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잣대 들이대는 투자자들… 국내 기업 대응 전략과 과제는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6.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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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산업포럼서 자본시장연구원 및 삼정KPMG 주제발표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기업 투자자들의 가치 척도로 부상한 ESG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6월 16일 킨텍스에서 열린 탄소중립산업포럼에서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위원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ESG 공시의무 확대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탄소중립산업포럼에서 이상호 연구위원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ESG 공시의무 확대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탄소중립산업포럼에서 이상호 연구위원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ESG 공시의무 확대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ESG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들도 대응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보고기준별 상이한 작성기준, 평가기관별 제각기 다른 기준을 보이면서 정부와 기업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평가체계를 어떻게 규합해 적확한 기준을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최근 한국거래소의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가 조직, 환경, 사회 측면의 가장 이상적인 공개지표로 선보여지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통해 단계별로 2030년까지 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무공시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ESG 가이던스를 제시해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2030년까지 일정 규모 이상 기업 대상으로 범주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최종 목표는 IFRS 재단의 ESG 보고기준 도입이다. 기존 재무보고 기준과의 연계성, 국제 정합성 측면에서 IFRS 재단이 제정 추진 중인 ESG 보고기준 도입이 가장 합리적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기업들은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ESG 대응이 낮은 기업과는 밸류체인을 공유하지 않겠다며 각국이 으름장을 놓는 형국이다. EU는 공급사슬 수준에서 ESG 위험요인에 대한 중요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3년 1톤당 108 유로를 매기겠다며 탄소국경세도 가시화하고 있다. 사업모델이 지속가능한가를 따져, 탄소저감에 둔감하거나 미흡한 기업에 고이율 혹은 자금 회수 패널티를 부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가 기업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로 ESG 관련 규제 및 공시의무를 동시에 확대할 필요있다는 시각에 힘을 싣는다. 

이러한 주장에 비춰볼 때 우리 정책은 추진일정 측면에서 더딘호흡을 보이고 있으며, 강제공시 대상도 협소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관해 이 연구위원은 “실질적으로 유럽, 미국은 여전히 상세한 부분은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일본 또한 자율공시 기반이다”며 완급 조절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연구위원은 ESG 규제 수준이 높아질 경우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기업들에 대한 공시 문제에 있어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상세정보에 대한 공시는 자율공시의 영역으로 놔둬 기업 스스로 시장의 신뢰를 구축할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동석 삼정KPMG 전략컨설팅 본부장(전무)은 ESG 경영 전략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이 전무는 “과거 기업들이 이익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재무적 관점의 경영 활동과 더불어 비재무적 ESG 경영활동도 함께 전개해야만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유지할 수 있다”며, “주요 기업들은 새롭게 부상하는 ESG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가치 증대 성공 사례를 쏟아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동석 전무는 “과거 기업들이 이익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재무적 관점의 경영 활동과 더불어 비재무적 ESG 경영활동도 함께 전개해야만 기업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동석 전무는 “과거 기업들이 이익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재무적 관점의 경영 활동과 더불어 비재무적 ESG 경영활동도 함께 전개해야만 기업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 전무는 ESG 경영 전략 사례로 굴지의 기업들을 소환했다. 애플은 “ESG 경영성과가 있는 협력사의 부품만 납품을 받겠다”. 테슬라는 “모든 협력사에 강도 높은 ESG 경영”을 요구했다. 또한 아마존도 “전 협력사 대상 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적 요소에 대한 ESG 관리”를 주문했다.

애플은 9가지 아이폰을 분해하고 재활용 부품을 추출해 원재료부터 하드웨어 부품까지 모두 재활용한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원재료 채굴 및 생산 단계를 대폭 축소해 탄소 배출량 감소를 가늠했으며, 순환공급망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파괴적 혁신을 주도했다. 이는 ESG 강화 행보와 맞닿아 있다. 또한, 1억 달러 규모의 인종간 평등 및 정의 이니셔티브 약속의 일환으로 흑인·동양인 대상 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 확보 단계부터 제품 생산, 판매까지 전 밸류체인 과정에서 환경, 사회 관점에서의 리스크를 검토하는 실사 프로세스츨 구축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차 개발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며, 급증하는 네트워크 및 데이터센터의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AI 보안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

유수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ESG를 표방하며 실행에 나서면서 대부분 기업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기업 투자자들도 자금 지원에 있어 ESG 실행을 높게 보고 있다. SustainAbility 조사에 따르면 ESG 투자에 가장 유용성이 높은 기업 ESG 정보 출처는 ESG Ratings 결과로 투자자의 65%가 최소 주 1회 결과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무는 “주요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MSCI ESG Rating를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낮은 평가를 받고 있어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며, “탄소 규제에 대한 정책 및 관행이 부재하며, 정부 규정 준수만 공시할 뿐, 공정 효율화 및 연료 전환 등 구체적인 이니셔티브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이 전무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잡기 위해서는 기업은 내외부 환경을 고혀한 ESG 비전과 목표를 수립, 동목표달성을 위한 ESG 전략체계의 구축과 실행, 이해관계자 소통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외부 이해 관계자 대응 관련 지표와 각 기업별 사업 특수성을 반영한 지표로 구분해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고, ESG 관련 의견수렴, 활동 성과 정보 공시, 상호 공감대 형성 채널 운영, 그룹 최고 경영진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투명성 및 신뢰강화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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