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명왕’ 꿈꾸는 유에너지, 발상의 전환으로 에너지 혁신 이끈다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1.12.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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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 및 수상태양광 문제점 개선한 시스템 개발… 주민수용성 강화에 초점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국내 태양광 산업이 활성화된 지 20여년이 지났다. 탄소중립 달성의 선봉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이끌고 있는 태양광발전이지만, 꽤 아픈 상흔도 남겼다. 무분별한 난개발에 따른 환경파괴 및 오염이라는 상흔이다. 또한, 분양사기 등 재생에너지 확산보다는 오롯이 수익성에만 목적을 둔 사업이 빈번하게 진행되면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태양광이다.

유에너지 최태원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유에너지 최태원 대표는  “우리가 어렵더라도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해 시장 상황에 대처한다면, 생존이 곧 기회로 연결된다고 믿는다. 고객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유에너지 최태원 대표는 “사업자 입장에서 다양한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며, “점차 확대되는 시장 규모와 증가하는 기업으로 인해 시장이 과열되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업주들이 발생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국내 태양광 시장을 평가했다.

이어 “당사 역시 일신상의 안위만을 추구할 수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가 잘 사는 산업을 형성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국내 태양광 산업에 긍정적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9년 설립 이후 다양한 사업경험을 통해 전남을 대표하는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한 유에너지다. 국내 다수 프로젝트와 미국에 대용량 단축 시스템 공급으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전남 최초의 태양광 연계형 ESS 설계·시공 등 기념비적 성과도 남겼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유에너지가 돌연 사업방향을 변경한 것은 3년 전이다. 점차 국내 태양광 시장에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태양광이 가진 긍정적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최 대표는 이때부터 민간사업을 중단하고, 공공사업 진행과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업방식도 창출해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자체에 임대료를 주고 발전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에너지는 이와 반대로 공공기관이 수익을 가져가고, 기업이 관리비를 받는 모델을 구축해 전국 최초이자 유일하게 순천시를 태양광발전사업자로 만든 것이다.

최 대표는 “초기 투자비에 대한 부담과 발전수익에 대한 공공의 믿음을 얻기까지 3년 정도 소요됐다”며, “이제는 초기 투자비에 대한 안정적인 회수와 사업모델의 보급 확산, 기 구축된 시스템을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미래 확장성을 지닌 사업의 밑그림이 완성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유에너지가 순천시 팔마체육관 주차장에 태양광 500kW 및 ESS 1.8MWh 규모로 설치한 팔마ECO태양광발전소. 순천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직접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유에너지]

12년 경험 녹인 ‘One-Stop 토털솔루션’

태양광 트랙커를 기반으로 성장한 유에너지는 현재 태양광발전시스템과 에너지저장시스템이라는 대분류 아래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고객 신뢰가 작용한 결과물이다. 유에너지는 고품질 설비와 철저한 사후관리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12년 동안 구축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왔다. 원자재 비용을 낮춰 시공비 절감에 초점을 맞춘 시장에서 철저한 검증과 기술 접목에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현재 태양광의 경우 수상형, 영농형, 수로형 등 한정된 면적의 우리나라 지리적 특성에 맞춘 태양광발전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ESS의 경우 소규모 발전사업용으로 ‘SOLEC 5.0’ 제품을 개발한 유에너지는 화재사고 이후 국내 ESS 시장에서 눈을 돌려 최근에는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오프 그리드(OFF-grid) 시스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유에너지는 이러한 솔루션 공급에 있어 ‘원스톱 시스템’ 구축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남 공공기관 태양광 보급사업 수주를 통해 설계 및 구조검토, 시공 협의 및 절차 정의, 제작 및 구매, 현장 시공, 준공도서 및 유지보수 교육 등 전반적 절차를 직접 수행·관리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너지공단의 융복합사업, 공공기관설치사업, 지역에너지신산업 등 여러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자체 절차를 통해 원스톱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의 국내 태양광 시장을 중소규모 기업이 소규모 발전소로 시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의 태양광 시장은 대기업 주도 대규모 사업 위주로 변화되고 있다”며, “대기업, 지자체 등이 대규모로 사업을 주도하는 변화된 태양광 시장에서 당사의 경험치는 분명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총사업비 40억원으로 순천만국가정원 동측 주차장에 태양광 610kW 및 ESS 1.8MWh 규모로 유에너지가 시공한 순천만ECO태양광발전소 [사진=유에너지]

‘환경변화 최소화’ 자연과 공존하는 태양광 솔루션

“사업자와 주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접목시켜 불편을 해소해야 태양광에 대한 부정적 요인을 걷어낼 수 있다. 최근 당사가 개발해 공급하는 다양한 솔루션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

