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일반 습윤 대기 환경에서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설비투자비용을 높이는 드라이룸, 질소 글러브박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9월 7일 건국대학교 이만종 교수 연구팀이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일반 습윤 대기 환경(상대습도>40%)에서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반용매 세척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습윤 대기 환경에서도 22.06% 높은 효율
유·무기 양이온 혼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단기간 25.5%의 효율을 기록하며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 중립과 그린 에너지와 관련해 전 세계적인 연구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유기물 성분이 수분에 극도로 취약해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은 모두 수분과 산소가 제거된 엄격한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이 같은 엄격한 제작환경은 설비투자 비용을 좌우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범위한 상용화와 보급화에 걸림돌이 돼왔다.
이에 연구팀은 일반 습윤 환경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방법을 연구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용매 세척 공정 시 수분 접촉을 제한하며 광활성층의 결함 없는 입자성장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반용매의 선택이 필수적이다. 반용매는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용액 중 용매 성분을 제거하고 고체상 페로브스카이트를 성장시키기 위한 반대 특성의 용매를 말한다.
하지만 습윤조건(상대습도 40%이상) 공정에서는 기존 반용매의 증발이 매우 빨라 페로브스카이트 활성층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존재하는 수분으로부터 페로브스카이트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겼다. 수분과 결합한 유기물은 페로브스카이트 층의 변형이나 스트레스 같은 치명적 결함을 유발해 태양전지 효율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상보적 특성을 갖는 다이부틸에터, 다이에틸에터 혼합용매를 반용매 세척법에 이용해 습윤 조건에서도 변형이나 스트레스가 없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에터 용매인 다이부틸에터는 서로 혼합하기 쉬운 특성과 다소 증기압이 낮은 특성이 있어 혼합 반용매를 이용한 세척법은 1-스텝 코팅시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의 유기물이 수분과의 결합을 최소화하고, 다이에틸에터는 효과적인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용액의 잔존 용매 제거를 통해 결함이 없는 페로브스카이트 활성층 성장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혼합 반용매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높은 효율과 장기안정성을 갖는 소자를 생산, 습윤조건에서 22.06%의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습윤조건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을 때, 1,200시간 후에도 초기 성능의 94%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시물레이션(DFT), 스트레인 분석, 전하이동도 측정 등을 통해 이러한 특성을 규명했다.
이만종 교수는 “엄격히 조절된 환경 제약에서 탈피해 습윤 조건환경에서 세계 최고인 22.06%의 고효율과 안정성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했다”며, “습윤 조건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활성층을 개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결과는 에너지‧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2021년 7월 30일(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