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힘 알아본 해양업체들, 선박 데이터 수집에 혈안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9.1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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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친환경·고연비 선박뿐 아니라 스마트십 등 혁신이 화두가 된 조선해양 업계에서 주요 플레이어들이 빅데이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멘스(Simense)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전 세계 943개 조선소가 2018년 330개로 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적인 시장 침체와 격심해진 경쟁에 기인한 결과였다. 업종을 막론하고 디지털전환이 열풍인 가운데, 조선해양분야에서도 비용을 줄여보자는 심산으로 혁신의 시도를 이어 왔다. 그간에는 기존 선박의 장비설비를 고도화·자동화 해 승무원 부담을 줄이거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ICT 기술들을 도입했다면 최근에는 선박 제반 데이터를 디지털화 해 육상으로 결집시키려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콩스버그디지털은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십 통합 데이타 플랫폼을 확장해 스마트십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콩스버그]
콩스버그디지털은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십 통합 데이타 플랫폼을 활성화 해 스마트십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콩스버그]

양질의 빅데이터만 가지고 있다면 AI, IoT, 디지털트윈, 메타버스(XR 등) 등을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이 수월해 지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아마존이 디지털물류에 가속패달을 밟을 수 있는 이유와 같다.

특히, 조선해양의 최대 이슈인 스스로 항해하고 유지보수도 척척 수행하는 '스마트십' 또한 이 같은 빅데이터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굴지의 공급업체들은 이러한 흐름을 빠르게 읽고 데이터 수집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노르웨이의 콩스버그(Kongsberg Digital)는 최근 노르웨이 해양플랜트 운영사 아일랜드오프쇼어(Island Offshore) 선대 26척에 '배슬인사이트(Vessel Insight)'를 적용시킨다고 밝혔다. 

배슬인사이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십 통합 데이타 플랫폼으로, 아일랜드오프쇼어 소속 선박 4척이 이미 배슬인사이트에 포함됐다. 이번에 26척이 합류한 것은 콩스버그디지털 역대 계약 건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콩스버그 디지털의 디지털오션 수석 부사장(Andreas Jagtøyen)은 "아일랜드오프쇼어는 안전, 효율, 지속 가능성 모든 목표를 달성 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선사는 의사결정을 수행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거나 연료 소비를 줄이는 데 일조할 뿐 아니라, 보고 체계도 자동화 된다. 콩스버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비용효율적이며 안전한 방식으로 고객에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데 1990년대부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 주역이었지만 이기종 간 인터페이스가 복잡하고 데이터 통합 측면에서의 한계점이 불거지면서 최근에는 클라우드가 각광받고 있다.  

콩스버그는 9월 초 Shell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슬인사이트 플랫폼으로 유정 포트폴리오 부문 확대에도 고삐도 죄고 있다. 

일본은 탄탄한 업계 결집력을 바탕으로 데이터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다. 일본 NK선급은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선박데이터선터(Ship Data Center)를 설립하고, ‘IoS-OP(Internet of Ships Open Platform)’을 구축했다. NYK, MOL, K-Line 선사 뿐 아니라, 해양기자재, 연구소 등이 동참했다.

대우조선해양 연구원들이 시흥R&D캠퍼스 내 DS4 육상관제센터에서 실제 운항 중인 선박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연구원들이 시흥R&D캠퍼스 내 DS4 육상관제센터에서 실제 운항 중인 선박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국내는 조선사, 선사가 각각 따로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국책선사 HMM은 선박 항해, 입출항, 화물적재현황 정보 등을 육상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을 구축했다. 최적운항에 목표를 두고 있으며, 원격조종까지 가능하다. 

대형 조선사들도 단순히 잘만든 배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이후 운항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하겠다는 자세로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시흥 R&D캠퍼스 내에 위치한 DS4(DSME Smartship Solutions) 육상관제센터를 본격 가동, 선주들에게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고객 선대의 엔진 성능, 배출가스 등을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해 디지털 이노베이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100% 자회사로 전세계 700개 이상의 고객사에 3,600척의 상업용 선박과 40개 이상의 현지발전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운영 효율 최적화를 위한 통합된 스마트선박 환경 제공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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