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와 공정에 이어 친환경까지…태양광구조물 기술혁신은 현재 진행형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1.10.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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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내구성, 설치공법 고도화, 친환경 중심으로 기술 진화 중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몸의 토대가 뼈대이듯 태양광발전소의 뼈대는 구조물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소를 먹더라도 뼈대가 무너지면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듯, 고성능, 고내구성의 모듈·인버터 제품을 사용한 태양광발전소도 기반이자 토대인 구조물이 무너지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태양광구조물은 그동안 소재와 공법의 혁신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 태양광모듈이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발전이 이뤄지는 동안 구조물도 소재의 내구성, 설치공법의 고도화 등의 기술발전이 진행돼 왔다. 때로는 따로 때로는 동시에 발전해온 구조물 기술발전 경쟁은 ‘부식방지’와 ‘지속가능성’, ‘안정성’이란 단어로 집약된다.

소재의 내구성, 설치공법의 고도화 등의 방향으로 진행돼 온 태양광구조물의 기술발전은 ‘부식방지’와 ‘지속가능성’, ‘안정성’이란 단어로 집약된다. [사진=utoimage]
소재의 내구성, 설치공법의 고도화 등의 방향으로 진행돼 온 태양광구조물의 기술발전은 ‘부식방지’와 ‘지속가능성’, ‘안정성’이란 단어로 집약된다. [사진=utoimage]

태양광구조물 부식에서 해방되다, 녹슬지 않는 철 ‘포스맥’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선택받는 구조물 소재는 ‘포스맥’과 ‘알루미늄’이다. 오랜 기간 녹이발생하지 않는 소재로 지속가능한 발전소 구조물로 선택받아 왔다.

포스코가 지난 2013년 개발한 포스맥(PosMAC, POSCO Magnesium Aluminiumalloy Coating product)은 아연, 마그네슘, 알루미늄을 합금 도금한 고내식강판이다. 기존 일반 용융도금강판(GI, HGI) 대비 5배 이상, Galva 대비 10배 이상 우수한 내식성을 갖춰 ‘녹슬지 않는 철’로 불린다. 마그네슘 함량이 3.0%이기에 포스맥 3.0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포스맥은 아연에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을 합금 도금해 생성한 산화층이 반영구적으로 표면 부식을 막는다. 절단면의 내삭성(적청)도 우수하다. 도금층의 마그네슘은 매우 안정한 상태의 치밀한 부식 생성물인 시몬클라이트의 형성을 촉진시켜, 부식 생성물이 도금층 표면에 마치 필름처럼 형성돼 부식을 막는다. 때문에 포스맥은 후도금, 후도장, 표면 마무리 검사 등의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용융도금강판에 비해 비용절감 및 납기단축이 가능하다. 또 염소(CI), 강알카리 및 유해가스 환경은 물론 고온다습하고 비바람을 많이 맞는 일반적인 환경도 견딜 수 있다. 나아가 Cr free로 친환경 소재다.

이러한 장점으로 한 번 설치하면 약 20년 이상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는 태양광발전소 구조물로 2013년 이후 매년 100%이상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소재 기술개발이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면, 시공 공법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utoimage]
소재 기술개발이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면, 시공 공법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utoimage]

가벼운 무게, 높아진 강도로 존재감 키우는 ‘알루미늄’

포스맥과 함께 태양광구조물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소재는 ‘알루미늄’이다.

약 100년 전부터 산업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알루미늄은 포스맥과 더불어 내식성이 우수한 대표적인 태양광구조물 소재다. 알루미늄은 자연적으로 표면에 산화알루미늄층이 생성돼 부식을 막는다.

공기 중에 노출되면 표면이 산화물로 덮이지만, 알루미늄의 산화물은 철에서 생기는 붉은색 녹과는 달리 투명하면서 치밀한 산화 피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산화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알루미늄이 가진 강점이 잘 활용되는 곳은 지붕형태양광발전소다. 가볍다는 소재의 특성상 시공 시 핸들링이 수월해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하중에 주는 부담이 덜해 지붕 또는 옥상에 태양광구조물을 설치하는데 상대적으로 쉽다.

