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앞으로 50년, 스마트제조혁신을 통한 탄소중립 공장 만들기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2.01.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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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법‧중대재해법 넘어서야...

[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지난 50년은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많은 대기업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질 좋은 제품을 많이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해 국민 삶의 질을 높여왔다. 그 와중에 중소기업은 원가 절감의 압박에 마른 수건도 짜야하는 힘든 시기를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앞으로 50년은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 체제를 구축해 벤처, 스타트업이 중소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넘어 글로벌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도록 정책을 수립해 지원해야 한다. 이번 칼럼은 일곱번째 정책 제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하게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탄소중립법과 중대재해법을 넘어서기 위한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을 제언한다.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탄소중립법과 중대재해법을 넘어서기 위한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을 제언한다. [사진=utoimage]

탄소중립을 위한 제조공장의 압박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정부가 ‘급발진’하면서 산업계 전체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기업들은 주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뛰어넘는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어 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8월 31일 본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탄소중립기본법)’을 가결했다. 법안의 핵심은 9년 뒤인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하한선을 2018년 배출량의 35%로 규정한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비전에 대해 국민 다수와 기업들도 동의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자발적인 탄소배출 감축 노력 또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탄소중립 중간단계인 2030년의 하한선을 기존 26.3%에서 35%로 높게 올려 잡는 등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법제화까지 했다. 탄소중립은 기업과 사회 등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를 흡수해 실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전 세계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탄소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GDP의 27.8%고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로써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팔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다. 또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에 새로운 이동수단(전기차, 플라잉카, 자율주행차 등)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게 됐다.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를 활용하는 에너지는 환경오염의 발생 근원으로 이를 차단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이 수립돼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제는 주력 발전 연료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에 따라 현재 제조기업은 당면한 생산체계 문제(고임금과 낮은 노동생산성)로 저임금의 국가로 이전해 낮은 원가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문제, 부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지 않으면 수출시 탄소세를 부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작업 중 작업자의 안전사고 발생으로 대표가 구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 글로벌 시장이 글로컬라이제이션으로 자국 내 모든 제품을 생산하려는 리쇼어링 등 글로벌 공급사슬 망의 붕괴와 함께 자국 우선주의의 민족주의가 서서히 날개를 펴고 있다.

국가별, 기업별 탄소배출량 측정하는 국제 실증

국가별로 제조산업에서 CO2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서로 다른 회사간, 가치 사슬간, 국가 간에 생산 공장에서 생성되는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서로 다른 플랫폼 간에 데이터의 상호운영성(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 지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Industrie4.0의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와 미국 CESMII(Clean Energy Smart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의 SMP(Smart Manufacturing Profile)간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교환하는 상호운영성 실증 사업을 완료했다. 개방형 표준(OPC UA)과 클라우드 연결(OPC Foundation 및 CESMII가 개발한 UA Cloud Library)을 사용함으로써, 생산 과정에서 생성된 배출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집해 플랫폼, 회사 사이트 및 국가 전반에 걸쳐 표준화된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의 상호운영성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원은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온실가스 프로토콜(Greenhouse Gas(GHG) Protocol)에 따라 3가지 (Scopes 1, 2, & 3)로 분류된다. Scope1은 제조기업의 생산 공장에서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고, Scope2는 기업이 생산을 위해 구매 사용하는 전기, 증기, 냉난방 등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며, Scope3는 기업의 가차사슬 전체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Scope 1 & 2)을 측정하고 계산하고,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될 때, 이렇게 기록된 탄소배출량은 가치사슬을 따라 보내지고 전체 가치사슬 상에서 배출된 모든 탄소 배출량을 Scope3로 포함시켜 총량을 계산한다. 즉 전체 공급망(상류 및 하류)에서의 배출량이 제조에서 배출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Scope1, 2 &3는 제품별 탄소 배출량 정확하게 추적해 총량을 계산하기 위한 기준선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소제조기업의 당면과제와 해결방안 [자료=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으로 탄소중립 극복

