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태양광 O&M 시대! 올바른 성장 이끌 ‘커트라인’ 필요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2.07.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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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부족, 저가입찰 기업 참여 ‘심각’… “O&M 기준 제시할 주체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태양광 O&M(Operating and Maintenance, 유지보수)은 최근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산업 분야다. 장기간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태양광발전소는 다양한 외부자극이나 요소로부터 위협받는 전력설비기 때문이다.

태양광발전설비에 대한 O&M은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민수용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utoimage]

태양광발전은 장기투자사업이다. 일반적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면, 20년 이상의 발전사업을 고려한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태양광발전소가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O&M은 필수적이다. 더군다나 발전량 예측제도 시행, DR(수요반응자원)사업 등 새로운 사업방식이 추진되면서 O&M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설치됐던 태양광발전소의 무상 하자보수기간이 지난해 만료되면서 O&M을 필요로 하는 발전소가 시장에 대거 등장한 것도 산업 관심도를 높인 이유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연도별 RPS 통계에 따르면, 9만5,512기의 발전소가 2018년 시공됐다. 무려 발전용량 16GW라는 엄청난 규모다.

이로 인해 태양광발전설비에 대한 O&M은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민수용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규모를 불문하고, 태양광 O&M산업 진출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블루오션’이었던 O&M산업은 기업들의 연이은 시장 진출과 함께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모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 경쟁의 심화가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곳은 많지만, 이들 기업 모두가 업계에서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춘 기업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력설비가 공존하는 태양광발전소의 유지보수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전문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이엠에이치]

심각한 구인난 겪는 태양광 O&M, “현장경험이 곧, 기업경쟁력”

태양광발전은 다양한 설비가 결합된 산업이다. 앞서 말했듯, 이러한 설비들이 장기간 외부에 노출되는 만큼, 이상발생의 원인도 매우 복합적이다. 하지만 발전설비라는 이름 아래, 태양광을 단순 전기설비로 분류하는 이들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양광 O&M을 전기기사, 전기기능사 등 전통적인 전기설비 지식을 보유한 이들에게 맡기는 발전사업자도 많다.

이에 대해 소울에너지 박은석 전무는 “일반적인 전기안전관리자들은 전기 점검, 책임분계점 등 점검에 대한 경험만 있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소의 이상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며, “쉽게 말해, 검침이나 점검을 진행하던 이들은 수리 및 진단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접속반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며, “이에 대한 O&M은 효율이 떨어지는 원인을 찾아내야하지만, 전기안전관리자로는 원인을 찾기 힘들다. 소규모 발전소의 경우 직접 발로 뛰어 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대규모 발전소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부족한 전문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산업군에 비해 신생산업인 태양광은 지식이나 경험이 현저히 부족하다. 국내에 산업이 형성되던 초기에만 해도 태양광 전문가보다 전기, 토목공사를 진행하던 이들이 산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사업에 진출하고 나서야 태양광을 이해하고 경험을 쌓았다.

또한, 지난 몇 년간 태양광발전소 확산에만 집중하다보니 설계, 시공, 제조 등에 대한 경험만 쌓였을 뿐, 효율적인 발전소 운영을 위한 경험을 쌓기엔 부족했다. 태양광산업 중에서도 유독 태양광 O&M 분야에 전문인력이 부족한 이유다.

이엠에이치 최낙용 사업총괄본부장은 “재작년부터 많은 기업들이 O&M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많다”며, “발전사업자들은 충분한 인력이 편성된 O&M 기업을 선별해 자신의 발전소를 맡겨야 투자 대비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드론을 활용한 열화상검사, AI를 통한 빅데이터 관리 등 태양광 O&M 시장에도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사진=이엠에이치]

“저가입찰 경계해야” 전문성 부족한 기업들, 가격경쟁력 앞세워 O&M 진출 증가

태양광 O&M 산업의 또 다른 불안요소로는 시장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발생한 ‘저가입찰’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롯이 기업이익 상승만을 위해 최소한의 인력과 장비로 소위 ‘무늬만 O&M’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소울에너지 박은석 전무는 “태양광발전소의 O&M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해할 수 없는 저가 비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이들은 발전소에 배치되는 인원을 최소화하거나 매우 기본적인 설비만으로 단순 감시, 감독만 진행함으로써 O&M 비용을 줄인다. 이러한 O&M이 발전효율 및 수익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전사업인 태양광은 친환경에너지 생산이라는 1차적 목적도 있지만, 안정적 수익 발생이라는 목적도 존재한다. 때문에 초기 구축비용을 줄이고, 운영과정에서의 비용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발전사업자들이 많다. 하지만 O&M 기업들은 이러한 생각이 자칫 커다란 패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예방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엠에이치 최낙용 본부장은 “운영과정에서의 비용 축소에만 집중하다가 발전소에 이상이 발생한다면, 대응 비용에만 1년치 유지보수 비용이 모두 소모될 수 있다”며, “저렴한 비용을 선택했던 발전사업자들이 다시 우리와 계약하며, 첫 선택을 후회하는 이들이 많다. 단순히 ‘O&M을 한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O&M의 첫 행보는 전문성을 갖춘 기업 선택”이라고 말했다.