또한 알루미늄 소재 구조물은 스틸 재질과 달리 지붕면이나 지표면의 방사열을 쉽게 방사하는 특징이 있어 온도에 민감한 태양광 모듈의 효율에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양면형모듈 후면 발전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빛반사 효과가 뛰어난 알루미늄의 특징을 이용한 발전효율 증가다.

태양광구조물 제조기업들은 생산라인 고도화를 통해 당일 발주, 당일 생산이 가능한 방향으로 제조 라인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사진=utoimage]
태양광구조물 제조기업들은 생산라인 고도화를 통해 당일 발주, 당일 생산이 가능한 방향으로 제조 라인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사진=utoimage]

친환경성을 더하고 있는 구조물

갈수록 구조물 소재에도 친환경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육상태양광구조물의 기초는 콘크리트 기초를 적용하는 것이 기본으로 인식돼 왔지만, 토지의 환경을 해할 수 있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엠솔라는 영농형태양광용 친환경 스크류 시제품을 개발했다. 4대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는 소재로 올해 말 양산체제를 갖추고 제품 생산에 나선다. 친환경 스크류는 자원재활용이 가능해 차후 발전소 구조물 원상복귀에 부담감이 없는 장점이 있다.

태평양은 ‘EVA 수상태양광 부력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생산하고 있다. EVA(ethyleneꠓvinyl acetate copolymer)는 에틸렌과 초산 비닐 폴리머를 공중합시켜 얻는 중합체다. 인체에 무해해 그동안 어린이용 폼스티커, 포장재, 접착제 쿠션, 부력 등의 용도로 많이 사용돼온 대표적인 친환경 소재다. 해양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100%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한 첨단소재다. 무엇보다 친환경적인 소재로 유럽연합(EU)에서 제정한 전기 및 전자장비 내에 특정 유해물질 사용에 관한 제한 지침인 ROHS 기준도 충족해, 10대 유해물질 전 항목이 검출되지 않았다. 태평양은 ‘EVA 수상태양광 부력체’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기존 플라스틱 부력체보다 유지비용을 30배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율성 높이는 공법 개발 중인 기업들

소재 기술개발이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진행돼 왔다면, 시공 공법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스온은 세계 최초로 구조물과 기초, 모듈을 사전에 작업장에서 조립해 설치현장으로 운반 설치하는 ‘스틸보 기초 모듈러 공법’을 개발했다. 스틸보 기초 공법(Floor Beam)은 태양광 구조물을 기존의 콘크리트 기초나 아연도금 스크류파일 등을 사용하던 방법에서 벗어나 공장에서 규격화한 스틸롤포밍빔을 기초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듈러 공법(Modular)은 태양광 모듈·지지 구조물·가로보 기초를 공장에서 조립해 완성한 일체형 제품을 정렬한 후 원하는 장소로 운반·설치하는 공법이다. 제품의 안정성과 내구성은 물론 쉬운 설치가 가능해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이스온은 ‘스틸보 기초 모듈러 공법’을 통해 공기를 혁신적으로 단축시켰다. 구조물을 설치할 터를 파서 사전에 조립 완성한 일체형 제품을 안착시키고 다시 메꾸기만 하면 시공이 끝난다. 구조물에 용접부위가 없어 제작공정이 간단하고 공장에서 자동생산제품을 현장으로 가져와 볼트만 사용해 바로 조립 완성이 가능해 여러 공정에 복잡한 시공단계를 거치는 동안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과 작업효율이 결정되던 기존 공법에 비해 혁신에 가까운 공법이란 평가다. 현장 시공 시 구조물의 기초볼트 위치 및 높낮이를 맞출 필요가 없어 작업의 편리성은 물론 억지 맞춤에 따른 시공불량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표준화된 공장 생산품으로 납기가 빠르고 품질의 차이가 없으며, 숙련자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조립과 설치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쏠라렉스는 ‘U프로파일 구조물’을 개발해 시공 효율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U프로파일 구조물’은 포스맥 3.0 철판을 절곡해 만든 U자 형태의 태양광구조물로 각 절곡 부위에 V컷 절단 없이 그대로 절곡해 타 구조물보다 단면 성능이 우수하다. 또한 절곡 부위에 볼트를 이용해 구조물들을 결합하는 형식이어서 현장여건이 변하는 등 구조물 결합 위치를 긴급히 수정해야할 경우 별도의 타공 및 용접 작업 없이 수정이 용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구조물 제조기업들은 소재, 공법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일정수준의 발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utoimage]
구조물 제조기업들은 소재, 공법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일정수준의 발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utoimage]