대기업에 납품하는 1~4차 부품 제조 협력사들은 지금까지 원가절감의 압박 속에서 마른 수건도 짜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가스, 용수 등 다양한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다. 국가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를 절감 방안을 수립하고, 국가의 감축 목표를 달성하도록 규제하지만, 잘못 추진하게 되면 경제적 효과보다는 비용으로 처리돼 더욱더 기업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소제조기업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품을 가공, 조립해 생산하는 기업들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자동화에 의한 작업자 수를 줄이거나, 해외 저임금 근로자를 많이 채용하거나, 전력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 원가를 줄인다. 그러나 실제 생산성을 높이고, 고품질의 제품을 많이 생산해 판매하지 않으면 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노동 집약적인 공장이 생산원가를 맞추기 위해 임금이 싼 국가로 공장을 이전해 생산하는 Off Shoring이 늘어날수록 국내에는 공장 사라지게 될 것이고 더불어 고임금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저임금의 일자리도 없어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오직 생산 현장을 자동화하면서 에너지 절감형 자동화 장비와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조 Raw Data를 수집·저장하는 디지털화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데이터가 축적되면 인공지능 솔루션을 도입해 똑똑한 공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똑똑한 공장을 구축하게 되면 최소의 고임금 근로자가 안정적인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생산현장에서 단순 반복적인 작업과 3D작업이 없어짐으로써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고 공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별 에너지 사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제품 1개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출하고, 증명할 수 있는 체계가 달성되는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탄소배출량과 안전사고를 줄이면서 기존제품의 PQCD 효과를 내는 방법은 오직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사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지난 2014년도부터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사업을 추진하면서 MES 1만2,968개, ERP 3,651개, FEMS 271개 등 다양한 솔루션을 도입해 추진해 왔다. 대부분 제조기업에서 FEMS만을 도입하게 되면 경제적 효과 창출보다는 비용적으로 부담되는 사업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솔루션을 함께 도입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스마트제조혁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생산 공장의 회전체 고장예측을 위해서는 모터의 전류, 전압뿐만 아니라 온도, 진동 센서를 설치해 마이크로 세컨드, 밀리세컨드 단위로 데이터를 수집·저장하는 인프라를 도입하고 있다. 전류, 전압 측정 데이터를 이용해 ESA(Electrical Spectrum Analysis) 기법으로 전류, 전압의 신호를 스펙트럼 분석해 모터의 고장을 예측하고, 모터, 베어링, 스핀들에 부착된 진동, 온도 센서를 활용해 주파수 분석에 의한 모터의 축 변형, 기어 파손, 스핀들의 언바란스 등 기계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예측해 열화, 마모에 의한 파손을 사전에 예측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만약에 설비가 사용하는 전력량만을 정확하게 측정해 수집 저장하고 1년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전력량을 줄이는 사업을 한다면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 창출이 어렵다.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을 하게 되면 생산현장을 자동화하면서 설비별 사용 전력량 뿐만 아니라 자동제어를 위한 각종 센서 데이터, 공장에서 사용하는 가스, 석탄, 석유, 전력 등 에너지 사용량을 AAS 기반으로 수집해 클라우드 빅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디지털화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측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저장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사용해 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박한구 단장은 “에너지 사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게 되면 전력 가격이 가장 싼 시간대에 고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도록 생산계획을 수립해 추진함으로써 에너지 사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utoimage]

첫째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공장 전체에서 측정되는 데이터가 13개월 이상 축적돼 있으면, 비지도 학습에 의한 기준 패턴 모델과 설비 작동 표준모델을 만들어 설비 고장을 예측할 수 있고, 설비 상태에 따른 공정 이상, 품질 불량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설비 상태에 따른 에너지 손실 및 환경오염 배출을 예측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둘째 회전체의 기계적 마모, 파손 등을 예측할 수 있는 Condition Monitoring System을 도입해 운영함으로써 회전체의 파손에 의한 생산량 감소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품질 불량의 원인을 사전 예방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얻는다.

셋째 공장 내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 사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해 저장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솔루션을 도입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핵심 설비가 설비 이상으로 가동 정지된 상태에서 관련 유틸리티 설비 및 모든 부속 설비들이 가동을 정지함으로써 에너지 사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생산 현장에서 작업을 하지 않고, 아무도 없을 때 공장 조명을 제어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넷째 설비 노후화로 설비로 교체 때 혹은 전기 제어 제품의 열화로 모터를 교체하고, PLC 제어 시스템을 교체 때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DC 모터를 AC모터와 인버터를 도입함으로써 3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다섯째 제품별 에너지 사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게 되면 전력 가격이 가장 싼 시간대에 고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도록 생산계획을 수립해 추진함으로써 에너지 사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조기업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열로(전기로), 보일러의 가동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앞으로 스마트 제조혁신을 통해 우리 제조기업에서 없어져야 할 말은 “중소기업은 자금력이 없고, 전문인력이 없는 영세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는 기업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경영의 기본 책무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역할 또한 중요하다.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정부지원금을 활용해 미래를 꿈꾸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도전의 씨앗으로 생각하는 기업인들은 영세성을 벗어나지만 그렇지 않고 내가 낸 세금으로 정부지원금을 받아 필요한 곳에 사용하면 된다는 생각하는 회사는 영세한 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정부의 정책이 잘 만들어져도 이를 사용하는 기업인들이 미래를 위해 사용하고, 만들어가는 데 사용하기를 간곡히 바라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니 탄소배출량이 감소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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