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과 체코 리베레츠 공과대학, ‘사마귀 프린터’로 빌딩 건설 3D프린트 도전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1.11.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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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개발해 수직 기둥 넘어 바닥‧천정의 수평 슬래브까지 프린트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활용 분야가 전 산업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건설분야에서도 조립식 컴포넌트를 인쇄한 다음 건축 현장으로 운반하는 식으로 빌딩 건축에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TUL의 연구 프로젝트는 건축 현장에서 다층 건물 전체를 프린팅할 3D 프린팅 로봇을 설계하고 있다. [사진=B&R]

체코 리베레츠 공과대학(Technical University of Liberec)은 건설 현장에서 직접 건물을 프린팅할 수 있는 모바일 로봇 개발을 목표로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B&R 제어기, 드라이브, HMI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로봇의 정교한 프린터 헤드를 제어할 예정이다.

건축에 사용된 최초의 3D프린터는 디스플레이와 프리젠테이션용 플라스틱 모델을 생산하는 설계 과정의 일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 거대한 프린터가 실제 빌딩 건축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컴포넌트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체코 리베레츠 공과대학(이하 TUL) 연구팀은 이러한 진화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곧바로 프린팅을 수행할 모바일 로봇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가로막는 제한사항

3D프린팅은 빌딩 건축 분야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빌딩 컴포넌트는 콘크리트와 보강재를 혼합해 프린팅된다. 새로운 설계 가능성은 건축가의 창의성을 높이고, 더욱 경제적으로 컴포넌트를 생산할 수 있다. 전통적인 모놀리식 구조에 필요한 대규모의 거푸집 공사도 필요없기 때문에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실험적인 방법은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컴포넌트들을 생산 홀에서 먼저 제작한 다음 건축 현장으로 운반해야 한다는 점이다. 컴포넌트의 크기는 운반에 사용되는 차량에 따라 제한받고, 상당한 물류비용과 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빌딩의 수직적 요소만 프린팅이 가능하고, 바닥과 천정의 수평 슬래브는 기존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프린팅되는 빌딩

TUL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바닥과 천정을 포함한 전체 다층 빌딩을 건설 현장에서 직접 프린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모바일 3D프린팅 로봇은 로봇 팔이 사마귀의 길죽한 앞다리와 닮았기 때문에 ‘사마귀 프린터’라고 불린다. 이 프로젝트는 체코 과학 아카데미의 정보이론 및 자동화 연구소와 프라하에 있는 체코 공과대학의 클로크너(Klokner) 연구소와 협력해 수행되며, B&R의 제어, 드라이브, HMI 및 소프트웨어로 구성될 예정이다.

TUL 예술 건축학부의 지르지 수초멜(Jiří Suchomel)은 ‘사마귀 프린터’를 사용한 현장 프린팅을 통해 건축가들이 2~3 밀리미터 오차에 불과한 전례없는 정확도로 복잡한 모양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로봇은 대형 레고 조각처럼 현장에서 다층 빌딩을 조립할 것이다.

수초멜은 “수평 슬래브는 지상에서 프린트해 제자리로 들어 올려지며, 수직벽은 실제 위치에 직접 프린팅한다. 모든 것이 현장에서 직접 프린팅된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생산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며,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해 첨가되는 골재와 자갈은 공급이 제한적이다. 이에 새로운 보강재를 사용해 가볍고 얇은 콘크리트 벽 구조물을 만드는 도전도 시작됐다.

클로크너 연구소 테스트베드에서 프린터 헤드는 B&R의 스윙 암 HMI 패널로 제어된다. 웹 기반 HMI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PC,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에서도 볼 수 있다. [사진=B&R]

단지 재료가 바뀐다는 것 이상의 의미

3D프린터에서 파우더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에 집을 프린팅하기 위해 3D프린터를 채택하는 것은 단순히 이러한 재료를 콘크리트로 대체하는 것 이상을 포함한다. 시멘트 혼합물만 해도 큰 도전이다. 작업하기에 충분히 유연해야 하면서도, 후속 레어어를 지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빨리 굳어야 한다. 일반 콘크리트는 28일 동안 숙성이 필요하지만, 프린팅된 구조는 즉시 지탱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도전은 로봇이 굴곡점을 포함해 모든 곡률의 벽을 프린팅하고 날카로운 앵글과 평탄면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 점이다. Con4Bot의 수석 디자이너인 TUL 메커트로닉스 및 컴퓨터 공학 연구소의 바츨라프 자다(Vaclav Zada) 부교수는 “건축가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주기 위해서 이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Con4Bot의 디자인으로 인해 엔드 이펙터가 도어나 윈도우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기 위해 프린팅을 잠시 멈추더라도 로봇은 계속 움직일 수 있다. Zada 부교수는 “대형 로봇은 많은 운동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것이 다른 기계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마귀 프린터’는 수평적으로 5.6미터까지, 수직적으로는 3.3미터까지 작업 가능한 회전 및 슬라이딩 로봇 팔로 구성된다. 이 프로젝트는 두 개의 테스트 설정을 통해 수행된다. 첫 번째는 SCARA 로봇이다. 현재 1:4 스케일로 테스트되고 있는 풀 스케일 버전은 표준 건설 트럭으로 운반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프라하에 있는 클로크너(Klokner) 연구소의 직교좌표 로봇으로 연구원들이 다양한 건축 자재 혼합물과 함께 프린트 헤드를 테스트 및 개발하고 있다.

첨단 R&D에서의 확장성

연구팀은 B&R과 10년 간의 협력을 통해 자동화 컴포넌트가 필요한 성능은 물론 향후 개발 및 구현 단계를 통해 로봇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할 것을 알고 있다. B&R 엔지니어인 토마스 코우트(Tomáš Kohout)는 “우리는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요구사항을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시스템은 앱솔루트 멀티턴 엔코더, 모듈형 제어 시스템, 그리고 고급 안전 기능을 갖춘 축을 포함한다. TUL 메커트로닉스 및 컴퓨터공학 연구소의 레오시 베란(Leoš Beran)은 “통합된 B&R 모션 제어 시스템은 디자이너와 미래 작동자들이 이 솔루션을 사용하기 쉽도록 만들었다”면서, “이 솔루션은 미래를 위해 확장 가능하고, 이와 같은 첨단 연구 프로젝트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1:2 스케일의 ‘사마귀 프린터’ 최종 디자인은 2021년 9월 리베레츠 공과대학에서 연구 개발을 위해 완료될 예정이다. [사진=B&R]

효율적인 프로그래밍, 유연한 작동

로봇의 프린트 헤드 엔드 이펙터는 B&R 제어 시스템에 의해 작동된다. 3D 프린팅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표준 B&R CNC 컴포넌트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B&R의 mapp Technology 툴킷은 미리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제공해 연구팀이 레시피 핸들링, 사용자 관리와 같은 기본 기능을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제어 소프트웨어는 B&R의 Automation PC 시리즈의 강력한 산업용 PC에서 실행된다. 코우트(Kohout)는 “제어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Automation PC도 웹 기반 HMI 애플리케이션에서 실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MI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 정의 작동 요소가 있는 스윙 암 장착 Automation Panel 5000에 표시된다.

미래의 빌딩을 프린팅하기 위해 잘 준비된 ‘사마귀 프린터’가 현장에서 최초의 다층 빌딩을 만들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인쇄된 구조물에 대한 건축 규정이 언제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B&R을 자동화 파트너로 선택한 연구팀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솔루션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빌딩을 프린팅하는데 직면하는 모든 문제를 빠르고 쉽게 ‘사마귀 프린터’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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