생산라인 기술개발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기업들

삼덕스틸은 생산라인 고도화를 통해 당일 발주, 당일 생산이 가능한 제조 라인을 갖추고 있다. 삼덕스틸 생산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원스톱 공정 및 생산서비스다. 포스맥 코일을 포스코에서 구매해 코일센터에서 제품 요구사항에 맞게 슬리팅해 SKELP를 제작하고 있다. C형강 생산에는 고품질 포밍기를 활용하고 PIPE 각관 생산에는 조관기 라인이 적용된다.

또한 LASER 절단기를 사용해 태양광구조물 부속 및 부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최대규격의 대형 절곡기를 사용해 가공하고, 전문 용접사를 채용해 자체 용접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원터치는 포밍라인을 컨트롤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 보드를 자체개발해 ‘태양광구조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DPS는 제조를 제어하는 전자컨트롤러에 탑재돼 전 공정을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신호처리를 최적화시켜 커팅 길이, 펀칭 속도, 홀 간격 등을 입력하면 기계에서 알아서 고속으로 정밀하게 처리한다. 덕분에 원터치 설비는 기존 포밍 라인에서 벗어나 자동화를 실현했다. 기존 각관 라인 및 포밍 라인을 플라잉펀칭&커팅을 통해 공정을 줄여 생산성을 3배로 높였다.

플라잉펀칭 시스템도 원터치의 생산성 향상의 핵심기술이다. 플라잉펀칭 시스템이란 소재 이동 시 정지 없이 연속적인 형태로 소재 타공 위치를 서보위치제어 시스템으로 추격해 컴퓨터에 설정된 치수로 정확히 타공하는 시스템이다. 소재 이송 정지가 없어 연속적인 타공으로 생산 속도가 기존 대비 3배 이상 증대된다. 플라잉펀칭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포밍 루프 구간이 제거되며, 전체 라인 기장 약 20% 축소 및 생산 공정, 설비 기초 공사비, 단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타공을 각각 연속으로 하기에홀 간격이 중간에 바뀌더라도 다른 기업처럼 금형을 새로 짤 필요가 없다. 전기컨트롤러에서 수치 값만 바꿔서 입력하면 자동으로 홀 간격이 조절된다.

안전관리법 개정안은 넘어야 할 산

이처럼 태양광 구조물은 내구성, 시공법, 친환경성, 생산성의 효율을 높이고자 다양한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에 태양광구조물 업계에 난제가 발생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태양광 부지 및 구조물을 2년마다 정기점검 하도록 하는 산업부 시행규칙 개정안이다. 지난 9월 22일 산업부 ‘전기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에 따르면 총 13만4,302기의 태양광 발전소가 2년마다 부지 및 구조물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관련 개정에 대해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로 인해 태양광구조물 파손 등 사고가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태양광구조물 및 부지에 대한 정기검사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부는 태양광발전소의 부지 및 구조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통해 토사유출·산사태 등 자연재해로부터 설비 안전성을 확보하고, 인명피해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구조물 업계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태양광구조물 제조기업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구조물 안전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준공검사를 거치고 있다”며, “전기안전공사가 구조물 점검을 2년마다 의무화한다면 태양광 기업에게 지나친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태양광발전소 사업자는 “2년마다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광 구조물 보강 등이 발생하면 태양광 유지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태양광발전소는 전력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전력계통망 연결 안전에 대해서는 전기안전공사를 통해 4년마다 점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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