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앞으로 50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제조를 넘어 서비스타이제이션까지…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2.03.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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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성의 필수요소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가치

[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지난 50년은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많은 대기업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질 좋은 제품을 많이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해 국민 삶의 질을 높여왔다. 그 와중에 중소기업은 원가 절감의 압박에 마른 수건도 짜야하는 힘든 시기를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앞으로 50년은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 체제를 구축해 벤처, 스타트업이 중소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넘어 글로벌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도록 정책을 수립해 지원해야 한다. 이번 칼럼은 아홉 번째 정책 제안으로 스마트제조혁신은 제품의 생산성,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공장 혁신을 넘어 시장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수행하는 온 디멘드형 서비스타이제이션에 대해 정책을 제언한다.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은 “미래에는 모든 물리적인 제품과 더불어 디지털 트윈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고, 생산·배송·사용 후 폐기까지 제조기업이 책임지는 디지털 비즈니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utoimage]

서비스 산업의 현황 및 발전의 중요성

우리나라는 지난 50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Made in Korea’ 제품을 대량 생산해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경제적으로 판매해 이익을 극대화는 정책을 수립, 대기업을 지원해 왔다. 또한 국산품 애용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면서, 소비자들은 고장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에도 수리비용을 지불하면서 국산품을 애용해 왔다. 그러면서 수리전문 개인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그러나 제품이 점점 타분야의 기술과 융합하면서 개인 수리업체에서는 더이상 할 수 없고, 제품을 생산한 대기업이 회사를 만들어 자사의 제품을 유지보수해 주는 사업모델로 변화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공짜라는 인식으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 발전이 매우 늦어지고 있다. 아무리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고장나기 전에 수리를 해줘야하고, 서비스 부분에서 불편을 주게 되면 구매하지 않는다.

또한 소프트웨어도 하나의 서비스 산업으로 공짜로 생각하는 문화가 됐다. 1996년 12월 OECD에 가입하기 전에는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일반 기업에서 장비 도입시 장비 가격은 인정하나 그 속에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팽배돼 있다. 로봇을 구매하는데 함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제품이다, 그러나 로봇에 소프트웨어 가격을 별도로 분리하면 가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 언급없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로봇의 동작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기존의 소프트웨어 대신 구매, 교체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하드웨어와 별도로 책정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사용하는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로 바뀌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로봇이 자동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로봇은 사람이 프로그래밍한데로 기계가 움직일 뿐이다. 지금은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간 소프트웨어로 스스로 주변의 상태를 탐지해 자율적으로 작동되는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제조기업, 제품 양산에서 투명한 서비스 제공까지

우리가 ‘무언가를 산다’는 개념은 제품을 구매 소유해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나중에 쓸모없거나, 고장이 발생하면 폐기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제품 판매는 일반적으로 ‘판매 후 잊어 버리기’ 원칙에 따라 상거래가 이루어진다. 제조업체의 책임은 제품이 새 소유자에게 인계되는 즉시 종료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판매자가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 제품을 다시 보고 수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공급망은 투입, 생산, 배송 체계의 선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단 배송하고 나면 공급업체는 끝인 것이다.

현재 지속가능성의 고려사항은 기업이 고객에게 약속하는 ‘전통적인’ 가치 약속의 요소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구매할 때 관련 제품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증기간이 만료된 후 품목이 고장나면 수리를 해야 합니까, 아니면 교체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사용자가 수리를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에 전혀 연락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단순히 제품을 수리점으로 가져간다. 어떤 경우에는 그곳에서 장비를 수리하는 것이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수리할 가치가 없어 보이고, 결함이 있는 제품은 새 제품으로 교체한다. 미래 목표는 지속 가능성을 필수요소로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제품의 수명관리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앞으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개념을 변경하는 것으로, 고객이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대신 서비스를 구매하는 지속가능한 접근 방식으로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타이어 자체를 구매하는 대신 타이어를 사용하기 위해 라이센스를 구입하는 것이다. 현재의 타이어보다 훨씬 더 기능이 고도화된 새로운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서비스 약속과 IoT 플랫폼을 이용해 주문, 피팅 및 상태 모니터링을 포함하는 엔드 투 엔드 타이어 관리 서비스 제품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조기업이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면 끝이었다면, 앞으로는 수명주기관리의 판매 방식으로 대체 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에 대한 제조업체의 책임은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개발 단계에서 원자재를 소비하고 재활용하는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디자인에 의한 지속 가능성’ 개념을 도입해 과거와 다른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을 갖도록 스마트 제조혁신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가가치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제조기업, 공급기업 및 수리업체는 고객과 함께 역할과 책임을 매우 투명하게 할당하는 방법으로 사업구조가 재편될 것이며, 판매자와 고객의 관계도 바뀔 것이다. 미래에는 구매자가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해 가치를 창출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얻고, 유지관리 서비스를 받는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판매자는 실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무료로 제공하고 서비스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비즈니스 방식으로 제조업체는 전체 수명 주기 관리를 통한 제품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자원을 소비하고 수익성을 최적화하면서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및 보장하기 위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고객과 제품을 접촉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 또는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구독경제’와 같은 디지털 프로세스 및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의 수명주기 관리로 전환할 수 있다.