메타파스는 드론을 활용한 항공열화상검사를 통해 최대온도 확인 등 결함의 종류와 원인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메타파스]

드론을 활용한 항공열화상검사 플랫폼 전문기업 메타파스 허철균 대표는 “당사는 O&M 전문기업들에게 더욱 빠르고 정확한 발전소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가의 유지보수 비용을 경쟁력으로 앞세운 O&M 기업들은 추가 비용으로 이어지는 ICT 등 최신 기술 도입에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드론, AI 등 4차산업 기술이 O&M산업에 도입됐지만, 장비 도입을 꺼려하거나 실제 O&M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업무만 진행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소울에너지 박은석 전무는 “드론을 활용한 열화상검사의 핵심은 분석 소프트웨어”라며, “드론을 활용해 모듈 표면의 오염상태를 파악하는 정도로만 그치는 것은 O&M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울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9개 시도에 O&M 직영 조직을 갖춘 기업이다. 이에 대해 박은석 전무는 “O&M 전문기업이라 함은 전국 단위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을 의미한다”며, “발전사업자들은 O&M기업 선택시 기업의 실적보다는 전문인력 편성이 어떻게 됐는지를 먼저 파악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소울에너지]

“부정적 선례 반복할 것” 태양광 O&M 시장 관리할 ‘주체’ 필요하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업의 난립을 방지할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술적 자격요건이 전무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기사’는 이미 유명무실한 자격증이 됐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이들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기업들은 O&M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도 없는 시장에서 굳이 힘들게 인력을 찾기보다는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최소한의 인력을 구해 중구난방의 O&M을 진행하는 현실이다.

최근 국내 태양광 O&M산업의 모습은 마치 초기 국내 태양광발전 확산 기류에 합류하기 위해 우후죽순 태양광발전소 시공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부족한 전문성은 등한시한 채, 기업이익만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난립하던 그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의 최대 피해자는 발전사업자들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수익은 수익대로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발전사업자와 기업간 수많은 소송이 발생했고, ‘태양광은 사기’라는 부정적 인식이 널리 확산되는 계기를 낳았다. 태양광 O&M산업도 자칫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사업 행태가 지속된다면 태양광 O&M, 나아가 국내 태양광산업 전체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된 발전소조차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앞선 발전소 확산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 인식이 확고해져 산업을 반대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O&M 시장을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엠에이치 최낙용 본부장은 “태양광산업협회, 전기안전공사 같은 국내 태양광 O&M산업을 이끌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O&M 진행을 위해 갖춰야 할 측정장비, 필수인력 등 기준을 만들어 전문기업과 발전사업자 모두가 피해를 입지 않는 시장을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발전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전문성을 갖춘 O&M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조성돼야한다고 밝혔다. [사진=utoimage]

소울에너지 박은석 전무 역시 국내 태양광 O&M 산업의 현실을 안타까움 마음을 드러내며, 하루 빨리 시장에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태양광 O&M 산업은 기존의 전기안전관리 시장보다 더욱 큰 사업성을 가진 시장”이라며, “사업성은 큰데 주체가 없으니 아무나 시장에 참여해 무고한 발전사업자만 피해를 입고 있다. 하루 빨리 시장 상황을 개선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O&M 기업 선택시 고려해야할 사항으로는 “전문인력 편성 현황, 등록된 기술자들 등 O&M 기업 평가시 실적보다는 기업의 인력구조를 확인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제 국내 태양광 시장은 확산보다는 관리에 집중해야하는 시기다. 잘 지은 발전소들을 잘 관리해야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으로 이끌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신규 발전소는 건설된 지 5년여가 지나면서부터 잔고장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때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면, 커다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태양광발전소의 O&M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발전사업자들도 이전과 달리 O&M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O&M에 대한 인식이 희미하다. 그러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O&M 산업에 뛰어들어 많은 발전사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시장이 조성되고 있다. 피해가 커졌을 때, 시장 전체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마지막으로 소울에너지 박은석 전무는 “원칙과 정도를 지키려는 기업들이 아무리 잘해보려 해도 해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재 국내 O&M 업계의 현실”이라며, “기술, 인력, 실행 가능한 운영부분 등을 반영해 현실적인 입찰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시장이 조성돼야한다. 이러한 시장이 O&M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을 진일보된 경쟁력 및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시장의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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