국간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통해 스마트 제조혁신의 미래 지향적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 전략이 고도화로 전환된 가운데,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향후 스마트공장 지원은 어떻게 관리할 계획인가?

정부에서는 국내 스마트공장의 보급·확산 및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단계별 지원정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1단계인 기초단계는 2022년까지 3만개를 목표로 하고 있고, 고도화단계인 2단계는 기초단계를 구축한 3만개의 스마트공장 가운데 25% 기업을 다음 단계로 올려 놓겠다는 목표다. 현재 전체 약 1만2,660개의 스마트공장이 구축된 가운데, 고도화 즉 질적 성장 전략은 예정된 수순이다.

보급체계 전환과 함께, 선도형 스마트공장 구축에도 나선다. 2025년까지 5G, AI가 결합된 스마트공장 1,000개, 업종을 대표하는 K-스마트등대공장 100개를 목표로 잡았다. 도입·공급기업이 최적의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주요 업종별 참조모델도 개발할 것이다. 아울러 스마트공장 구축에 관심 있는 기업들을 위해 전담코디 제도도 도입한다. 전문성 보완을 위해 전문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신청·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정에 걸쳐 밀착 지원한다.

생태계 구축 전략도 있다. 협력 수요가 있는 기업간 스마트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으로 ‘디지털 클러스터’라고 이름 지었다. 개별지원을 기업군을 묶어 일괄지원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2025년까지 100개의 디지털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제조플랫폼(KAMP) 활성화로 마이제조데이터 시대를 앞당기고, 사후관리를 위해 스마트공장 1번가 플랫폼도 구축한다. 스마트공장 1번가 플랫폼은 스마트공장 구축단계부터 사후관리, 고도화 등 사업 전반을 온라인상에서 종합지원하는 플랫폼으로 AS 코칭, 고도화 컨설팅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제조플랫폼(KAMP)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개해 준다면?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고도화 전략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NHN·KT·KAIST 등 국내 최고 수준의 클라우드·AI·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기관이 참여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KAMP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중소 제소업체를 위한 제조분야 특화 AI 플랫폼으로, 중소기업은 KAMP를 통해 다양한 제조데이터 관련 정보 및 분석도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오픈과 동시에 우선적으로 △엑스레이 △건조구동장치 △살균기 △교반구동장치 △용해탱크 △프레스기 △머신비전 △용접기 △사출성형기 △컴퓨터수치제어기 △포드엔진 진동 △제조 현장용 광학문자판독 학습 등 AI 데이터셋 12종이 제공됐다. 또 KAMP 서비스 가동과 함께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인공지능제조이니셔티브도 출범했다. KAMP 운영 사무국으로 스마트제조 현장형 전문인력 양성과 국제교류, 외부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에도 역할을 할 계획이다.

앞으로 KAMP를 통해 플랫폼 참여자 간에 합의된 규약에 따라 제조 데이터를 공유·거래하고, 합리적으로 이익을 나누는 생태계를 조성은 물론, 마이제조데이터를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현장에도 프로토콜 경제를 계속 구현해 나간다.

이재홍 원장은 R&D 지원 시스템을 개별기업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스마트공장 구축을 검토 및 준비하고 있는 국내 제조기업에게 조언해 준다면? 아울러 리쇼어링을 활성화를 위해 개선방안은?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제조분야 글로벌 가치사슬(GVC)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국내 제조 중소기업들이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고, 코로나19 이후 닥칠 미래를 대비하는 유일한 방안은 스마트공장이라고 본다. 스마트공장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제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디지털 경제에 발맞춰 혁신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에서 보면 “이게 무슨 스마트공장이냐”하는 반문의 목소리도 들린다. 영화에서 보던 이상적 스마트공장을 생각해서 그렇다. 예를 들어 태권도를 배우면 처음부터 유단자가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단계별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스마트공장 단계는 4단계로 나눠져 있다. 먼저 디지털화를 하고, 다음으로는 실시간 모니터링, 또 다음단계로 제어, 그렇게 가다보면 최종적으로 생산공정 뿐 아니라 물류, 운송, 판매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궁극적인 스마트공장이 되는 것이다.

리쇼어링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계부처간 협업을 통해 국내 유턴기업에 더 과감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턴기업에 대한 스마트공장 지원을 강화하고는 있다. 전용 금융상품을 만들어 유턴기업을 대상으로 편균 1%대의 낮은 금리로 초기시설·운영자금을 지원하고, 특히 리쇼어링 요건 조성을 위해 공장 내 로봇 활용과 연계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현재 낮은 규모의 지원금액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 매칭지원 △스마트공장 전용펀드 조성 등 금융지원책 확대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2021년 중점 추진사업과 비전을 밝혀준다면?

주요 추진사업으로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육성 △소부장 분야 강소기업100 프로젝트 △투자형 R&D 지원 △후불형 R&D 지원 △스마트서비스 지원을 꼽을 수 있다. 먼저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육성 프로젝트는 중기부와 환경부가 협업해, 2022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그린 벤처기업을 선정해 R&D, 사업화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기업당 3년간 30억원을 한도로 지원한다. 이미 2020년 그린뉴딜 41개사를 선정한 바 있다.

소부장 전문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소부장 분야 강소기업100 프로젝트는 R&D 지원부터, 자금·보증·금융·투자·수출까지 전주기를 지원한다. 특히 내년 정부안에 강소기업 전용 R&D를 위해 125억원이 편성돼 있다. 또 기술역량을 보유한 하이테크 중소벤처기업이 고위험·혁신형 R&D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투자형 R&D 지원사업도 한다. 민간 투자자의 보수적 투자를 방지하고, 과감한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도전적 R&D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정부 투자의 최대 10%까지 우선손실충당을 허용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싶다. 2021년 기준 TIPA는 기술혁신 R&D 예산 1조3,600억원, 스마트공장 예산 4,400억원 규모를 담당하며 최근 3년간 인력규모가 40% 증가하는 등 명실상부한 중소벤처기업 지원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여전히 TIPA를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이에 SMTECH를 활용해 정보제공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한다. R&D지원사업 외에도 중소기업에게 유용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맞춤형 R&D지원과제 추천기능, 기술·시장 정보 제공, 연계사업 추천, 자가진단 등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플랫폼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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