‘조금 더 편리하게, 조금 더 간단하게’ 발명은 일상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에서 탄생한다. 최 대표 역시 이에 기반한 태양광 솔루션 발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작물 보호 및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가변형 태양광발전 장치, 드럼통을 이용한 수상태양광 부력체 특허, 루프탑 구조의 수로태양광 등 유의미한 결과도 도출해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개폐식 영농형태양광 구조물이다. 구조물 상부에 위치한 모듈을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게 구성했다. 이를 통해 폭염 시 농작물에 조사되는 하부 일사량 제어가 가능하고, 강풍 시 모듈 수납을 통해 파손을 방지한다. 또한, 계절별 입사각 조정이 가능하고 폭우, 우박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의 손상도 방지한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권유되고 있는 영농형태양광은 농민 입장이 아닌 사업자의 입장만 반영된 방식”이라며, “멀쩡히 농사를 짓던 농민들에게 생업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권유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에너지는 2019년 지역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공공건물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구축(284.5kW) 및 에너지 통합관리와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태양광(900kW), ESS (2MWh) 연계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사진=유에너지]

이에 유에너지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개폐식 구조물을 선보였다. 농지를 파고 설치하는 구조가 아닌 농지 위에 얹는 방식으로, 구조물 높이도 일반적인 영농형태양광 구조물보다 훨씬 높다. 10m 이상의 장경간으로 설계해 트랙터의 회전 반경을 확보했으며, 투과형 모듈을 통해 작물 생육에 지장이 없게 했다. 순천시 농업기술센터의 시설하우스 상부 50kW 시범설치를 통해 일반 논밭뿐만 아니라 하우스형 태양광설비에 대한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개폐식 태양광 구조물은 영농뿐만 아니라 건물과 주차장 등 일상생활에서의 태양광발전 시스템까지 확장해 접목시키고 있다. 또한, 기존의 태양광발전소가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많은 시공인력이 사용된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공장에서 구조물 제작을 완료해 현장에선 간단히 설치만 진행하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최 대표는 “현재의 발전소 시공 행위 자체가 환경파괴 행위”라며, “원자재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다. 공장에서 모든 작업을 끝내고 현장에서는 설치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에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 에너지는 영농형태양광뿐만 아니라 수상태양광에 있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점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최근 FRP가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며 표류하는 수상태양광사업에 유에너지는 자체 개발한 ‘스틸 부력체’를 선보이고 있다.

유에너지가 개발한 스틸 부력체는 쉽게 말해 ‘드럼통’이다.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럼통에 방청·방오 친환경 도료를 설계해 환경오염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정기적인 수선과 관리로, 장기간 사용에도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구성했다.

또한, 부력체에 대한 특허 취득한 유에너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직 하중에 대한 안정성을 기반으로 자중식 태양광발전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연계해 등록했다. 환경에 안전한 스틸 부력체와 수평을 잡아주는 스퍼드 시스템, 여기에 자중식 시스템을 접목해 최근 주목받는 염전에 설치하는 태양광에 최적의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최 대표는 “염전을 하기 위해 오랜 시간 단단하게 굳힌 땅에 태양광을 설치하며 땅을 파헤치면, 다신 염전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며, “태양광발전 이후 다시 염전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자중식 태양광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에너지가 개발한 개폐식 영농형태양광 구조물
유에너지가 개발한 개폐식 영농형태양광 구조물 [사진=유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이끄는 ‘태양광 발명왕’

모듈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불안전 등 국내 태양광 산업은 올 한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최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정부 R&D사업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소가 갖고 있던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는 발명에 기반한 다양한 솔루션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구축한 통합분석시스템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모니터링한다. 10년 넘은 민간발전소의 데이터를 이관하였으며 공공기관의 태양광 발전량과 건물 전기사용량까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에너지기술평가원 마이크로그리드 기술개발 과제를 통해 발전량 예측과 고장 원인 분석에 AI기술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태양광발전사업의 특성은 고객과 시공사가 10년 이상 공생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어렵더라도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해 시장 상황에 대처한다면, 생존이 곧 기회로 연결된다고 믿는다. 고객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구나 발명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다. 정말 필요한 부분, 인류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명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최 대표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오롯이 수익에만 집중했다면, 더욱 큰 규모로 성장한 유에너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최 대표다. 그렇다고 최 대표 얼굴에서 후회의 아쉬움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주민의 입장에서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데 목표를 맞추고 있다”며,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 에너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고 향후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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