박한구 단장은 "기존 유지보수 계약은 미래에 예측적이고 지속적인 유지보수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제조업체는 전체 부가가치 사슬에서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고, 제품은 수명 주기가 끝나면 폐기되는 대신 자동화된 재제조 프로세스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utoimage]

지속 가능한 디지털 트윈 비즈니스 모델

미래에는 모든 물리적인 제품과 더불어 디지털 트윈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트윈(쌍둥이)’ 제품으로 설계되고, 생산, 배송, 사용 후 폐기까지 제조기업이 책임지는 디지털 비즈니스로 전환될 것이다. 물리적인 제품과 똑같은 쌍둥이 가상의 제품을 판매함으로서, 데이터 및 정보 연결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이러한 방식의 ‘지속 가능한 디지털 트윈’은 기본 원자재, 부품 목록 및 작업 계획에서 일반 생산 조건, 구성요소의 세부 사항에 이르기까지 전체 생산 주기에 걸쳐 실제 제품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쌍둥이는 전 부가가치 과정에서 물리적 상대를 동반하며 모든 ‘수명 단계’에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 주기가 끝나고 재제조하는 경우 이러한 사용 정보는 해체 프로세스와 함께 중요한 의사결정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산 관리 셸(AAS, Asset Administration Shell)은 디지털 트윈의 중요한 기반 역할을 한다.

지속 가능한 재제조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기존 유지보수 계약은 미래에 예측적이고 지속적인 유지보수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체는 전체 부가가치 사슬에서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고, 제품은 수명 주기가 끝나면 폐기되는 대신 자동화된 재제조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이 ‘재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장치는 재처리돼 새 장치의 품질 표준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예를 들어 항공기 부품을 재제조하는 것은 이미 현재 관행이다. 재가공 후 기능, 안전성, 품질 면에서 새 부품 못지않게 우수하다.

다음 단계는 전체론적 제조이다. 여기서 기존 제품은 재가공 과정을 통해 변형된다. 기존 제품은 기술적인 도약에 따라 현재 특정하게 사용 가능한 ‘살아있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상황을 반영하도록 제품의 기능을 확장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 또한 기계 및 제품 구성을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역물류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역 물류 개념은 현재 사용 중인 선형 공급망을 보완해 반품 및 재활용 측면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고객은 정상적인 서비스 수명이 끝나면 재활용을 위해 공급업체에 제품을 반환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지배적이었던 일방통행 물류시스템에서 회수 가능한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이것은 순환 시스템이 될 것이며 이것은 또한 자원 효율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자산 관리 셸(AAS)과 표준 및 규범의 관련성

관련 정보가 없으면 기계나 제품을 수리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예를 들어 사용할 올바른 교체 부품은 무엇일까? 마찬가지로 제품 또는 생산 프로세스의 모든 환경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은 관련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고는 어렵다. 큰 그림은 공급망과 생산망의 많은 연결고리에서 쉽게 잊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산업의 제품과 기계에 중요한 데이터를 획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서 자산 관리 셸(AAS)이 역할을 한다. 이것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생산 프로세스에서 각 관련 자산에 할당될 디지털 이미지다. 자산의 모든 필수 속성은 자산 관리 셸에 저장된다.

여기에는 예를 들어 물리적 속성(무게, 크기), 프로세스 값, 구성 매개변수, 상태 및 용량이 포함된다. 자산 관리 셸(AAS)은 단순한 저장시설이 아니라 통신 인터페이스이기도 하다. 자산을 네트워크 기반 인더스트리 4.0 생산 프로세스에 통합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자산과 관련된 모든 정보에 접근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계의 가용성, 상태 및 소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자산 관리 셸(AAS)은 ‘지속 가능한 디지털 트윈’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생산 프로세스에서는 모든 구성요소가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사용자, 공급업체, 제품설계에서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공통 표준에 따라 생각하고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구성요소가 디지털 생태계(상호 운용성) 내에서 원활하게 상호 운용될 수 있고 동시에 지속 가능성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업이 서비스타이제이션으로 변신하는 모습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올해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소개된 ‘Payper Part’ 모델은 공작기계 등 제조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보인다. 고가의 공작기계를 살 때 대금을 전액 또는 분할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공작기계를 무료로 받아 사용해 제작한 부품만큼 지불하는 방식이다. 구매기업 입장에서는 고정비 부담이 큰 시설 투자를 부품생산에 따른 변동비로 바꿀 수 있어 부담이 적어진다. 이러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구사하는 기업을 그렇지 않은 기업이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독일에 콤프레서 업체인 KAESER KOMPRESSOREN의 제품개발 및 사업모델 개발 사례를 보자. 그동안은 콤프레서 장비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 왔으나, 중국 등 저임금의 국가들과 경쟁에서 싸워 이길 방법은 찾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중국보다 더 잘 판매되는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매출을 높이고 이익을 많이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다음과 같은 제품 개발과 사업 모델을 개발해 사업화하면서 1919년 창사 이래 지속 성장해 전 세계 140 개국에 지사를 두고 2012년 4,300명의 직원이 2020년도에 7,000여명의 직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탄소제로를 위해 저전력을 사용해 최소의 탄소배출을 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으며, 원격에서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자사 장비의 모듈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예측 정비하는 기술도 개발해 고객이 사용하는 압축 공기의 양을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스마트한 장비를 만들었다.

사업 모델 개발로 장비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압축 공기를 판매하는 회사로 변신해 지속 성장하고 있는 Industrie 4.0 선도 회사다. 그동안 일시금으로 장비를 판매하던 방식을 파이낸셜 회사와 협업해 리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사업, 자사의 제품 중에 고객기업이 망해 중고 시장에 나온 자사 제품을 재구매해 수리해 다시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사업도 한다. 또한 KAESER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모델의 계약개념인 SIGMA AIR UTILITY는 자사 장비를 무료로 제공, 설치, 시운전, 가동해주고, 원격에서 설비의 상태를 모니터링해 고장을 예지하고, 사전에 부품을 교환해 24시간 연속적으로 고객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이 사용한 압축 공기량을 측정해 매월 사용한 만큼 과금을 부과하는 구독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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